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내몽골 페샹초원의 새벽.. Hear My Prayer

후조 2016. 10. 25. 02:23



후조가 참 겁도 없습니다.

지난 9월 24일부터 29일가지 5박 6일로

내몽골의 페샹초원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왔습니다.


비행기로 인천에서 출발하여 북경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차 안에서 맥도날드로 점심을 먹으며 거의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어느 작은 도시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페샹초원이 있는 작은 마을에 다달았을 때는

거의 밤11시가 다 되었는데...

호텔 방 열쇠를 받아 들고 방에 들어가니

침대 두 개, 샤워가 있는 화장실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침대의 이불이나 쉬트, 화장실의 수건 등이 얼마나 남루한지...ㅋㅋ


가이드는 다음 날 새벽 3시반에 일어나 4시에 일출을 찍으러 출발한다고...ㅋㅋ

짐을 풀고 씻고 자려니 밤 12시가 다 되었는데...


다음 날 아침 새벽 3시경에 잠이 저절로 깨지더군요.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기고 호텔에서 찐빵 한 개와 삶은 계란 1개씩을

출사 나가는 우리들을 위해 마련해 주더군요. ㅎ

일행 10명과 조선족 가이드 한 명...

모두 11명이 지프차 4대에 나눠 타고 어둠 속에서 어딘지도 모를 길을 달렸습니다.






내몽골, 아직 어둠 속의 페샹초원.. 찍사들이 타고 온 자동차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 일?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았는데 길 가에 수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맨 꽁지에 주차를 하고 산등성이로 한참을 걸어갔더니

산등성이에는 일출를 찍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로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더군요.  기가 막혀서...ㅋ

주말이어서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인들의 인구가 세계의 1/3일 정도로 많다고 하지만

이런 허허 벌판에 이렇게 사진을 찍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을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하기사 우리같은 사람들도 찾아간 곳이니....ㅋㅋ





페샹초원의 새벽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안개 낀 새벽풍광이지만 그래도

몽골인들의 천막(게르?)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순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멀리 산등성이에 서있는 찍사들의 모습도....

우리가 서 있는 뒤쪽으로는 더 많은 찍사들이 있었다는 것이

일출보다 더 놀라운 일이었고

우리를 포함한 모든 찍사들이 이토록 순수한 자연과

이곳의 순박하고 소박한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지나 않는지

왠지 죄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펠릭스 멘델스존이 1844년에 작곡한 "Hear My Prayer"입니다.

가사는 시편 55편의 다윗의 기도를 기초로 했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곡은 "Hear My Prayer"의 두번째 곡 "O for the Wings of a Dove"입니다.

New College Choir의 합창입니다.


동생같은 사랑하는 후배가 내일 병원에 입원하여

5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을 하고

모레 퇴원을 한다고 합니다.

한국이라면 그 정도의 수술이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 이주일 정도

입원할텐데 이곳은 하루만에 퇴원을 시킨다니...

무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성많고 마음이 여린 후배인데

어쩌다가 그런 원치 않은 질병이 몸 속에 숨어 있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 없습니다.

가까이 살면 잠시 얼굴이라도 들여다 볼텐데 

멀리 살아서 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노래에 저의 마음을 실어 보냅니다.


저의 몽고출사를 무척 궁금해 했는데

미쳐 사진 정리가 되지 않아서 우선 몇 장만 올립니다.

부디 수술이 잘 되어 완치되기를 기도하는 저의 마음이

비둘기의 날개를 타고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현지 음식은 거의 먹지도 못하고

가지고 간 라면이나 햇반 등으로 겨우 연명하며 고생 많이 했지만

여행은 역시 고생을 해야 제 맛이라는 생각입니다.

내몽골기행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