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무장 Moujins의 화가마을

후조 2015. 8. 3. 12:24

 

 

 

1월 12일, 월요일,

전날 앙티브에 나갔다가 운전하고 다니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차를 몰고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시차로 늦게 일어났으니...그렇다고 방콕할 수도 없고...

화가들의 아틀리에, 식당, 미술관 등이 모여있는 마을이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서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늦가을 같은 날씨..선선하고 햇빛은 찬란하고,

인적도 드문, 그러나 자동차들만 간간히 지나가고 있는

작은 오솔길같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가

마을 입구에서 뜻밖에 크지 않은 규모의 묘지가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유럽여행을 하면서부터 유럽의 묘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실지로 죽음이 아주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여행 중에 묘지를 만나면 반갑고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잠시, 이 순간이라도 머지 않은 장래에 다가올 죽음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일까? ㅋ

우리 인생이 시행착오 속에 살아가고 있고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지만

죽음 만은 시행착오가 아니고 현실이라고 하지요? ㅎ

뭐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구요.  그저, 잠시,

3년 전 하얀 돌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1월의 어느 날에

홀연히 떠나버린 사랑하는 친구 생각도 나서....

 

 

  

 

 

묘지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마을이 나오는데 초입에 뮤지엄이 있었습니다.

MACM, Musee D'Art classique De Mougins

 

1,2층과 지하 1층으로 된 개인소장품의 뮤지엄인데

피카소, 워홀, 마티스, 사갈, 루벤스, 드가, 모딜리아니, 세잔, 헨리 무어,

로트렉, 쉴레, 등등 알만한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고

이층에는 고대 로마의 투구, 방패, 등 병기들과 지하층에는 이집트의 미라 등

크지 않은 건물인데 층계로 올라가는 벽에 까지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아직 아무도 없는 박물관을 독차지하고

한 점 한 점 보면서 사진도 찍으면서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갖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걸어다님에서 오는 여유로움 때문이었던 것같습니다.

 

자동차, 인터넷 등으로 시간 절약이 많이 되는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

왜 그리 점점 바쁘기만 한지...

현대인들의 피할 수 없는 고질병이 되고 있는 것같습니다.

'바쁘다, 바쁘다' 라고 말하는 것도 바빠서

'쁘다, 뻐' 라고 한다지요? ㅎㅎ

 

  


 

 

 

 

 

 

 

 

 

 

 

 


 


실내가 좀 어두웠지만 찍은 사진들을

그냥 묻어두기가 아까워 많이 올려봅니다.

먼 훗날 보면서 기억하려고...

 

 



 

 

 

박물관에서 나와 좁은 중세의 골목길을 따라 사진박물관이 있다는 곳으로 찾아갔는데

아직 오픈하지 않았고 공사중이었습니다.  여기에도 피카소가 벗은 몸으로 찍은 사진이...

벗기를 좋아하는 피카소...ㅎㅎ 못말려, 증말!!!

 

 




 

 

골목 골목 기웃거리면서...길에서 마냥 헤메이다가

겨울이라 그런지, 아니면 빠리 테러사건 이 후라 그런지, 경기 탓인지

마을은 사람들이 거의 없고 식당에도 그저 몇 사람들만 앉아 있고

아틀리에도 문을 닫은 곳이 많고...

스카프 등 옷가지들을 파는 가게를 들여다 보다가

미안해서 스카프 한 장 사고...

아담하고 예술적인 작은 마을인데 썰렁하기만 해서

재미가 하나도 없이, 그러나 나름 여유있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

 

 

 

Barbra Strasand와 Josh Groban이 부르는 "All I Know of Love"입니다.

두 사람의 음성이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Martins Lovers"라는 그림을 보니 듣고 싶어진 노래입니다.

이어지는 노래는 Diana Ross와 Lionel Ritchie가 부르는 "Endless Love"입니다.

 

위의 그림은 'Martins Lovers'라는 타이틀로 검은 옷에 빨간 우산, 빨간 스커트 등

검은색에 빨강색을 포인트를 주어서 그린, 스페인 출신 화가 Jose Martins의 그림인데

마치 흑백 사진에 빨강색을 그려 넣은 듯한 사진같기도 합니다.

그의 아틀리에가 작은 골목길에 있어서 들어가서 화가와

사진과 그림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포토샵의 발달로 그림과 사진의 구분이 애매해지고 있는, 그림이야 예전부터 사진처럼

사실화를 그리기도 하지만 사진을 유화처럼 변경할 수도 있고

합성을 하기도 하는, 그래서 Digital Fine Art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오는 시대이거든요.

여러가지 소품들도 만들어 놓았는데 부담없는 가격으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2015/02/06 03:02)




 


선화

피카소는 정말 벗는걸 좋아했지요?

그래서 자기나체 동상도 만들고요~ㅎ

덕분에 추억을 회상하며.....천천히 즐감하고 갑니다!!! 2015/02/06 08:16:36  


dotorie

그친구분 벌써 또 한해가 지났군요.

마틴스의 사랑하는이들 그림이 더 맘에 드는데요......ㅎ
수채화인가요??? 2015/02/06 11:19:33  


멜라니

저렇게 작은 길.. 정말 신경써서 운전해야 할 오솔길 같은 길을
그 큰 차로 다니셨어요? ㅎ
산책하기에 적당한 (제가 좀 덩치가 커서요 ㅎㅎ) 아담한 길로 보입니다.
재미없이 보내셨다고 하지만,
이것 저것 볼 것 많은 작은 뮤지엄, 많은 생각이 오고갔음직한 묘지..
비록 공사 중이지만 피카소 할배의 벗은 몸이 보이는 사진 박물관,
아기자기한 상점, 아뜰리에, 식당들이 즐비한 골목 등등..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을 거 같은대요 ^^

MACM 의 소장품..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특히, 마티스와 쉴레의 데생 한참을 보면서..
(ㅎㅎ 흥미로워서 구글링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마티스와 쉴레의 데생..)
흠, 쉴레와 마티스도 데생은 별로다.. 했다면 저 돌 맞겠죠 ㅋ
농담이고요.. 아주 인상 깊게 봤습니다.
오늘도 같은 생각인데, 언젠가는 저도 프랑스로 떠나서
한참을.. 아주 한참을 머물며 구석 구석 다녀 보고 싶습니다.
오늘 올리신 음악도 아주 달콤하니..
아.. 저 봄바람 나겠어요!
 2015/02/06 14:13:52  


황남식

처음 크리오님을 방문했을때 이방은 클래식 방이구나 하였지요.
그리고 1년.그냥 듣기만했던 음악들을 트리오님에게 개인교습 받는것 같아 유익했고요.
지금도 아는 음악보단 모르는 클래식이 더 태산입니다.
그런 선입견으로 님의 사진이나 글은 그냥 대충 지나쳤는데 읽을수록 글도 참 쓰신다는 생각이고요.일상에서의 글들은 부드러우면서 경쾌하여 피식 웃기도 합니다.
사진은 아직은 짧은 식견이라 감히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어 그냥 보고만 있습니다.
오늘도 봤던 영화를 재탕하기위해 들어왔지만 이방 부터 들렸습니다.
영화관에서 보고 피시방에서 또 보고.협회에서 표창으로 주어야 하는것 아닌가..ㅎ

바브라 스트라샌드.
단연 "스타 탄생"이겠지요.
남자 주인공이 차를 몰고 출퇴근처럼 오갔던 그길.거칠고 추척거렸던 그 길을 남자는 슈퍼카를 몰고 결국은 자살 형태의 죽음을 맞이 하지요.그 길은 남자의 삶이었고 슈퍼카는 남자의 캐릭터였을 겁니다.
전 이 영화를 기억하는것은 남자도 여자도 줄거리도 아닌 남자가 죽어갔던 그 길.
그 장면만 생생합니다.
그길은 소 혓바닥처럼 늘어져 있었으며 울퉁불퉁 하였습니다.
보는 내내 많이 우울했던 영화의 내용과 지독히도 어울렸던 길입니다.

고급스런 장발에 음푹 패인 곳에서 나오는 이상한 눈빛.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전 바브라보다 이 남자가 좋았습니다.

중 2,아니면 중3에 보았던 영화이며 사춘기를 무척 괴롭혔던 영화이기도 하지요. 2015/02/07 01:08:07  


dolce

화가마을도 가보고.덕분에 그림 음악 즐감하고 갑니다.

사진도 알뜰 살뜰 찍어오셔서 어찌 고마운지...^^** 2015/02/07 14:19:20  


cecilia

작고한 미국 흑인 가수 휘트니의 딸이 코마에 빠졌는데

가족들이 아직도 젊기만한 그녀의 산소 호흡기를 떼었다고 논란이 일고 있더라고요.


묘지를 보니까 생각이 났어요.  2015/02/07 19:04:06  


나를 찾으며...

지중해성 기후 탓인가요?
1월이라는데도 가을 느낌 물씬합니다.ㅎㅎ
이른 봄인가? 했거든요.

혼자서 걸어다니시며 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싶었고,
속닥속닥, 소담소담거리며
어깨 맞대여 이 곳 저 곳 한 번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거리다라는 생각과 아울러....ㅎㅎ

전 개인적으로 작년인가?
직접 본 피카소 전시회에서 본 도자기들
참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았더랬어요,
저 위,, 피카소의 도자기 ...사진 보다가 문득,,ㅋㅋ
들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요, ^^*  2015/02/08 00:51:35  


산성

햇살 앉은 묘지가 편안해 보입니다.
온갖 시름 다 내려두고
이제 고통없이 누워있을 것이란 상상 탓이겠지요.

사진 따라 골목길 따라
여행하듯 돌아봅니다.
아름다운 생도 힘들었던 생도
모두 어느 한 순간이라는...

 2015/02/08 08:06:11  


Angella

피카소 할아버지는 열이 많아서 벗기를 좋아했을까..
아니면 노출증이 있었을까요?ㅎㅎㅎ
 2015/02/09 12:33:16  


Angella

사진도 마음에 들고 그림도 마음에 들고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의 노래도 마음에 들고...ㅎ
잠시 머물다 갑니다.. 2015/02/09 12:3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