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포르투갈

슬프다 못해 무서웠던 집시들의 눈빛과 플라멩코춤...스페인에서

후조 2015. 7. 23. 15:20


Tablao Albayzin에서 플라멩코 춤을...

   

 



스페인의 론다라는 도시의 투우장 앞에 있는 어느 투우사의 동상입니다.

겨울이라 투우는 없었습니다.

 

스페인하면 흔히 정열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눈부신 태양과 바다, 화려한 플라멩코 춤, 그리고 격렬한 투우...

그러나 사실은 투우도 그렇고 플라멩코춤도 모두 서글픕니다.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관광하다가 알함브라 궁이 있는

그라나다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투우는 보지 못했지만

옵션으로 플라멩코춤을 관람하였습니다.

 

70유로, 미화 100불이 넘는 돈을 내고 관람하는 것이기에

제법 큰 무대에서 하는 화려한 댄스공연(Performance) 정도로 기대했었는데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 우리가 간 곳은 서울의 빈민촌과 같은 산동네로

한참을 버스를 타고 가다가 허스름한 건물, 간판도 제대로 없는

술집도 아니고 극장도 아닌, 한마다로 가건물같은 어둑컴컴한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을 타블라오(Tablao)라고 한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무대를 중심으로 앞쪽과 좌우 옆쪽에 모두 백여명이 앉을 수 있는 나무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선술집이라고 할 수 있는 허름한 곳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나무 의자로 된 좌석을 간신히 찾아 앉으니

공연비에 포함된 드링크 주문을 받기에 와인 한 잔을 주문하고 나니

곧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나이가 제법 들어보이는 여인네 한 명과 젊은 여인네 두 세명,

남자 기타리스트와 남자 무용수와 가수가 나와서 기타와 노래에 맞추어

한 명의 여자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앉아서 박수를 치고...

 

그들의 의상은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았고 더우기 그들의 표정은

슬프다 못해 무섭도록 어두웠습니다.

 

이들은 대개는 집시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인도에 기원을 두고 유럽 각지를 유랑하던

롬(스페인어로 히타노, 영어로는 집시)이 15세기 경에

스페인에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점술과 예능, 제련, 말 매매에 재능을 보였고 예능 방면에

재능이 있었지만 여전히 차별대우와 학대를 받고 지냈기 때문에

이러한 서러운 속에서 태어난 것이 이들의 노래와 춤이라고 합니다.

 

Flomenco라는 말은 "격정적인, 불 타는 듯한"을 의미하는

형용사 Flament에서 기원했다는 설과

"플랑드르 지방"을 의미하는 단어인 flamenco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서민들 속에서 태어나

서민들 속에서 자란 민간 예술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엔터네인컨트로

오늘날 스페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상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맨 오른 쪽 무용수는 나이가 제법 많아 보였고 그래서인지

그녀의 춤은 보기에 너무 애처로웠습니다.

 

남자 무용수의 춤도 대단했습니다.


 

이 젊은 여자 무용수는 왜 이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는지,

그 눈빛이 너무 매서워서 무서웠습니다.

춤을 추는 동안 내내 얼굴에는 도무지 미소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 춤을 출 때는 그런 표정을 지어야만 하는 것인지... 

 


 

다른 무용수가 춤을 출 때

나머지 무용수들은 앉아서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춥니다.

 

다음 날 아침 버스를 타고 집시들이 살고 있다는 지역을 지나가는데

예상대로 너무나 빈민촌이어서 마음이 아렸습니다.

 

빛과 그림자, 밝음과 어둠이 빚어내는 안달루시아의 영혼,

스페인을 여행한다면 빼놓지 말고 봐야 할 플라멩코 춤... 

 

여행한지가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그들의 매서운 눈매와 슬픈 표정,

화려한 것같지만 결코 화려하다고 할 수 없는 낡은 드레스,

선술집 같은 무대 등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https://youtu.be/XNhfV_53W7A


위의 사이트를 클릭하시면 플라멩코 춤을 볼 수 있습니다.







C.W.Gluck의 가극"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서

황량한 벌판에서 정령들이 흥겹게 춤을 추는 "정령의 춤"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멜로디로 오페라 보다는 이 멜로디가 더욱 유명합니다.

James Galway의 Flute 연주입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대한 슬픈 이야기는

많은 화가나 음악가들의 작품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오펜바흐의 오페라 "지옥의 오르페우스"에 대한 저의 포스팅에 있습니다.


  2011/03/11 09:57 

 

 


박혜연

그슬픈 표정은 그들 히타노들만 낼수있는 특이한 표정 이지요. 그들의 애환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라
아마 슬픈 표정이 우리에게는 무섭게도 느껴질것 같으네요..그들의 애절한 노래를 들을때면 때로는 가슴 저~밑..어느곳에서 아픔이 올라올때도 있어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2011/03/11 19:18:50  


trio

어떤 분은 스페인 여행시에 아주 즐겁게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그런 플라멩코춤을 보았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또 한펀으로는 플라멩코춤이 "파소도블레"라는 투우사의 춤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투우사와 황소와의 싸움은 너무나 비장하여 生과 死를 넘나드는 "죽음의 춤"과 같아서
그런 표정을 자아내게 한다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박혜연님! 즐거운 주말되세요. 2011/03/12 02:26:27  


bbibbi

너무, 슬프면 무서운 건가요? ㅎㅎ
빛과 그림자...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어두움은 더욱 더 진할수 밖에 없답니다.
플라맹고...생각 했던 대로군요.
격정적인..불타는 듯한...그런뜻을 내포 하고 있군요...
그래선지, 전 플라밍고 ...하면 캉캉춤이 연상 됩니다.
배 고파 추었던 처절하게 가난한 집시의 춤이,
이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민간예술로 승화를 시켰군요.
타블라오 라고 하는 허름한 선술집의 무대에서,
그들의 눈물과, 에환과, 한을 춤으로 표현해 내는,
무서울만치 슬픈 그들의 치열한 삶의 단면들을...
저 역시 직접 본듯...아프게 보고 갑니다.
 2011/03/13 04:37:32  


멜라니

짚시들.. 많은 한을 지닌 사람들이겠지요?
혹시 영화 '기적'을 기억하시나요?
그 여주인공이 짚시 생활을 했었지요.
Trio님의 포스팅을 읽으면서 영화'기적'을 떠올렸었답니다.
아름다운 영화였지요. 아주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인데,
제 머리 속에 그 영화에 대한 기억이 아주 강하게 남아있답니다.
Melody를 플룻으로 들으니 새롭네요. 2011/03/13 10:3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