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일은?
- 강화식 (재미 시인) -
이른 새벽 풀잎에
대롱대롱
줄은 지어 선 이슬들을
햇살이 오기 전
진주처럼 엮는 일
초록 우단
연꽃잎 위로
구르는 물방울을 잡는 일.
*****
강화식 시인의 시집 <꿈 꾸는 시앓이 '텔로미어'>에서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남가주에 모처럼 겨울비가 내리고 있네요.
여름 내내 비가 내리지 않는 남가주는 겨울에라도 비가 좀 내려주어야 하는데
지난 수년간 비가 내리지 않아서 절수법안까지 나오고 모두들 물을 아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다 해갈되려면 멀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마음마저 차분하고 평안해집니다.
며칠 전 비가 내리는 아침에 가까운 식물원에 갔었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식물원...
내리는 비로 말미암아 연 잎에, 선인장에, 꽃들 위에
송송송 맺혀있는 물방울을 렌즈에 담는다고 비를 맞으며 한참을 다녔습니다.
물론 우비는 입었지만 왠 미친 사랑인지....
사진, 너 때문이야!!!
Chopin - Fantaisie Impromptu, Op. 66
Arthur Rubinstein, Piano
쇼팽이여
-즉흥환상곡에 부쳐-
김은숙 (1961 - )
그대 작은 물살 일렁이며 다가오는
젖은 그리움 위로
음표되어 물결처럼 굽이치다가
온 몸 힘놓아 그대 애끓는 가슴 곁
몸을 눕히네
한 순간 손을 놓은 술잔 너머 너머
너울대는 술빛마저 흔들리며 물길 이루고
그대 푸른 환상
온 세상 빛으로 피어올라
가슴 바닥 작은 알갱이들 흔들어 깨우며
세상 가득 베어 있는 물빛 애달픔
온 몸으로 사랑처럼 보듬어 안네
그대 환상인가 슬픔인가
애절함인가
가슴 후비는 저린 사랑인가
푸른 고독이여
애련의 열정이여
슬픈 이름한 영혼이여
***
'피아노의 시인' 쇼팡의 '즉흥 환상곡'입니다.
1월이 되면 언제나 생각나는, 너무 멀리 가버린 그녀도
이 음악을 좋아했을 것같아요.
그녀를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이 기억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인터넷에서의 만남... 아련하기만 하기에
시인의 표현대로 '환상이고 슬픔이고 애절함'입니다.
그러나 음악과 시가 있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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