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오세영 바람 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동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내 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울고 싶어라." 어쩌면 시인은 이렇게 마음을 쓸어내리게 하는 시를 쓰는지... 가을 산 해질녁에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아니 울었습니다. 지금까지 시 한 줄 쓰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 트리오를 슬프게 합니다. 젊은 날 명색이 문학을 공부했는데... "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