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찾아 떠난 여행...
추수감사절 기간에 막내를 오랫만에 만나러 갔는데
막내를 만나는 것은 핑게이고 동부의 겨울 풍경을 렌즈에 담고 싶은 마음이
솔직한 이유였을 것입니다. ㅎㅎ
가을의 끝자락에 혹시나 겨울을 만날 수 있을까...기대를 했지만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었습니다.
사철 태양빛이 지겨운 엘에이 손님을 위해 눈발이라도 조금 날리면 좋았으련만...
추수감사절 디너... 목요일과 금요일 두번이나 터키를 먹고
다음날은 필라델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 떨어진 곳,
Delaware River의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Pocono Mountains라는 곳의 리조트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는
강 가로 나갔습니다.
델라웨어 강물을 보니 트리오가 렌즈를 누르느라 또 정신이 없었습니다. 물 위에 비친 반영을 찍다보니 자꾸만 반토막 나는 사진이 되는 것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번에는 카톡을 날렸습니다. 셈한테... 고맙게도 금방 주신 답... 경우에 따라서는 황금률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받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펼쳐진 정경을 렌즈에 담았습니다.
강물이 소리없이, 조용히, 천천히 흐르기 때문인지
강 가의 물이 제법 얼 정도의 추위였는데 그래도 사위의 두터운 파카를 빌려입고
털 목도리를 두르고 털부츠까지...중무장을 했기 때문인지 그다지 추운 줄은 몰랐지만
반토막난 장갑 사이로 삐죽이 나온 손가락은 몹시 시러웠습니다.
강 가에 살얼음 조각만 보아도 겨울 기분이 나서 좋아하는 트리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같습니다. 이 나이에...
추위도 불사하는 미친 존재감... ㅎㅎ
다음 날 아침 새벽에 다시 강 가로 달려갔습니다.
어제 저녁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트리오를 맞이하는 강물...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순간 순간 너무나 많은 것을 놓쳐버리고 지내고 있는 것같습니다.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을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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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가면 체코의 젖줄 블타바(몰다우)강이 아름답게 시내를 흐르고 있습니다.
체코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에서
제 2곡 '몰다우강 Die Moldau'입니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의 연주입니다.
프라하 시내를 걷다보면 어디에서나 들리는 음악입니다.
고운님들, 귀하게 써주시는 댓글에 일일이 답글 못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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