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솔본느(Sorbonne) 대학 앞에서 책 읽는 거지...

후조 2015. 8. 3. 07:56

 

 

솔본느 대학 앞에서 책 읽는 거지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 쪽으로 걸어 가다가

솔본느 대학(Sorbonne Universite de Paris) 앞에서

책을 읽고 있는 거지를 만났습니다.

만났다기 보다는 보았다는 표현이 맞는 말인 것같습니다.

 

제법 추운 날씨인데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독서 삼매경...

 

아! 빠리에서는 거지도 독서를 하는구나...





 

 


모퉁이를 돌아서니 이번에는 셀폰을 사용하고 있는

거지 부부...옆에 짐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노숙자로 보이는데 셀폰(카메라인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세대가 거지도 셀폰을 가지는 세대인가 봅니다.

물론 거지라고 셀폰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업지만

그래도 매달 사용료를 내야 하는데...

자녀들이 내 주는지, 아니면 자녀들이 부모님의 노숙을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괜한 걱정도 많습니다.

 

사진을 찍기가 민망하여 얼른 한 장만 찍었습니다.

유식한 거지이니 초상권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블로거 '빠리 아줌마'의 글을 보니

프랑스의 70년대 철학자는 돈이 없거나 실패해서 거지가 된게 아니고

심오한 철학적인 견해로 스스로 세상을 등져 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 이 분들도 솔본느 대학을 나온

70년대의 철학자들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솔본느 대학을 가르키는 길거리 표시판
 

  

 

프랑스의 지성을 대표하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대학,

솔본느 대학,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데...

 

캠퍼스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하는데

이곳은 제 4캠퍼스(Paris IV)인지...

한 블락을 차지하는 큰 건물이었습니다.

 

들어가 보려고 하는데 경비하는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하더군요.

학생이나 교수가 아니면 일반인들은 출입 금지,

여행자이니 잠간만 보고 싶다고 해도 대답은 Non!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서는 수 밖에... ㅋㅋ





 

내년에 솔본느 대학에 입학 원서를 내 볼까나?

캠퍼스 구경도 시키지 않는 것이 화가 나서 해본 생각입니다.

생각하는 것은 자유, 노 택스, No Tax 이니까요. ㅋ



 


 

군밤 장사 아줌마? 할머니?

 

 

빠리 시내를 다니면서 이 정도로 뚱똥한 사람은 거의 볼 수가 없었는데

군밤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좀 뚱뚱하네요.

 

솔본느 대학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빠리 시민들의 휴식처의 하나인 뤽상부르 공원이 있었습니다.

 

군밤장사가 있어서 군밤 한 봉지를 샀더니

나그네를 위해 포즈를 취해 주더군요.

젊어서는 꽤나 미인이었을 것같은데..

그래도 푸근한 미소가 너무 좋았습니다.


 






시내에는 간 밤에 몰래 조금 내린 눈이 다 녹아 없었는데

공원에 들어서니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었습니다.

 

일년 내내 남가주의 뜨거운 태양이 지겨웠던 나그네에게는

더 없이 고맙고 감격스러운 설경이었습니다.

 

봄이나 여름, 가을,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이 있을테지만

춥고 눈발 날리는 겨울의 공원을 잊지 못할 것같습니다.



 

 

뤽상브르 궁, 현재는 상원 건물이라고 합니다.

 

 


뤽상브르 궁과 궁을 둘러 싼 공원(Jardin du Luxemboug)은

1615년 앙리 4세의 부인 마리 드 메디치가 그녀의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이태리의 플로랜스를 본 떠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궁은 현재 상원의원 건물이고 공원은 빠리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여름에는 일광욕을 즐기고

책벌레들은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고

은퇴한 노인들은 그늘에서 카드나 체스 놀이를 즐긴다고 합니다.









겨울이라 한산한 공원에는 많은 조각상들이 군데 군데 있는데

누구의 조각상인지 모를 벌거벗은 조각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물관이 아닌 공원에서 조차 이런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으니

역시 빠리는 "예술의 도시"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것같습니다.

 

 

 


 

 

"Sous le ciel de Paris" ("빠리의 하늘 아래서")

에디뜨 삐아프가 부릅니다




이 포스팅도 전에 올렸던 글인데 사진이 다 날라가서

라루체님이 빠리의 군밤장사 아줌마가 보고 싶다고 하네요. ㅎㅎ

저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2011/01/21 07:43 )




 

 


느티나무

생각하는 것은 no tax....ㅎㅎㅎ
그럼 제가 님의 글을 읽는 것도 분명 no tax이겠지만,
언젠가는 가려고 하는 파리의 눈 내린 겨울 공원의 오솔길이
저로 하여금 댓글을 쓰게 하네요.ㅎ

추울텐데...글이 잘 읽히기나 할련지.

 2011/01/21 12:02:07  


Peter Bai

오래전 스위스 쮜리히를 갔었는데 포장마차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이스라엘산 밤을 구워 팔더군요. 군밤 한 봉지 사들고 먹으면서 거리를 걷는데 술병을 옆에놓고 술냄새를 푹푹 풍기는 젊은 거지(?)가 길가에 앉아 구경꾼과 인생과 철학을 가지고 열띤 논쟁하데요. 그러다 술 한모금 마시고 논쟁을 계속하고 그랬지요. 당시 그 모습이 신기했죠.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2011/01/21 23:09:01  


trio

느티나무님, 저의 글을 읽으시는 것은 No tax, 댓글을 쓰시는 것은 더욱 더 No tax...
감사합니다.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2011/01/22 12:52:03  


trio

사람 사는 모양새는 어디나 다 비슷한 것같아요. 파리에서 군밤장수를 만나고...쮜리히에서 포장마차, 이스라엘산 군밤...술과 함께 인생과 철학에 대해서 논쟁하고...거지도..
감사합니다. 피터 배님! 2011/01/22 12:5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