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고흐가 안타까웠던 날...르누아르 미술관에서

후조 2015. 8. 3. 12:31

 

 

 

 

1월 15일 아침,

이곳을 떠나야할 날이 다가오는데...

나 자신에게 용기를 마구 부어주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 큰 차를 몰고 좁고 꾸불꾸불하고 복잡한 도로를 운전할 일이 정말 너무나 끔찍한데

그래도 나가야지, 꿈에 그리던 남프랑스, 비록 미술에 대해 아는 지식도 없지만

방문하려고 계획했던 곳을 가야지...  언제 또 다시 오겠어?  말이 쉽지...

혼자 이렇게 중얼중얼...$%^&*(#@!  트리오가 드디어 미쳐가는지...ㅎㅎ

 

그렇게 용기를 내고 숙소에서 불과 6키로 밖에 되지 않는

Cagnes-sur-Mer에 있는 르누아르 미술관 주소를 네비에 입력하고

무사히...별 어려움 없이 도착하니 아침 10시...

입구 앞에 파킹장도 넉넉하게 있었습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 Auguste Renoir, 1841년2월25일 - 1919년 12월3일)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의 대가로 78세의 일기를 살았습니다.

며칠 전이 그의 174번째 생일이었네요.

 

 

 

 

아침 10시...뮤지엄에는 직원들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념품 가게를 지나 넓은 정원과 오렌지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들을 지나

미술관은 크고 넓고 모던하게 리모델링한 만년의 그의 저택이었습니다.

아내인 Aline Charigot은 르누아르가 죽기 4년 전에 먼저 죽었으니

거의 일생을 함께 해로하였군요.

 

 

 

 

 

사방으로 창을 통해서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경치가 대단히 좋은 위치에 있고

대지도 얼마나 넓은지... 아, 이곳에서 모델을 놓고 그림을 그렸겠구나.

이 포스팅을 하기 전에 작년에 나온 영화 <르노아르>를 구해서 보았는데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한 것같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나온 집이

이 집의 구조와 아주 비슷하고 다만 구석구석 옛 모습이었습니다.

넓은 정원에서 모델을 놓고 휠췌어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이곳의 정원과 흡사했고 실내 구조도 많이 흡사해 보였습니다.

 

 



 

 

 

 

 

 

 



 



 


 

 

 



 

미술관 내에는 그의 작품도 있었지만 그의 작품보다는 친구 화가들이 그린

그의 모습, 그의 동상 등 친구 화가들의 작품이 상당히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와 그의 가족들의 사진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가 그림을 그리던 방에는 휠체어와 화구, 물감들이 놓여 있었고

한쪽 벽에서는 무성영화 (위의 동영상)를 보여주는데

아들 Jean이 일일이 물감을 짜 놓으며 시중을 들고 있었고 조금 후에는 어떤 젊은 남자가 와서 재미있게

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안내원에게 저 사람이 누군가 물으니...영화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담소하는 것을 보면서 음성이 들렸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하면서

그런데 노년의 르노아르가 담배를 무척 많이 피우고 있어서 어쩌면 저렇게 담배를 많이

피웠을까...라고 안내원에게 물으니 담배 골초였다고, 아주 좋아했다고 하길래

그래도 오래 살았잖느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면서 담배 때문에 죽은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 다른가 봅니다.

 


영화 르누아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아내가 죽은 후 로누아르가 죽을 때까지를 그린 영화에서

로누아르는 관절염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도저히 그림을 그릴 수 없었지만

그는 따뜻한 물에 손을 맛사지 하면서 붓대를 손에 묶어서까지 그림을 그린 화가였지요.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다가 너무나 일찍 죽어버린 고흐와는 다르게

장수한 결과 그는 큰 집을 누리며 많은 하인들의 수종을 들며 말년을 지냈더군요.

 

피카소의 7명의 여인을 7뮤즈라고 하는 것처럼 화가들에게는 과연 뮤즈가 필요한 것인지...

르노아르에게도 뮤즈가 필요했는지, 그에게 어느 날 르노아르의 죽은 아내가 보냈다고 하면서

젊고 아릿다운 여인이 모델을 하겠다고 찾아 옵니다.

그러나 르노아르는 이미 늙어서 피카소처럼 여인을 여인으로 탐하지는 않고

오직 나신을 그리고, 그 맑고 하얀 피부를 그리지요. 

밤에는 심한 통증으로 짐승처럼 고통을 호소하다가도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그림을 그립니다.

더구나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르노아르에게 목욕을 시키는 등

온갖 시중을 드는 서녀명의 여인들은 다 예전에 모델이었다가

이제는 집안일을 하는 여인으로...로노아르를 보스 Boss 라고 부르더군요.

 

 

 

 

 

 

 

 

 

 

마지막 죽는 순간 까지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화가,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그림 밖에 모르던 화가 르누아르...

전쟁에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 아들 Jean은 당연히 젊고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아버지의 모델로서의 그녀의 위치를 지켜주며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다가

다시 전쟁터로 떠나고... 

젊은 욕정에 괴로워하던 그녀도 화가의 모델로서의 위치를 지키며 뮤즈로 남지요.

 

 

 

미술관을 나오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더욱 절실하게 생각했던 것은 고흐였습니다.

어쩌다 유럽여행을 하다 보니 고흐, 모네, 밀레, 피카소, 마티스, 샤갈, 드가, 등 많은 화가들의

생가나 무덤, 미술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안타까운 화가는 역시 너무나 짧은 삶을 기독하게 가난하게 살았던 고흐,

비록 그가 남긴 그림은 작금에 천문학적인 숫자로 매매되고 있지만

르누아르나 지베르니에 정원을 남긴 모네, 피카소나 마티스, 샤갈은

오랜 세월을 살면서 생전에도 부를 누렸고 후대에도 그림은 물론 미술관, 정원, 등을 남긴 것을 보니

왜 그리 고흐의 생애가 안타까운지...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고흐도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생전에 누렸을텐데...

그가 남긴 것은 이국 땅 빠리 근교 오베르 쉬르 와즈에 동생과 함께 나란히 누운

초라한 무덤 뿐...

물론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그의 많은 작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요.

 

 

ps.  영화 표지 외에 모든 사진은 르누아르 미술관에서 찍은 것입니다.

    

 



 

프랑스의 작곡가 Camille Saint Saens의 

Introduction & Rondo Capriccioso를 이작 펄만이 연주합니다.

날도 좀 흐리고 기분도 덩달아 울적해서 듣고 싶은 음악입니다.

 

생상이 1863년에 스페인의 파블로 데 사라사테를 위해서 작곡하여 그에게 헌정한 작품이지요.

사라사테의 연주로 1867년 4월 4일에 빠리에서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언제 들어도 우아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애잔한 곡이지요.

그러나 이곡도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처럼

너무 대중적이라고 해야 하는지...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걸 어떻하나요?

좋다는 것이 무슨 이유가 있어야 하나요?

좋으면 그저 좋은 것이지요. ㅋㅋ

참으로 무식한 말을 하고 있는 트리오입니다. ㅎ

 

 

 (2015/02/28 09:53)



 


dotorie

피카소 미술관은 안가더라도
르느와르 미술관은 꼭 가보고 싶네요.
Netflix에 영화가 있던데 매번 다음 다음하다 아직 못보았는데
지금 봐야겠네요. 2015/02/28 10:05:37  


선화

오늘은 나찾님방에서 밀레를 감상후...
트리오님방에서 다시 르누아르를 감상을 하니
이게 다 블로그 이웃을 잘 둔 덕인가요? ㅎ ( 두분이 마치 약속한것 처럼요~ㅎ)

암튼 트리오님의 그부지런함은 알아줘야합니다
그러니 여행은 늘 혼자 댕기세요~~( 참! 좋죠? 붐비지 않은곳에서의 고즈넉함..)

여기서도 104세 할아버지의 식생활이 나왔는데 저녁엔 수십년을
라면만 드신다구요~ㅎ
그러니 담배도 마찬가지일듯합니다

오랜만에 이작펄만의 생상스도 넘 좋네요~^^ 2015/02/28 10:08:04  


나를 찾으며...

트리오님의 아침 기도에서 한참이나 웃었습니다.ㅎㅎ
운전 면허증을 처음 따서 바로 운전할 때가 생각이 나서,,
특히나 서울 한 가운데 광화문 거리를 달릴 땐 겁이 더 났죠,
꼭 그 심정이셨을 것 같아서..ㅎㅎ

아긍, 그래도 먼 이 곳에서 늘 트리오님을 부러워하는 나찾 아니옵니까?
늘 포스트를 볼 때마다
전 언제나 저 곳 한번 다녀오나?하는 부러움도 부러움이지만
아무래도 패키지 여행은 자신이 바라는데로 원하는 여행은 될 수 없잖겠어요,
두근두근 용기 있으신 그 여행기가 많은 분들한테 도움을 주실거라고 봅니다,ㅎㅎㅎ


글이나 그림이나 자신의 일상에서 빚어지는 경험들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보니
르느아르는 어릴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난
확실한 귀공자 스타일이 맞는 것 같군요,
그래서 그럴까요, 색채감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그림을 보고 있으면 괜한 행복감이 밀려오곤 했던 것 같아요,ㅋㅋㅋ


뮤즈, 말씀을 하셨으니 말인데요,
저두 그 점 참 많이 궁금했어요,ㅎㅎ
클림트야 뭐, 익히 알려진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ㅎㅎ


한가지 웃기는 사실은
너무 퍼펙트한 여신들의 그림을 보다가
어느 날 만난 르느아르의 여성 그림들은
아휴, 같은 값이면 좀 이쁘게 그려주지,,라는 생각이 든 적 있다는 거에요,ㅎㅎ
저렇게 사실적인 여성들의 풍만함을 그대로 표현한 것에 대해
그 그림 앞에 서면 제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싶을 때가 있었었거든요,
하지만 여성들의 선을 제일 아름답게 표현한 화가라더군요,
제가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이 여실히 더 드러나는 부분이지요.ㅎㅎㅎ 2015/02/28 11:28:33  


참나무.

귀한 포스팅 프린트해서 지인께 전하고싶습니다
3代가 이번에 남불 여행 가려고 준비 중인데 귀한 자료가 될 듯합니다.

저 눈부신 프로방스 여인들 살색갈 ...
저는 언제 직접 만나게될지...꿈을 가져볼랍니다.
 2015/02/28 14:09:53  


J cash

출처는 밝혔지만
허락없이 trio님의 이번 여행 사진 2점( 생 빅투아르산, 앙티브항 )을
무단전제한 것을 뒤늦게 용서를 구하려 왔다가
또 좋은 글 읽었습니다
작년에 신촌 이대 후문 동네에서 영화 '르누아르'보고
단 팥죽 사먹은 기억이.. 새삼 납니다~하하

고흐가
안타까우셨다구요 ?
죽음과 세월은 모든 걸 공평하게 해주니까....
지금 쯤은 편히 쉬고 있을테니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마세요~^^
 2015/03/01 01:46:33  


멜라니

르누와르도 가고, 그의 곁에 있던 여인들도 다 가고..
아들 Jean 도 갔지만..
그들이 살았던 집, 그의 이젤을 비롯한 화구들..
사진과 영상 속의 르노와르의 바짝 마른 모습은 남아 있네요.

여기는 하늘이 뿌옇고 눈이 계속 내려요.
정말 오랜만에 눈을 밟을 때 나는 소리 '뿌드득'을 들어 봤지요.
며칠 해가 안 나서 그런가.. 오늘 저는 아름답고 밝은 르누와르의 그림도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아.. 같이 올려주신 생상의 음악도 제 기분에 일조를.. ㅎ
그런데 이런 무드가 저는 참 좋습니다.
너무 안타깝게 가버린 고흐를 생각하면서
오늘은 하루 종일 이 음악을 들을 거 같습니다.
 2015/03/01 02:55:54  


cecilia

비밀도 아닌 걸 안부게시판에 쓰셨어요. 무슨 말인가 했네요.

위 비석에 있는 글은 그저 르누아르가 꼴레뜨에 있는 집을 짓게 해서 겨울에는 거기서

여름에는 아내가 태어난 집에서 지내곤 했다는 말입니다. 번역료 내셔야 되요. ㅎㅎ 2015/03/02 08:51:21  


八月花

겨울답지않게 쏟아지던 폭우
그래서 생폴에서 니스로 돌아오던 길
르느와르 미술관의 이정표를 보고도
지나쳐아만했던 아쉬움을
여기서 푸네요.
감사의말씀 드리고 갑니다 2015/03/02 10:29:31  


雲丁

르느와르 작품의 색채는 온화하면서도 자연스러워요.
영상미가 아름다운 영화"르누아르" 감명 깊게 감상했어요.
역사적인 장소에 가셔서 행복하셨겠어요.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찾았던 남프랑스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멋진 작품사진과 생생한 방문기 감사해요.
오랜만에 방문했어요.
트리오님 삼 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15/03/02 11:46:14  


산성

트리오님
세상은 넓고 가보고 싶은 곳은 점점 늘어나고...그러네요.
르누아르 영화를 봤으면
훨씬 더 이해가 빠를텐데 말이지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더 안쓰럽고 처연해지지요.
르누아르 칸(?)에서 고흐 생각을 하시다니
지금은 르누아르가 안쓰러워지는 순간~^^

 2015/03/02 12:03:18  


장혜숙

대충만봐도 언니가 남프랑여행을 끝내주게 하셨다는걸 알겠습니다. 그때 함께 하지 못하고 독일에서 바로 한국으로 온게 철천지 한이됩니다. 2015/03/08 03: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