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북유럽에서

스톡홀름에서 오페라를...

후조 2018. 7. 24. 03:30

 

 

여행에서 돌아온지 한 달이 훨씬 넘어 가니

마음이, 그리고 기억이 점점 사그러드는 느낌이 들어서

새삼 여행기를 기록하는 일이 쑥쓰럽고 부담스러워 집니다.

그래도 그나마 이렇게 기록해 놓지 않으면 먼 훗날 되돌아보기는 더욱 어려울 테니까

사진이라도 구별해서 올리고 기록해 보렵니다.

 

스톡홀름 시청 앞 정경

 

 

 

스톡홀름에 도착하여 택시로 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고 나니

오후 3시쯤... 아직 시간이 많은데 그대로 호텔에서 쉬자니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내로 나가서 유명하다는 시청사에 갔더니...시청 투어는 이미 끝났지만 

시청 주위의 경관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천천히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혼자 여행온 한국여자분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분은 오페라를 좋아해서 각 도시마다 오페라를 관람한다고..

그 날 저녁에서 스톡홀름 오페라 하우스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예프게니 오네긴>을 볼 예정이라고.

그런 이야기에 눈이 번쩍 띄여서 그럼 같이 가도 되느냐고 하면서

그곳에서 멀지 않은 오페라 하우스로 걸어가서 티켓을 구입하고

근처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는 오페라를 관람했습니다.

 

 

스톡홀름 오페라 하우스

 

 

 

 

 

 

 

 

 

 

 

아, 얼마나 행복했는지... 비록 홀 안이 너무나 덥고 또 오랜 비행 끝에 피곤이 몰려와서비몽 사몽을 좀 했지만...ㅋㅋ
사실 이번 여행길이 음악여행이었으므로기회가 되는대로 컨서트나 오페라를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미리 예매는 하지 않고 떠나왔는데 첫 날부터 이렇게 오페라를 관람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외국에서의 귀한 만남에 감사하고 엘에이에서 사시는 분이라 엘에이에서 사시는 분이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지요.

 

컨서트나 오페라를 감상하고 나면 얼마나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기쁜지
호텔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조금도 피곤치 않고 즐거웠습니다.
더구나 북구라파의 백야 현상으로 밤 10시가 넘어서도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하늘이 그리고 부드러운 밤바람이 
너무 좋았습니다.  

 

 

 

 
2막에서 렌스키는 결투에서 죽음을 예기한 처럼 
결투를 하기 위해  오네긴을 기다리는 동안 
올가를 향한 사랑과 봄날 같은 청춘을 위해서 
이별은 아쉽다는 아리아를 부릅니다.  
플라치도 도밍고의 노래입니다. 
 
 

 

러시아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러시아의 문호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쉬킨을

저는 젊은 날 삶에 대해 깊은 고뇌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즐겨 암송하던 시 한편으로 기억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   "

 

 

그러나 우리에게 이토록 잊지 못할 시를 남긴 푸쉬킨은 

그의 미모의 13세 연하의 젊은 아내의 행실이 좋지 못하여

러시아로 망명한 프랑스군 장교 조르주 단테스와 염문을 뿌리게 되자

푸쉬킨은 단테스와 운명의 결투 끝에 단테스의 총에 맞아

38세의 안타까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것은 훗 날에야 알게 되었지요. 

푸쉬킨은 자신이 결투 끝에 죽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것처럼

그가 쓴 소설을 기초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오페라 <예프게니 오니긴>은

오늘 날 많이 공연되고 있으며 발레로도 공연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가 공연한 것을 영상으로 보았는데

북구라파의 서정을 나타낸 무대장치가 어쩌면 그토록 아름다웠는지...

스톡홀름 오페라 하우스에서 관람한 이 오페라는 현대식으로 각색한 것이라

무대 장치나 의상 등은 별로 마음에 흡족하지는 않았지만 가수들의 노래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주인공 오네긴은 이지적이고 교양이 있는 청년이지만 삶에 권태를 느끼며
친구 렌스키가 사는 시골에 와서 지내는데
젊고 아릿다운 타챠나가 사랑을 고백하자 거절합니다. 
그러나 오네긴은 친구 렌스키의 약혼자 올가를 파티에서 만나 함께 춤을 추며
그저 장난삼아 좋아하는데 렌스키는 질투에 불타서 오네긴과 결투를 벌려 결국은 렌스키가 죽지요.

오네긴은 친구를 죽게 한 괴로움을 안고 시골을 떠나 방랑하다가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찾아간 그곳...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타챠나를 보고 비로소 그녀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그녀는 정절을 지키며 그의 사랑을 거절하지요. ㅋ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