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오케스트라의 정기 시즌을 끝내고 아시아 순회 연주를 하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PO)가
음악감독 마에스트로 야닉 네제 세겡과 함께 7년 만에 서울을 방문하여
6월 7일에 롯테홀에서, 8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멋진 연주를 선사하였습니다.
5년 전 2012년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제 8대 음악감독으로 부임하여
이미 오케스트라와 달콤한 하니문을 지낸 젊은 지휘자 야닉크 네제 세겡의
열정적이고 거침없는, 그러면서도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춤사위와 같은 지휘는
온 객석을 뜨겁게 달구기에 부족하지 않아서 객석은 감동의 환성으로 넘쳤습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젊은 나이에 이미 세계를 누비며 지휘하고 있는
야닉 네제 세겡과 2025-26년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하였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지난 40년 이상 음악감독이던 제임스 레바인의 뒤를 이을 음악감독으로 지명하여
2021-22년 시즌부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음악감독을 겸임하게 된 야닉은
이 시대 최고의 오페라와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그 위치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경이롭다, 그의 지휘 아래 현악기들은 화려한 빛이 나며
오케스트라가 한 앙상블이 되어 표현하는 동질적인 풍성함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보다 더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없다"라는 뉴욕 타임즈의 찬사는 물론
야닉 네제 세겡에 대한 극찬은 끝이 없습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1900년에 시작되 오랜 역사와 윤기있는 사운드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이지만
지난 수 년간 다른 오케스트라의 성장세에 비하여 조금 뒷걸음을 하는 듯 하였지만
그동안 음악감독을 오랫동안 물색하던 끝에 지명된 야닉 네제 세겡은 자칫 자존심만 내세우며
오랜 역사만을 자랑하는 고집과 부진함에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를 오케스트라에
이토록 새로운 젊은 기운을 불어넣기에 충분한 음악감독으로
역대의 전설적인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와 유진 올만디의 뒤를 이어
윤기있는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회복시킬 지휘자인 것같아서
앞으로 펼쳐질 PO의 장래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순회연주를 마치고 돌아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7월에 다시 콜로라도의 Veil Valley Music Festival에 참여하여 음악을 선사하였지요.
지난 가을 서울에 갔을 때 클리식 애호가인 친구가 콜로라도 아스펜에 가 보는 것이 꿈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꿈이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올 해 아스펜에 가자고 약속했지요.
물론 저는 베일음악축제에 갈 계획이었기에 아스펜은 베일에서 불과 2시간 거리이거든요.
친구는 콜로라도 아스펜 음악축제만 알고 있었고 베일의 여름음악축제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던가 봅니다.
사실 아스펜 음악축제는 역사가 더 길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다니는 음악을 전공하거나 전공할 학생들을 위한
축제이지만 베일음악축제는 기성 연주자들이 펼치는 여름음악축제로 달라스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화려하고도 멋진 축제로 블로그에 몇 차례 소개하였었지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온 두 명의 친구들과 오레곤에서 온 친구...
우리는 베일여름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제랄드 포드 야외 음악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리조트를 정하여 한 주간을 음악과 함께 지냈습니다.
낮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베일 빌리지를 구경하기도 하고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따라 산책을 하기도 하면서
학창시절 얘기, 사는 이야기 등으로 수다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녁 6시에 열리는 컨서트...
울창한 나무들과 푸른 산...그리고 뭉게 구름....
찬란히 쏟아지는 햇빛은 저녁 6시에도 너무나 뜨거웠지만
잠시 구름이 가릴 때는 더 없이 선선한 미스트랄 바람이 온 몸을 휘둘러 지나가곤 하였습니다.
와인과 함께 여름 저녁 컨서트를 잔디밭에서 즐기다가 낮에는 교회에서 열리는 실내악을 듣기도 하고
떠나기 마지막 날 13일에는 드디어 음악감독 야닉이 지휘하는 컨서트를 지붕 아래에서 들었습니다.
컨서트에 앞서 13일 아침 10시에 리허설이 있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에게만 공개한다고
오고 싶으면 오라고... 당연히 친구들과 함께 갔었지요.
조금 늦게 도착하였는데 소수의 후원자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연습은 이미 시작되어서
마침 지금 흐르고 있는 바흐의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의 첫 소절이 들이는 거예요.
아~~ !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리허설하는 것을 꼭 보고 싶었다는 친구...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ㅎㅎ 가벼운 신음같은 환호가 나오더군요.
이 날 프로그램은
브람스 Eleven Choral Preludes, Op 122 중에서 3곡,
요한 세바스찬 바흐 Passacaglia and Fugue in C minor BWV 582,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
브람스 Symphony No. 2 in D major, Op 7
바흐의 두 곡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다니...
오르간 연주로 흔히 들었지만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아주 경이로웠습니다.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가 끝나자 옆에 앉아 있던 백인 여인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 음악을 유럽의 어느 성당에서 듣고 싶다." 라고 말하기에
"바흐가 합창장으로 27년간이나 있었던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성당 가 보았니?
나도 거기서 다시 듣고 싶네." 라고 라이프치히에 다녀온 잘난 척을 했더니... ^^
"아니, 아직... 그러나 아무 성당에서라도 들으면 좋겠다." 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감탄하더군요.
Leopold Stokowski (1882 - 1977)가 1972년 프라하를 방문하여 체코 필하모닉을 지휘한 영상입니다.
90세의 지휘자의 모습이 너무나 열정적입니다.
1912 - 1941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지휘를 담당했던 전설적인 지휘자 레오폴트 스토코프스키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1708년 경에 작곡한 Toccata & Fugue in D minor BWV 565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위한 버전으로 편곡을 하여 1920년 대에 초연을 하고 레코딩도 하였는데
그 후로도 계속하여 직접 이 곡을 지휘하며 마지막으로 1974년에 이 곡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휘하는 음반을 내기도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그의 지휘하는 모습은 이 영상이 마지막인 것같습니다.
http://blog.daum.net/khaejunglee/1470
클릭하시면 독일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의 생가를 여행했던 포스팅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독일에서>라는 폴더에 라이프치히에 다녀온 이야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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