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북유럽에서

오슬로에서 뭉크를... 오슬로 국립미술관과 뭉크미술관

후조 2018. 11. 22. 10:05

 

오슬로 국립미술관 앞에 걸린 뭉크의 "비명 The Scream"과 에드바르 뭉크

 

 

 

그렇게 스톡홀름에서 세 밤을 지내고 

비행기로 오슬로를 향했습니다. (2018.5.19, 이렇게 날자를 기록해야...)

불과 한시간 남짓 걸려 오슬로에 도착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나니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호텔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왕궁도 있고 국립극장, 국립마슬관 등이 있어서 다행스러웠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국립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니

이층 벽에 걸려있는 Christian Krohg(1852-1925)의 "Struggle for Survival"(1889)가

눈에 띄었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에 한끼의 빵을 얻기 위해 몰려든 어린이들...

사진 오른쪽의 여인의 모습은 이 작품을 보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같습니다.

 

저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지금 쯤 해결되었을까....

비록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21세기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는

지금도 길 거리에 진을 치고 있는 홈레스 피플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인류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지요

아니 어쩌면 이 문제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는 해결될 수 없는....일이겠지요.

 

 

 

작품을 구경하기 전에 뮤지엄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국립미술관이라 그런지 시대별로, 화가별로, 많은 소장품들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비겔란드, 로댕, 까미유 클로델의 조각작품은 물론 프란시스코 데 고야,

엘 그레코, 까밀 코로, 카스퍼 다비드 프리드리히,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모르소, 르노아르, 마네, 드가, 빌헬름 함메르쇼, 피카소, 등등...

유명 작품들이 참으로 많이 소장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기있는 방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2.12.12.-1944.1.23.)의 방이더군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국민화가인 뭉크는 세계적인 표현주의 화가입니다. 

노르웨이의 뢰텐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가족의 죽음으로 인하여 슬프고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며 우울증과 환각증세로 고통을 받는 등

그의 삶이 결코 편탄하지 않았던 것같습니다. 

뭉크는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고 합니다. 

"나는 죽음과 매일 살았고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두 개의 적인 결핵과 정신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더구나 시대적으로도 암울했던 시대인지라 그의 작품은 우울하고 절망적이고 암울하지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네 삶의 가장 근본적인 것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른지요. 

그의 작품 "마돈나"의 모델이었던 다그니 유엘을 마음에 두기도 했지만

술과 담배를 많이 하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세상을 떠날 때

그는 모든 작품을 오슬로 시에 기증하였다고 합니다. 

 

 

 

오슬로 국립미술관의 24호 뭉크의 방입니다.

빠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모나리자>가 유명하다면

오슬로에서는 국민화가로 사랑받고 있는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The Scream>로

인하여 오슬로 국립미술관의 24호실은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뭉크의 대표작 "The Scream, or Der Schrei der Natur (The Scream of Nature)" (1893)

 

 

친구 둘과 함께 길을 걸어 가고 있었다. 

해질녘이었고 나는 약간의 우울함을 느꼈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자리에 멈춰선 나는 죽을 것만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 

그리고 핏빛하늘에 걸친 불타는 듯한 구름과 암청색 도시와 피오르드에 걸린 칼을 보았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고,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그때 자연을 관통하는 그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들었다.

 

뭉크는 이 그림을 그리기 전 1892년 1월에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위의 글에 있는 경험을 토대로 이 그림을 그린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작품 제목을 "절규"라고 하기 보다는

작가가 생전에 붙인 이름인 독일어  "Der Schrie der Natur 자연의 비명" 이나 

"비명 The Scream"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고

또 작품의 주인공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과연 작가의 심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요?

 



뭉크는 이 그림을 4점 그렸다고 합니다.유화 두 점과 파스텔화 두 점..

여기 오슬로 국립 미술관에 있는 것은 유화 한 점, 뭉크미술관에 있던 유화 한 점과

파스텔화 한 점이 있고 다른 유화 한 점은 2012년 5월 2일 소더비 경매에서

$119,922.600.00 불에 Leon Black 이라는 자산가에게 팔렸다고 합니다.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있던 이 그림은 1994년에 도난 당했다가 수개월 뒤에 찾았고

2004년에는 뭉크미술관에서 이 그림과 마돈나 그림이 도난 당했다가

2년 뒤에 찾았다고 하네요.

그림에 대한 뒷이야기... 음악이나 음악가들의 뒷이야기 만큼이나 흥미롭지요.

오슬로 국립미술관에는 다음 날에도 다시 갔었고

많은 작품들을 사진 찍어왔는데 다 올리지는 못하겠네요.


원래는 오슬로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뭉크 뮤지엄이 더욱 유명하였는데

지금 뭉크 뮤지엄을 새로 짓고 있어서 원래 있던 뭉크 뮤지엄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뭉크 뮤지엄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미술관에 들어서니 실내는 어둡고 분위기도 칙칙한 것이

곧 이사할 집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곧 완공될 뭉크미술관으로

이사를 하기 때문인 것같았습니다.

그래도 국립미술관에서 보지 못한 작품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새로 지어지는 뭉크미술관이 기대되었습니다.

아마도 2020년에 완공된다고 하니 뭉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뭉크미술관이 완공된 후에 가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이런 방도 있더군요.

오디오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서 이렇게 벽에 남겨 놓기도 하나 봅니다.

 

 

이렇게 오슬로 뭉크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미술관 내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분홍빛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그늘에서

많은 사람들이 담소하고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였습니다.

 

 

 

 

 

Gustav Mahler Symphony #5,  제 4악장 Adagietto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5번  제 4악장 아다지에토입니다.

 

뭉크의 작품들을 보면서 떠오른 음악가가 구스타브 말러였습니다.

그의 삶이 어쩌면 뭉크와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말러도 어려서부터 가족의 죽음을 보며

죽음은 일생 그의 삶의 한 부분이었고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었지요. 

어쩌면 예술은 외로움과 슬픔 가운데서 더욱 찬란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