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에서 오랫동안 여행사를 경영하는 어느 여행사 사장님이
교포들을 위한 한국방송의 여행이야기 프로그램에 나올 때는 언제나 하시는 말...
"다리 떨리지 않고, 가슴 떨릴 때 여행하세요."
젊어서는 그런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아니, 벌써? trio가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오는 나이가 되어 가다니
참 세월이 야속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에 쓸쓸해지기까지 합니다.
어찌되었든 아직 다리 떨리지 않고 가슴은 떨리고 있으니
자꾸 여행할 궁리만 하고 있는 trio예요.
인터넷에서 타임쉐어를 검색하다가 남 프랑스 Nice에서 멀지 않은 Moujins (무장)이라는 곳에
교환할 수 있는 리조트가 있는 것을 알고 앞 뒤 생각도 안하고 리조트부터 예약을 하였습니다.
2개월 전 쯤에...
가고 싶은 곳을 책과 인터넷을 보면서 준비하다가
한달 전에사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렌트카를 예약하는 것은 여전히 망설였습니다.
빠리에서는 전철이나 기차를 이용하기가 쉽지만 아무래도 남 프랑은 그럴 것같지가 않아서
결국 떠나기 얼마 전에야 렌트카를 예약하였지요.
그런데 떠나기 바로 전에 빠리의 테러 피살사건이 발발했지요.
그렇다고 일정을 취소할 수도 없어서, 빠리는 경유하지 않고 런던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니스로 바로 가는 스케줄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며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은 언제나 고생이지요. 사서하는 고생...
펙케지로 여행사를 따라다니면 특별히 고생할 것은 없겠지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이드도 없이 다니는 여행은 무척 고생스럽고
외롭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고...
더불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에피소드도 많지요.
이번에도 첫 날부터 에피소드가 많아요.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바꿔타는데 한 시간정도 밖에 여유가 없어서
간신히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는데 니스에 잘 도착하여 Baggage Claim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의 가방이 다 나와서 거의 모두가 떠나고 빈 벨트만 돌아가고 있는데
몇몇 사람들과 trio의 가방이 보이지 않는거예요.
바로 옆 서비스 데스크에 가니 저한테는 처음 있는 일이지만 흔하게 있는 일이라 그런지
아무런 변명도 설명도 없이 그저 짐표를 받아서 카피하고 서류 한 두장을 주면서 사인하라고 하더니
리조트로 그 날 밤에 배달한다는 거예요. 기가 막혀! 왜 그런거냐고 물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방이 도착하지 않은 이유야 첼로는 겨우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탔는데 가방은 못 탄거니까요.
가방은 그렇게 처리하고 렌트카 회사를 찾아가니 이건 또 뭐야? trio는
터미날 1에서 내렸는데 셔틀을 타고 터미날 2로 오라고 하는 문구만 써있더군요.
이번에도 할 수 없이 또 셔틀을 타고 터미날 2로 갈 수 밖에..
렌트카 오피스에 가니 원래는 소형차를 예약했는데 왠걸, 프랑스제 크고 럭셔리한
고급차만 남았다고 하면서 인심을 쓰듯 같은 가격에 준다고 하는데
유럽은 길이 좁아서 큰 차가 오히려 불편한 것을 알면서도
바보같이 그냥 사인을 하고, 한번도 타 보지 않은 프랑스제 차를 대충 설명만 듣고
네비에 리조트 주소를 입력하고 공항을 빠져 나왔는데...
디젤을 넣는 차라 그런지 차가 스므스하게 미끌어지는게 아니라
털털거리고 운전대도 뻑뻑하고...ㅋㅋ 에고고...승차감이 너무 좋지 않았지만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남프랑스에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는데...
그것도 잠간...
톨게이트에 도착해서 3유로를 지불해야하는데 제가 가지고온 크레딧 카드가 안되는 거예요.
게이트가 많이 있는데 어리버리하다가 카드만 사용하는 곳으로 들어갔었거든요.
기계에 카드를 여러번 넣었지만 여전히 안되자 뒤에 기다리던 차에서 젊은이가 내려와서
해 보더니 안되니까 자기 카드로 지불할테니 현금을 달라고 해서 마침 5유로짜리 지폐가 있어서
'잔돈은 너 가져 Keep the change!' 라고 했더니 다른 친구와 함께 환호를 하더군요.
2유로 더 받은 것이 그렇게도 좋았는지...
톨게이트를 그렇게 통과하고 리조트까지는 불과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가는 길이 생각보다 훨씬 좁고 내리막 길이나 오르막 길로 꼬불거리는데 그나마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인 라운드어바웃 Roundabout 이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그럴 때마다 몇번이나 실수를 하는 거예요.
쩔쩔매면서 운전을 하여 어두워진 저녁 6시 경에 간신히 리조트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회사에서 9시 경에 가방을 가져온다고 했으니 알려달라고 하고
방을 확인하고는 걸어서 큰 길에 나가 마켓에서 물이랑 과일 등 먹을 것을 사고 주위를 둘러봐도
저녁먹을 식당이 마당치 않아서 마켓 건너편에 있는 피자집에서 피자를 시켜 가져왔지요.
나이 들어가면서 피자는 거의 먹지 않는 음식이예요. 상당히 고칼로리 음식이거든요.
그런데 그 집 피자는 밀가루판이 아주 얇고 위에 얹은 고명들을 야채로만 주문했더니 맛있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분주하였나 봅니다. 역시 식당은 음식이 맛이 있어야...
그런데 무슨 리조트가 와이파이가 공짜가 아니고 하루 사용료 7유로를 내야 되는데
그것도 아이폰과 컴을 따로 따로 돈을 내야 해서 아이폰에만 돈을 내고 연결하였더니
조용하던 아이폰이 그 때서야 카톡카톡 소리를 지르면서 메세지가 들어와서
엘에이로 서울로 잘 도착했다고 소식을 보내고...
소식 기다리던 친구와 후배는 와이파이가 안된다고 하니까
스타박스 같은데 들어가서 하라고,
그런데 오는 날까지 스타박스는 한 군데도 보질 못했네요. ㅋㅋ
10시가 되는데도 가방 소식이 없어서 사무실에 가서 서류를 보여주면서 전화를 부탁했더니
전화하기에는 너무 늦다고 온라인으로 알아보더니 아직 배달이 안되었다고
내일까지 기다려햐 한다고 하더군요.
또 할 수 없지요.
내일까지 기다릴 수 밖에...
가방이 없으니까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그대로 꿈나라에 ~~~~~
2015년 1월 9일 엘에이 출발 런던경유 1월 10일 니스에 도착한 첫 날이었고
17일 저녁에 무사히 돌아와서 여행기를 올립니다.
trio의 남프랑 여행기 계속됩니다.
(2015/01/20 00:06)
나나 무스쿠리가 "En Aranjuez Con Tu Amor 사랑의 아란훼즈 "를 부르고
이어서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Core 'n grato 무정한 마음"을 부릅니다.
큰언니가 가장 즐겨 잘 부르던 노래이지요.
'카타리, 카타리...' 허스키한 목소리로...
아, 남프랑스...무정 무정...무정한 남프랑스...ㅋㅋ
사진은 비행기 안에서 찍은 남프랑스의 해변입니다.
25-400mm 렌즈가 유감없이 효과를 발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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