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장미.. 아름다운 5월에

후조 2019. 5. 24. 03:00



(2013년)



사진을 처음 배우면 꽃을 주로 찍게 되지요.

주위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니까요.

사진 찍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전에 살던 집에 핀 노란 장미... 

꽃가게에서 사는 장미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향이 너무나 좋아서

제가 무척 사랑하던 장미였습니다.


비가 오니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이 너무나 좋아서

비를 맞아가면서 셔터를 눌러댔지요.





(2014년)



어느 날 팜데일에 사는 사진을 하는 친구가 

파사데나에 있는, 정원이 무척 아름다운 헌팅톤 라이브러리에서 만나자고...

마침 그곳에는 하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이 사진... 찍고나서 괜스리 혼자 기분이 좋아졌었지요.

그러나 사진보다는 오랜만에 수다로 꽃피운 하루였습니다.





(2016년)



100 mm 메크로 렌즈를 구입하고서 렌즈 연습한다고 

빨간 장미 한다즌을 꽃집에서 사왔었지요.

요리 저리 찍어보면서 마냥 행복했었습니다.





(2019년)




며칠 전 남가주에 비가 내리고 있어서 오랜만에 식물원을 찾아갔는데

흐드러지게 핀 장미꽃 밭... 이미 많은 꽃들이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1952.9.14. - 2009.5.9.)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를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원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



파일:Qw16W4O.jpg



장영희 교수님, 

신체장애를 이기며 영문학 교수, 수필가, 시인으로

항상 '희망'을 노래하는 새처럼 아름다운 삶을 사셨지요.

그러나 끝내는 '살아야 해, 살아야 해'라며 암투병을 하시다가

 2009년 5월 9일에 생을 마감하셨지요.


그 분의 미소가 장미꽃처럼 아름답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온갖 꽃망울이 피어날 때

내 마음에는 사랑이 샘솟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 그녀에게 고백했네

내 그리움과 소망을"


5월이 되면 항상 듣고 싶어지는 노래

슈만이 작곡한 연가곡 <시인의 사랑>, Dichterliebe Op. 48 중에서

첫 번째 곡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oenen Monat Mai" 입니다.







로배르트 슈만은 동시대를 산 당대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 - 1856)와

젊은 날 학창시절에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후 그의 작품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이네가 1827년에 발표한 그의 <노래의 책> (Buch der Lieder) 중에

'서정적 간주곡'에 가장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을 붙여 

16곡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작곡했습니다. 

1-6곡은 사랑의 시작을, 7-14곡은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15와 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망함과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였지요.


하이네의 시에 담겨있는 사촌여동생 아말리에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과 슬픔이 

클라라를 사랑하던 슈만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에

더 더욱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슈만은 잘 알려져 있듯이 9살이나 어린 소녀 클라라 비크에 대한

순결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으로 장인과 법정 투쟁까지 하여 클라라와 결혼하였지요.

결혼하던 해 (1840년)는 그의 생애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던 것같습니다. 

왜냐면 <시인의 사랑>을 비롯한 수 믾은 주옥같은 작품이 이 시기에 탄생되었지요.

그러기에 이 시기를 그의 '노래의 해 Liederjahr'로 일컬어지고 있답니다.

사람마다 누구나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있는 것같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시절도 잠시였고 슈만은 고질병이던 정신질환에 내내 시달려야만 했지요.

끝내는 '클라라, 나는 너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라고 중얼거리며

라인강에 투신을 하기도 했는데 강에서 목숨은 건졌지만 2년 뒤 

1856년에 46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였지요. 163년 전...


위대한 예술가들은 어쩌면 신의 영역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인지...

그들은 사랑과 고독과 슬픔의 깊은 우물에서 끝없이 위대한 작품을 퍼 내지만

그러기에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은 쉽게 고갈되어버려

미쳐버리거나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과 죽음... 우리 모두가 벗어날 수 없는 명제이지만

특히 예술가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벌써 5월이 다 지나가고 있네요.






'사진!너때문이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Miss Korea USA 선발대회에서  (0) 2019.06.15
Under the Water, Long Beach Aquariu  (0) 2019.05.26
그 겨울을 추억하며  (0) 2019.05.14
어느 바닷가에서...Xiapu, China  (0) 2019.05.12
Bryce Canyon  (0) 2019.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