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조의 고향은 남쪽 시골이랍니다.
겨울이면 초가집 굴뚝 위로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는 해 질 무렵에
포근하게 하얗게 펑~펑 내리던 눈....
고향을 떠난 지 수 십년이 지나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 풍경이지요.
늦가을 김장 때마다 할머니께서는 열무로 물김치를 담그시는데
겨울이 되면 뒷마당 장독대에 있는 김치 항아리에서 열무 물김치를 꺼내오셔서
얼음이 서걱거리는 열무를 쫑쫑 썰어서 밥상 위에 올려 놓으시면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던 추억 또한 또렷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에 나가도 그런 열무 물김치는 그 어디에서도 먹을 수가 없지요.
1974년 1월 어느 날 ... 서울은 영하 17도 였습니다.
그 때 서울을 떠나 지금까지 남가주에서만 살고 있습니다.
처음 수년 동안은 일년 내내 도무지 뚜렷한 계절의 변화가 없는 날씨가
너무나 무료하여 견딜 수가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춥거나 눈이 오지 않더라도 비라도 내려주면 좋을텐데 싶었지만
일년 동안 비 오는 날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였지요.
그러나,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서
어느 덧 이제는 오히려 따뜻한 날씨가 좋은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진을 하면서 겨울이면 눈이 내리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2014년에는 콜로라도 베일에 가서 스키어들이 스키타는 모습을 담기도 하고
2015년에는 아리조나 세도나에 12월에 간 적도 있었는데
겨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지역인데도 눈이 잠시 내려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2016년 1월에 일본 홋가이도에도 가고
2016년 10월에는 캐나다 록키에도 가고
2017년에는 멤버들과 몬타나에 겨울에 갔었고
2018년 1월에는 요세미테 국립공원에 갔었지만 눈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다시 멤버들과 콜로라도 덴버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미국에 온지 13년이 되었다는 어느 멤버는
눈이 펑펑 내리자 13년 만에 처음을 보는 눈이라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렇게 우리는 겨울을 찾아서 적어도 일년에 한번씩은 다녔나 봅니다.
이번 12월에 열리게 될 우리 멤버들의 제 14회 정기 전시회의 주제는 "겨울이야기",
"RICHES OF THE LAND, WINTER STORY"
지난 달 월럐회에서 이번 전시회 주제가 "겨울이야기"로 정해지자
와!!!~~~
모두들 환호하였습니다.
전시회가 14번째가 되니 매년 주제를 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거든요.
눈이 내리지 않는 이곳 엘에이에서 펼치게 될 겨울이야기...
어떤 모습의 겨울사진을 멤버들이 제출하게 될지
참으로 기대가 됩니다.
Vivaldi의 <사계 Four Seasons> 중 "Winter"입니다.
눈 오는 날의 산 마르코 광장 (image from internet)
흐르는 음악은 빨간 머리 사제라는 별명을 가진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중에서 "겨울"입니다.
비발디 자신이 이 협주곡의 소네트에서 표현한 것처럼
계절마다 특징을 잘 나타내었기에
봄에는 "봄을", 여름에는 "여름"을, 가을에는 "가을"을,
겨울에는 "겨울"을 듣고 싶게하는 음악입니다.
이 곡을 듣고 있자니
비발디가 고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있던 피에타 성당이 있는 베네치아...
그곳 산 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 플로리안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어집니다.
위의 사진처럼 눈이 내린 광장이면 더욱 좋겠지요.
물의 도시,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
그래서 어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베네치아에는 혼자 오지 마라,
누구라도 옆에 있는 사람에게 안기고 싶을테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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