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의 어느 날,
빠리 근교 지베르니에 있는, 19세기 인상주의 미술의 거장,
끌로드 모네 Claude Monet (1840-1926)가 40년 이상 살던 집과 정원의 모습들입니다.
6월의 정원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는지...
세계 각처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정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아 보였습니다.
모네의 집 안에 들어가서 모네가 살던 당시의 모습과 모네의 그림들을
볼 수 있었지만 사진 촬영은 금지였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많으므로 겨울에는 정원을 오픈하지 않고
3월말경부터 11월 초까지만 오픈을 합니다.
수련 Water Lilies가 있는 연못은 이 정원을 지나 굴다리를 건너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전체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는 검색해 보지 않았지만
개인이 소유했던 집과 정원으로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상당한 규모였습니다.
모네는 1883년에 지베르니에 집과 2 에이커의 땅을 세 얻어 대가족과 함께 이사한 후
스튜디오를 만들고 정원을 가꾸며 지내다가 1890년에는 연못이 있는 땅을 더 구입하여
많은 정원사를 두고 일본식 다리도 만들고 전문적으로 정원을 열심히 가꾸었다고 합니다.
모네는 이곳에서 살면서 정원의 연못에 있는 수련을 그리기 시작하여
"수련의 화가"로 유명해졌지요.
1911년에 두번째 아내 앨리스도 죽고 모네가 특별히 사랑하던 큰 아들 쟝도 죽자,
상심한 모네는 백내장이 시작되고, 수술을 두번이나 했는데 결국 폐암으로 사망합니다.
1926년 86세의 나이에....
그의 무덤은 그의 집에서 멀지 않은 교회묘지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예술가들이 일찍 생을 마감한 것에 비하면 아주 장수하였고
장수한 만큼 많은 그림과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을 후대에 남겨서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세계 각처로 부터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오전 10시에 오픈하는데 미리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습니다.
모네의 작품 수련 대작이 걸려있는 기념품가게 내부
"순간의 빛을 영원에 담은" 빛의 화가, 수련의 화가 라고 일컬어지는 클로드 모네...
트리오가 무슨 화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림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없으면서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은 이유없이 좋아하고 있는 무식한 트리오이지만
최근 사진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빛이라는 것,
그러므로 빛을 볼줄 아는 눈을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우면서
빛에 따라 변하는 사물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모네의 그림을
예전보다 더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거든요.
기념품가게에 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입니다.
작년 1월에 빠리에 갔을 때는 모네의 대작인 수련 작품 4점이 사면에 전시된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동생과 함께 그의 그림을 넋을 잃고 감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동생이 열심히 붓터치나 구도 등을 설명해 주어서 더욱 흥미로웠고
우선 그림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크기에 놀라고, 신비할 정도의 그의 그림의 매력에 빠졌었지요.
물론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여서...도촬도 못하고...ㅋㅋ
"Impression, Sunrise" 1872 Claude Monet (image from web)
1872년에 그린 "해돋이 인상" "Impression, Sunrise"입니다.
제목대로 Impression 인상주의, 인상파라는 말이 시작된 계기가 된 그림으로
당시에는 모네의 작품을 비난하는 의미로 쓰인 말이라고 하네요.
뭐든지 개척자의 길은 쉽지 않는 것이지요.
기념품가게에 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입니다.
그도 젊은 날에는 그의 그림이 환영받지 못해서 캔버스도 없고 물감도 떨어져
그림을 그릴 수가 없을 정도로 가난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절친 르노아르가 부모의 집에 있는 음식을 가져도 주기도 했다니...ㅋㅋ
그러나 그는 굽히지 않는 신념과 열정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사랑하는 아내 까미유가
임종하는 순간에도 "임종을 맞는 까미유 모네"라는 그림을 그렸지요.
젊은 날 모델로 만나 그의 모델이 되어주고 모네의 아버지의 반대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사랑하는 첫아들 장을 낳고 가난했지만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는데 둘째 아들을 낳은 후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1879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끝내 세상을 떠난 아내,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그녀의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던 모네는
"시시각각 짙어지는 색채의 변화를 본능적으로 추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친구인 비평가 클레망소에게 보낸 편지에 고백하였다고 합니다.
기념품가게에 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입니다. 그 당시에 벌써 칼라 사진이 있었나 봅니다.
어느 화가가 열정이 없이 그림을 그릴까 마는 모네의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나 봅니다.
모네는 세느강의 정경을 캔버스에 담기 위해 세느강 가로 나가
얼어버린 강, 얼음에 구멍을 내고 이젤을 세운 후 병에 담아 온 뜨거운 물로
언 손을 녹여가며 빛에 따라 변하는 강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네요.
또한 격렬한 태풍 가운데서도 이젤을 절벽에 묶어두고 작업을 하기도 하고...
모네는 네델란드에 가서도 광활한 벌판과 바람에 나부끼는 튤립의 파문을 묘사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또한 1892년과 1893년에는 루앙 대성당 건너편 2층에 방을 세를 얻어 대성당을 주제로
시시각각 빛에 의해 달라지는 대성당의 모습을 30점을 그린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이지요.
얼마나 열심히 그렸던지 병이 나면 지베르니로 돌아와 몇 날을 앓다가
다시 가서 그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모네는 노르웨이에 가서도 풍경화들을 그렸고,
건초더미, 포풀러 등을 시리즈로 그렸고, 앙티브에서는 바다를 그리고...
기념품가게에 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입니다.
더구나 그의 거의 모든 그림들은 얼마나 큰지, 어떤 때는 야외 풍경을 그릴 때
캔버스가 너무 커서 캔버스의 윗부분에 손이 닿게 하기 위해서 땅을 파서
캔버스를 낮추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념품가게에 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모네는 1891년에 각각 3천프랑씩 건초더미 연작 세점을 팔았고,
1892년에는 포풀라 나무 시리즈를 7점을 각각 4천프랑에 팔았고...
이렇듯 그 당시에 그림 한 점에 3천 프랑, 4천 프랑 등의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니
몽마르뜨의 화가들이 그림 한점을 제대로 팔지 못하고 가난한 가운데 슬픔과 고독으로 지낼 때
모네는 이미 자동차를 소유하고 큰 집과 정원을 소유하는 부(富)를 누리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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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에 가려면 빠리의 생 라자르 St. Lazare역에서 루앙 Rouen Rive Droite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베르농 Vernon에서 내립니다. 불과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고 기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니
지베르니로 가는 버스가 기차역 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스표를 다른 창구에서 구입할 필요도 없이 버스에 올라 타면서 운전사에게 6유로(?)를 내니
불과 25분만에 지배르니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날이 흐리더니 지베르니에 도착하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Visitor 센터에 들려서 지도를 받고 대충 설명을 들었지만 이미 오후가 늦었고
반가운 비였지만 점점 더 많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모네의 정원에 갈 수는 없어서
호텔로 가려고 안내센터에 호텔 이름을 주었더니 그런 호텔이 없다고 합니다. 엥?
아니 모네의 집 바로 앞에 있다는 정보를 얻어서 호텔을 예약한 것인데...!!!
바보같이 그것도 모르다니...라고 생각하면서 무작정 작은 우산을 펼쳐들고
모네의 집 앞에 갔는데 호텔이라고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ㅋㅋ
민박집 (B & B) Madame Baudy
그런데 비는 점점 더 폭우로 변하면서 걷기도 힘들고 앞 뒤를 분간할 수도 없었습니다.
물론 하룻밤을 지낼 것이라 카메라를 넣은 백팩만 메고 다른 짐은 없었지만...
같이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인적도 드문 길을 마냥 헤메이다가
길 이름이 모네...Rue Claude Monet..인 골목 앞에 작은 갤러리가 문을 열고 있어서 들어가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그 길 이름이 붙어있는 집이 그 호텔이라고... 호텔이 아니라 민박집(B & B)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예약할 때는 분명히 호텔인줄 알고 예약을 했는데... 바보같은 트리오..ㅋㅋ
어쨋든 벨을 눌렀더니 주인 여자가 기다렸다는듯이 친절하게 방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주소만 있었으면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주소 적은 것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렇게 헤메고 다닌, 바보같은 짓을 했네요.
아이폰으로 인터넷만 연결할 수 있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다음에는 외국에서도
아무데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방은 주인이 사는 안채와는 떨어져 있는 별채....
멋지게 장식된 방은 넓고 깨끗해서 물이 뚝뚝 떨어진채로 들어가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들어가서 히터에 옷도 말리고...커피도 내려서 마시라고
친절하게 말을 해주고는 나가더군요.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피차 조금 어려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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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과 화장실도 현대식...냉장고에는 쥬스와 스낵도 있고..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고...
옆문으로 아담하게 가꾸어져 있는 정원으로 나갈 수 있고, 위층으로 올라가서 침대가 있고...
화장실 벽에 파이프로 된 히터가 있어서 옷과 백팩, 운동화 등을 걸어 놓고
창문으로 정원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니 피곤한 줄도 모르겠고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빗속에서 여기까지 찾아 온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옷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잠시 쉬고 나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맑은 하늘이 뭉게구름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었습니다.
촉촉히 젖은 지베르니.. 카메라를 들고 수채화같은 마을에 나가서
햇살에 부서지는 포도나무 잎, 길에 괜 물에 반영된 가로등, 길 가에 핀 이름 모를 꽃들...
모네의 가족묘
마을에 있는 교회 뒷쪽으로 교회묘지가 있는데 그곳에 모네의 가족 묘지와 함께
모네의 묘지도 있더군요.
지금부터 드디어 호텔비 안 내고 나온 이야기...ㅎㅎ
다음날 아침 주인여자가 친절하게도 방으로 아침식사용 바게트빵을 가져왔을 때
첵아웃 시간이 11시이지만 모네 하우스가 10시에 오픈하니까 9시반쯤 나가겠다고
말을 했더니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게트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짐이래야 백팩뿐이니까 백팩을 메고...산뜻하게 방 옆으로 있는 대문으로 나왔습니다.
온라인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 호텔비를 카드로 결제하면 따로 첵아웃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트리오가 호텔이나 비행기를 온라인에서 예약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곳은
오비츠닷캄 orbitz.com인데 얼마 전부터 호텔 예약은 북킹닷캄 booking.com을 이용하기도 하지요.
두 사이트의 다른 점은 오비츠닷캄은 온라인에서 예약할 때 카드로 이미 모든 비용을 결제하고
북킹닷캄은 예약만 하고 카드결제는 호텔에서 첵아웃할 때 결제하는 식이라
어떤 때는 몇 주전부터 돈을 미리 지불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같아서 호텔을 예약할 때는
북킹닷캄을 주로 사용해요. 물론 취소할 때는 예약의 종류에 따라 페날티를 내기도 하고
내지 않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번에 북킹닷캄으로 예약한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거예요. ㅋㅋ
그리고는 호텔비를 지불하지 않은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모네의 정원에서 수련을 좀 잘 찍어보겠다고 낑낑대다가
버스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야 ???? 어머나...이를 어째...
지금 생각해도 낮이 뜨거워지는 이야기입니다. 부끄부끄~~
여행을 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군요. 물론 처음 저지른 일이지만요.
버스시간이 임박했기에 민박집으로 갈 수도 없고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이메일을 알고 있고 크레딧카드도 알고 있으니까
연락이 오겠지...라고 저도 뱃장이 두둑해졌지요.
아니나 다를까 호텔에 돌아와서 컴을 열으니 북킹닷캄에서 이메일이 와 있더군요.
돈을 내지 않고 나갔다고 주인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얼마든지 흔히 있는 일이라고...ㅎㅎ
paypal.com으로 돈을 보내면 된다고... paypal.com? ㅋㅋ 이런 사이트를 사용한 적이 없는데...
그런데 아무리 paypal.com을 열려고 해도 인터넷 접속이 나빠서 연결이 안되더라구요.
민박집 주인의 이메일도 알려주어서 북킹닷캄과 주인여자한테 미안하다고,
지불한 줄로 알고 그냥 나온 것이라고, 그런데 인터넷 접속이 안 좋으니까
엘에이에 돌아가면 보내주겠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방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고 주인이 친절해서 또 오고 싶은 곳이라고,
다른 친구들한테도 소개하고 싶다고...이런 식으로 잔뜩 칭찬을 하면서....이멜을 보냈더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엘에이에 돌아가서 보내주면 된다고...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물론 집에 돌아오자 마자 페이팔닷캄을 통해서 호텔비를 지불했습니다. ㅎㅎ 휴 .......
별꼴이야... 증말, 못말리는 트리오네...ㅋㅋ
호텔비를 내지 않고 나오다니...
지베르니에 가실 때는 꼭 이 민박집을 이용해 주세요.
너무 멋진 곳이예요. 검색하시면 나올거예요.
그곳에 가시면 친절한 Madame Baudy에게
제 이야기도 꼭 해주시구요 ㅎㅎ
어느 집 대문의 초인종 위에 이런 장닭(수탁?)을 올라놓았더군요. ㅎ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 43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Arthur Rubinstein과 시카고 심포니의 연주입니다.
1934년 7월 3일에 시작하여 8월 24일에 완성, 11월 7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라흐마니노프 자신이 레오폴도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초연하였습니다.
서주와 24개의 변주곡으로 된 피아노 협주곡인데
자유분망하고 눈부신 기교가 뛰어난 곡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지베르니를 헤메이던 비에 젖은,
못말리는 한심한 트리오...
여행기를 쓰다가 생각난 곡입니다.
(2014/10/1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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