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델라웨어 강 가에서

후조 2013. 12. 4. 00:03

 

 

 

 

겨울을 찾아 떠난 여행...

 

추수감사절 기간에 막내를 오랫만에 만나러 갔는데

막내를 만나는 것은 핑게이고 동부의 겨울 풍경을 렌즈에 담고 싶은 마음이

솔직한 이유였을 것입니다. ㅎㅎ

 

가을의 끝자락에 혹시나 겨울을 만날 수 있을까...기대를 했지만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었습니다.

사철 태양빛이 지겨운 엘에이 손님을 위해 눈발이라도 조금 날리면 좋았으련만...

 

 

 

 

 

 

 


 

 


 

추수감사절 디너... 목요일과 금요일 두번이나 터키를 먹고

다음날은 필라델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 떨어진 곳,

Delaware River의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Pocono Mountains라는 곳의 리조트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는

강 가로 나갔습니다.

 

 

 

 

 



 

 


 

 



델라웨어 강물을 보니 트리오가 렌즈를 누르느라 또 정신이 없었습니다.

물 위에 비친 반영을 찍다보니 자꾸만 반토막 나는 사진이 되는 것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번에는 카톡을 날렸습니다. 셈한테...

 

 

고맙게도 금방 주신 답...

경우에 따라서는 황금률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받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펼쳐진 정경을 렌즈에 담았습니다.

 

 

 

 

 



 

 

 

강물이 소리없이, 조용히, 천천히 흐르기 때문인지

강 가의 물이 제법 얼 정도의 추위였는데 그래도 사위의 두터운 파카를 빌려입고

털 목도리를 두르고 털부츠까지...중무장을 했기 때문인지 그다지 추운 줄은 몰랐지만

반토막난 장갑 사이로 삐죽이 나온 손가락은 몹시 시러웠습니다.

 

 


 

 



 

 


강 가에 살얼음 조각만 보아도 겨울 기분이 나서 좋아하는 트리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같습니다.  이 나이에...

추위도 불사하는 미친 존재감... ㅎㅎ

 



 

 

 

 

다음 날 아침 새벽에 다시 강 가로 달려갔습니다.

어제 저녁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트리오를 맞이하는 강물...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순간 순간 너무나 많은 것을 놓쳐버리고 지내고 있는 것같습니다.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을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프라하에 가면 체코의 젖줄 블타바(몰다우)강이 아름답게 시내를 흐르고 있습니다.

체코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에서

제 2곡 '몰다우강 Die Moldau'입니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의 연주입니다.

프라하 시내를 걷다보면 어디에서나 들리는 음악입니다.

 

 

고운님들, 귀하게 써주시는 댓글에 일일이 답글 못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리오

 

 

*****

 

 


magnolia

사진이 정말좋은대요. 언제고 전시회 한번 하셔야 할것같아요.
한적한 초겨울의 운치를 느낌니다. 얼마전 이시를 처음 읽고 좋아서
스크랩 해놓았었는데...여기서 다시한번 읽고 감니다. 건강하세요 ! 2013/12/04 22:17:23  


TRUDY

추운데 사서 고생 하셨군요.

몰다운 강, 관광객들이 넘처나던 강, 기독교적인 동상들이 다리 양쪽으로
우뚝 그리고 셀수없이 많았던 강, 다리위에서 바라보면 확연히 다른 좌우측의 두 구,신도시 풍경.
체코 사람들 참 불친절 하더라구요. 공산국가의 열등의식 같은걸 느겼달까
100$짜리 확불 갔는데 현미경 같은걸루 꼼꼼히 보더니 결국은 안 바꿔주었어요.
북한에서 counterfeit이 많이 들어 오는가 한참 후 이해되긴 했지만
기차역에서 어처구니없이 불친절하던 티켓팔던 직원, 아른다운 풍경에 비해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한참 뒤 떨어지는 걸 느꼈죠. 주변국가의 여향을 받아서 인가
음악도 귀를 간지럽힙니다.

무엇엔가 푹 빠져지낼 때가 인생의 전성기가 아닌가 싶어요.
나이와 상관없이..

 2013/12/05 00:07:10  


Anne

사진이...
다 좋습니다 ^^
특히 마지막 사진.
눈을 확 끕니다.

저 끝에 가 보고 싶어라  2013/12/05 08:21:57  


나를 찾으며...

추위쯤이야..뭐 ..대수랴~~시며 열정이 넘쳐나시는 trio님..ㅎㅎ
사진의 셔트 스피드감이 참 좋은 듯 해요.
비친 반영또한 좋구요.

전 왜 이 강이름에서 버지니아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이 생각나는지요.꺅!!
암튼,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과 trio님께서 강을 바라보는 시선이
딱~!
어울린다는 느낌요!ㅎㅎㅎ 2013/12/05 09:46:58  


흙둔지

이럴 때는 광각렌즈가 답일텐데요...
그것도 11mm의 초광각렌즈면 더 좋았을텐데요...
 2013/12/06 05: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