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방문한 필라델피아는
가을이 절정이었습니다.
남가주는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마치 온통 울긋불긋한 물감을 뿌려놓은 듯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숲 속 오솔길에는 이미 떨어져 쌓여있는 낙엽도 많아서
누구나 좋아하는 레미 드 구르몽 (Remy dr Gourmont, 1858 - 1915)의 시,
<낙엽>이 생각나서 오솔길을 걸으면서 시인의 마음이 되어보기도 했어요.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 레미 드 구르몽 (1858 - 1915) -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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