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오세영-
언제 우뢰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 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
벌써 4월...
4월.. 하면 왠지 마음이 아픈 것은 어인 일일까요?
4월이면 슬픈 죽음들이 생각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황무지>를 쓴 작가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해서 그럴까요?
쿠마야, 너 뭐하니?
나 죽고 싶어...
이런 구절도 있던가요? ㅋㅋㅋ
젊은 베르테르의 죽음도 4월이었나요? 그건 아니겠지요?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라는
박목월 시인의 시 "4월의 노래" 때문에
4월에는 베르테르를 연상하게 되는 것같아요.
괴테는 베르테르의 죽음이 4월이었다고는 말하지 않았지요?
읽은지 하두 오래 되서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오늘은 문득 그 편지 내용이 무엇이었을까가 궁금해지네요.
물론 샤롯데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담았을 것이지만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해 절망한 베르테르는 결국 자살을 하지요.
그러므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인하여
그 당시 유럽 전역에서 청년들의 자살이 유행하였다고 하니
얼마나 잔인한 일이었는지...
괴테도 그러한 파장이 일어날 줄은 전혀 몰랐겠지요.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듯이
펜이 칼 보다 때로는 더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인 것 같아요.
그런 저런 생각으로 어느듯 4월 속에 들어와 있네요.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4월이면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있어요.
4월을 눈동자에 담고 찾아온 소녀 이야기...
추운 겨울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찾아 온
순박하고 가엾고 애처로운 소녀를 문전박대하여
내쳐버린 사악한 왕이 있었다고 하네요.
할 수 없이 다른 가난한 농부의 집에 가니
그 농부는 따뜻한 난로 가에 몸을 녹이게 하였는데...
잠이 든 소녀... 아침에 보니 그만...
착한 농부는 소녀를 땅에 묻었는데 다음 날 흰 눈이 내린 무덤 위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더라고 하네요.
무슨 꽃이었을까요?
그 추운 날..
아름다운 봄을 가져다 주려고 찾아온 소녀를
내쳐버린 사악한 왕...
그래서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었지만
지구촌 어딘 가에는 아직도 봄이 찾아오지 못하나 봐요.
그리고 이어지는 노래는 Lady in Red 입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크리스 디 버그 (Chris de Burgh: 1948 -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영국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나 영문학을 전공하다가
음악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벌써 70이 가까운 나이이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아프리카에 까지 가서 컨서트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10월에는 이곳 Irvine 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 Irvine) 안에 있는
Bren Events Center에 온다고 하니
한 번 가~~ 볼까 ~~~요? ㅎ
이번 어머니날 선물로
크리스 디 버그 컨서트 티켓 사달라고 딸들한테 문자를 보내면
기겁을 할까요?
아니면
OMG! 놀라면서도
Ok!, No Problem! 이라고 할까요?
뭐 지네들이 사주지 않으면 내가 사서 가면 되지만요. ㅎㅎ
참 철들지 않은 첼로입니다.
*****
PS: 사진은 지난 2월 대한민국 문화홍보를 위한 한국예능단이
Valley Academy of Arts and Science High School에서 공연할 때 찍은 것입니다.
학생들의 사진이기 때문에 스크랩을 금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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