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 캐나다출사

후조 2015. 11. 3. 22:49

 



 

 

 

 

 

 




인연설

 

- 이외수 -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 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 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하고

작별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은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게 된다면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아무래도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

 

 

 

 

 

 

 

 

 

캐나다 록키에 초겨울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아직 눈이 많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잠간 내린 눈을 맞은 들풀들... 예쁜 눈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가냘픈 가지마다 백설을 이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처량하고 가여우면서도 아름다운지..

마치 시인이 말하는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 처럼

눈물겨웠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 나게 된다면

싸락눈 내리는 날 고백도 하지 못하고 작별한 사랑은

안개꽃으로 피어날 것이라고 시인은 말했지만

이렇게 눈꽃으로 피어나지 않을까...

그리고 못 다한 말은 차갑디 차가운, 그러나 보석같은

눈물로  가슴에 남아있을 것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마음을 주며 사랑한 조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했는데...

 

조블폐쇄...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 이 아닐까?

 

 

 


 

 

 

'칸소네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던 밀바(Milva, 1939 - 본명: Maria  Ilva  Biolcati)가

서글픈 사랑(Nessuno di voi, 1966), 그리고

눈물 속에 피는 꽃(L'immensità - di Don Backy)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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