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생가가 있는 독일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 박물관(생가)
2014년 5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인간이 죽음을 '나의 죽음'으로 인식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거대한 전체 집단의 일부로 자아가 미분화되었을 때
죽음은 그리 놀랍거나 끔찍한 사건이 아니었다.
물론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을 테지만
가령 봄밤의 기타노 다케시, 바흐의 <샤콘>은 어딘가에서 계속될 것이다.
불쑥불쑥 동네 골목어귀에 출몰하는 길고양이들의 생존 또한 계속될 것이다.
남겨 놓고 갈 음반과 오디오는 또 누군가의 공간에서 심금의 현을 계속 퉁길 것이고
흉금을 털어놓는 대화도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것들 속에서 언젠가 찾아올 나의 부재가
그렇게 놀랍거나 슬픈 일이겠는가.
의연함 또는 무심함을
남아 있는 생의 지표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중 [샤콘]
나의 부재를 위하여"
(김갑수의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에서)
세계대전 때 폐허가 되었던 바흐의 생가 모습( 박물관의 사진을 찍은 것임)
"이처럼 계속되는 것들 속에서 언젠가 찾아올 나의 부재가
그렇게 놀랍거나 슬픈 일이겠는가.
의연함 또는 무심함을
남아 있는 생의 지표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조블이 사라짐으로 찾아올 우리들의 부재가
그렇게 놀랍거나 슬픈 일이겠는가...
비록 바흐가 이 세상에 없다해도 이렇게 샤콘의 연주는 계속되듯이
우리들의 이야기도 어디에선가 이어지고 있겠지...라고 생각해 보면서요.
바흐의 생가(박물관)에 있는 바흐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
바쁘게 지내야 병이 나지 않을텐데
요즘 조금 한가한 틈을 타서 살며시 몸이 시름시름 사그라들더군요.
무기력해지고, 입맛도 없어지고, 아무런 의욕도 없고,
이별의 노래를 더 불러야 하는데도 마음 뿐이고...
간간히 읽던 김갑수님의 책에서 샤콘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샤콘느를 찾아서 듣다가
작년 5월 동생과 함께한 독일 여행 때 바흐를 찾아다녔던 일을 추억해 보고 있었습니다.
바흐의 생가를 수리해서 다시 오픈하는 날의 인파...(박물관의 사진을 찍음)
그런데 오늘 아침 오랫만에 컴을 여니 조블의 고마운 이웃인 나찾님이
안부게시판에 댓글을 올렸네요.
"이젠 이별의 노랠 부르실 기운조차 없으신지요?
그래도 스무고개는 넘기셨으면 해요.
스무 고개 넘기며 부르시다보면 지도 양심이 있겠주~~
아마 십리도 못가고 발병나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일 아닐까요? ㅎㅎㅎ"
아,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
트리오가 지난 며칠 기운이 없이 지낸 것을 어찌 아셨을까,
이심전심일까?
조블에서의 인연이 이토록 아름다운데
조블이 아니면 어디에서 이런 인연을 만날까요?
댓글을 읽고 기운이 나서
다시 이별의 노래를 부르는 트리오예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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