"새 생명을 꿈꾸는 아름다운 4월에 조수미, 희망을 노래하다"
4월 3일 목요일, 남가주의 대형교회 중 하나인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의 무료공연이 있었습니다.
저녁 8시 공연이지만 무료공연이기에 5시부터 표를 나눠준다고...
사람들이 많아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고
집에서 가까워 다섯시 조금 지나서 갔는데 금세 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료공연인데 무슨 표? ㅎㅎ
그런데 표라는 것이 병원에 입원하면 손목에 아이디를 메어 주는 것처럼
좌석번호가 적힌 종이로 된 띠를 손목에 메어주더군요.
이런 일은 생전 처음..ㅎㅎ
그것도 한사람당 하나씩만...ㅋㅋ
그러니 표를 미리 받아서 다른 사람이 대신 갈 수 없고...
누구의 발상인지 기가 막히게 머리를 쓴 것같았습니다. ㅎㅎ
조수미...세계적인 소프라노이기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오래 전 어느 날 차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들었던 조수미 노래...
그 목소리가 소름끼치도록 신비스러워서 가게에 가서 CD 몇 개를 사서
그 후로는 자동차 여행 때마다 애용하였었지만
어인 일인지 생각해 보니 그녀의 공연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물론 TV를 통해서야 여러번 본 적이 있지만...
'음악과 여행이야기'의 트리오가 말입니다. 부끄, 부끄 !!
천여명이 모인 교회당...
모두가 숨소리를 죽이고 그 누구의 추종도 불허하는
천상의 목소리, 신비로운 그녀의 목소리에 매료되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프라노들이 높은 소리를 내느라 몸을 비틀어대는 것이
싫어서 소프라노 보다는 매조 소프라노나 엘토를 차라리 좋아하는데
조수미는 그런 몸짓은 거의 없더군요.
마치 남미의 축구선수가 축구공을 원하는 대로 굴리듯,
파가니니가 활을 들고 바이올린의 현을 신들린 것처럼 켜듯이...
자기의 목소리를 가지고 고움의 꾸밈음이나 트릴 같은 음을
화려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고난도의 테크닉과 빠른 템포...
이런 고음의 소프라노를 콜로라투라 (Coloratura) 소프라노라고 한다지요?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이나
오페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의 올림피아 같은 역의 소프라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고난도의 높은 음과 테크닉을 구사하기 때문에
활동할 수 있는 수명이 짧다고 하는데 조수미는 50이 넘어서도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라고 할 수 있겠지요.
50이 넘었다고 하는데 예전보다 더 예쁘더군요.
객석에서 누군가가 "너무 예뻐요!"라고 소리치니까
화장하고 머리를 하는데 4시간이나 걸렸다고 솔직하게 답을 하더군요.ㅎㅎ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조수미...
그러기에 때로는 클래식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남동생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 일정을 지내면서도 미혼모나 입양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출연료를 기부하기도 한다고...
반주를 담당한 NYCP (New York Classical Players)는
소수의 졍예부대인양 뛰어난 화음으로 함께 하였고
음악감독인 지휘자 김동민도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차세대 유망주로 보였습니다.
NYCP는 15명의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챔버오케스트라인데
창단된지 4년이 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무료 컨서트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어서
"열정의 챔버 오케스트라, 무료 음악회를 위한 이들의 헌신에 감탄하다!"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인들도 몇명 있고
Concert master 로빈 스캇(Robin Scott)은 뉴일글랜드 컨서버토리 출신
공연 레퍼토리도 다양하였습니다.
NYCP 챔버오케스트라가 전후반부에서
Grieg의 Holberg Suite Op. 40와 G. Holst의 Brook Green suite, H. 190를 연주하였고
concert master 로빈 스캇이 후반부에서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Zigeunierweisen Op. 20)을 협연했습니다.
그리고 조수미의 아래와 같은 노래가 전 후반에 나누어져 불리어졌습니다.
H. Bishop: Lo, Here the Gentle Lark
G. F. Handel: Lascia, sho'io pianga
J. Strause: Voice of Spring
M. W. Balfe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G. Gershwin: Summertime
A. Adam: Ah, vous dirai-je, maman
F. Lehar: Vilja Song
G. Donizetti: O luce di quest'anima
한국가곡 김동진의 가고파, 이흥렬의 꽃 구름 속에,
그리고 앙콜 송....
천여명 청중들은 물론 우리 뒤에 앉아 있던 미국인 젊은 여자들이
조수미 흉내를 내면서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것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불빛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십자가...
아직도 그 목소리 귓가에 여운이 남고...
아름답고 찬란한 밤...
"아름다운 밤이군요" 누가 말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