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의 상제리제 거리
여행 중에 경험하는 모든 일들은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같습니다.
일행들과 함께 알프스를 3일 동안 통과하고 드디어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지내고 우리들을 렌트카를 돌려주고 테제베를 타고 빠리에 도착하였습니다.
빠리에서는 야경의 에펠탑을 사진 찍는 일정 외에 거의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는데
중국인들은 삼삼 오오 구경하러 다니는데 첼로야 당연히 혼자...
'불쌍이야, 불쌍...'이지만
비로서 외롭지만 자유로운 여행을 하는 것같아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고
24일에는 빠리에 사는 후배와 반가운 해우를 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날은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하고 마침 일요일인 24일을
기꺼이 내어준 후배와 함께 어디를 갈까 고심하다가 몽마르트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을 수가...
그동안은 불어를 한마디도 못하면서 혼자 지도를 보면서 다니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불안한 가운데 다녔는데
불어를 잘 하는 후배랑 다니니까 얼마나 편안하고 좋은지...
몇번이나 이런 기분이 들 줄은 미쳐 몰랐다고, 너무 좋다고, 고맙다고,
정말 너무 고맙다고 하면서 마냥 좋아했습니다.
후배와 함께 몽마르트언덕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는데
샹제리제 거리를 막아놓아서 버스가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가라고 하네요.
왠일인지 몰랐는데 내려서 물어보니 자전거대회가 있어서 길을 막았다고,
후배도 그제서야 오늘이 바로 마지막 날이라고,
Tour de France 2016 (image from internet)
위 티셔츠에 그려진 지도 대로 프랑스와 인근 나라를 돌아오는 대회, 티셔츠를 입은 남자는
런던에 사는데 매년 이 경기를 구경하러 빠리에 온다는데 올 해는 딸과 함께 왔다고 합니다.
점심 시간 쯤이었는데 그 시간에는 아직 정식 참가자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 바이커들이 들어오고 있었고 정식 참가자들은 저녁 7시경에나 들어온다고 하기에
우선 붉은 파라솔이 있는 길 가 카페에서 점심을 시켜서 후배를 먹게 하고
저는 지나가는 여성 바이커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마구 연사를 눌러댔습니다. ㅎ
후배는 제가 주문한 식사를 할 생각도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사진을 찍는 제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만 생각날 것같다고... ㅎ
길 가운데 공식 사진사들인지 사진찍을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여러가지 상인들로 샹제리제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여성 바이커들 사진을 찍다가 저녁 7시까지 그곳에 있기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지하철을 타고 몽마르트에 가서 몽마르트 뮤지엄도 들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6시 경에 샹제리제로 오니 낮에 보다 훨씨 더 많은 인파가 이미 몰려 있는데
도무지 헤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지만 겨우 겨우 들어가 행렬이 오기를 기다렸지요.
아시지요? 상젤리제에 있는 에투알 개선문(Arc de triomphe de l'Étoile) 입니다.
프랑스 역사의 영광의 상징인 개선문은 1806년 나폴레옹에 의해 기공되었고 그의 사후에 준공되었다고 합니다.
높이는 50m 이며 개선문의 바로 아래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지요.
(Tour de France 2016, image from internet)
Tour de France 2016,
프랑스에서 매년 7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프로 도로 자전거 경기인데
1903년에 시작되어 제계 대전으로 중단된 것을 지외하고는 매년 열려서
올 해 103회 째인 역사적인 대회로 전 세계 바이커들의 로망이라고 하네요.
지난 7월 2일 프랑스의 몽생미셀에서 출발하여 프랑스와 남쪽 접경지역에 있는 스페인과
북쪽으로 스위스 등, 3,529 키로미터 (2,193 마일)을 3주 동안 돌고 돌아
7월 24일, 마지막 날 개선문이 있는 빠리의 샹제리제 거리로 돌아오는 일정인데
시골의 작은 마을들도 지나고 험난한 산악 지역도 지나고 평평한 평지들도 지나고
뜨거운 태양, 바람과 비를 맞기도 하며 인간의 체력의 한계에 다다를 만큼
힘들고 고단한 경기인 것같습니다.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공식 초대에 의해서 팀으로 참석하게 되는데
올 해 참가 인원은 22개 팀의 198명이었는데
종합우승자 1등은 영국출신으로 Team Sky의 Chris Froome,
2등은 프랑스의 AG2R La Mondiale Team의 Romain Bardet
3등은 콜롬비아의 Movistar Team의 Nairo Quintana,
종합우승자 외에 포인트 우승자와 산악왕도 뽑는다고 합니다.
선수들의 옷 색갈은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노란색 저지는 매 구간 우승자에게,
녹색은 매 구간 포인트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들에게,
흰색에 빨간 댕땡이 무니의 저지는 산악왕에게,
흰색 저지는 25세 이하의 선수 중 가장 빠른 선수에게 주어진다고 합니다.
길 건너 전광판에는 어디메 쯤 오고 있는 행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수 많은 인파는 기다리고...
7시 경에 드디어 경찰차들, 자전거를 잔뜩 실은 차, 등을 앞세우고
바이커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경기 도중에 자전거가 고장나는 것에 대비하여 이렇게 싣고 가는 것같습니다.
노란색 저지는 각 구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입는다고 하던데
여기 보이는 노란 저지를 입은 선수는 상당히 뒤에 오고 있네요. ㅋ
이들은 3주간의 고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도 없이
당당하게, 눈 깜짝할 사이에 눈 앞을 지나 개선문을 돌고...
그러기를 여러차례 돌고 있었습니다.
첼로도 그 장면을 담아보려고 겨우겨우 인파의 틈새를 헤집고 들어가
카메라를 든 손을 높이 올려 연사로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ㅎ
세계적인 대회를 그것도 계획에도 없이 여행 중에 만나는 일...
너무나 행운이었고 즐거운 일어었습니다.
비록 전쟁이 그치지 않고 테러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여러가지 운동경기...
인간의 도전은 지구가 멸망 때까지 그치지 않겠지요.
비록 삶이 허무하다고 해도 인생은 그래서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봅니다.
벌써 2017년 경기를 대비한 사진이 올라와 있네요.
베르디 (Giuseppe Verdi)의 오페라 <아이다 Aida> 중에서 '개선행진곡'을 올립니다.
2009년 8월이었나, 우리 내외는 오스트리아의 보덴호수 위에서 공연하는 브레겐츠 오페라 음악축제에서
베르니의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했던 일은 일생 잊지 못 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보덴 호숫 가의 야외 음악당(2009년)
벌써 7년이나 지나버렸네요.
꿈도 야무지게 풍월당의 박종호님의 세계 음악축제를 소개한 책을 읽고
음악축제 기행을 처음으로 시도했었습니다.
오페라 광팬도 아니면서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곁지기 덕분에
허영스럽게도 유럽으로 문화기행을 시도했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아직도 음악과 문화기행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어떤 때는 혼자서라도, 아니면 동생을 만나서 같이 가기도 하고...
다리 떨리지 않고 가슴이 떨리는 한
후조의 문화기행은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요즘은 사진여행을 주로 하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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