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복(福)인지...2주 전 필리에 다녀온지 닷세만에 다시 워싱톤 DC에 잠간 다녀왔습니다.
아주 오랫만에 가 보는 미국의 수도...
볼 것도 많은데...사진 찍고 싶은 곳도 많은데... 2박 3일의 일정이니...
더구나 일기가 흐리고 비가 오더니..진눈개비가 오더니...다시 함박눈도 내리고...
토요일 오후에 시작된 막내딸의 친구 결혼식은 밤이 깊어서야 연회가 끝나고
호텔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눕혔는데도 새벽에 여전히 잠이 깨어 밖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얼른 주섬주섬 챙겨서 내려가 택시를 잡아타고
링컨 기념관이 있는 곳에 내려 달라고 했습니다.
어제도 갔었는데..... 어제는 렌즈를 다 가지고 가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개의 카메라 렌즈가 들어있는 가방까지 끌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 못하고 끌고 다니거든요. ㅋㅋ
링컨 기념관이 있는 곳에 내리니 진눈개비같은 것이 아주 조금씩 내리는 듯하더니
한국전쟁기념비들이 있는 곳을 지나 포토맥 강변에 다달았을 때는
진눈개비가 제법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이왕 내리려면 함박눈이나 내릴 것이지...
진눈개비는 비나 다름이 없어서 내리면서 금방 물로 변해버려서
머리도, 옷도, 목도리도, 신발도 젖고 렌즈가방 마저 젖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잡혀 갔을 때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라는 시편 137편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트리오가 무슨 포로로 잡혀와 있는 것도 아닌데... ㅋㅋ
그렇게 진눈개비를 맞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핑게김에 왠지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무슨 사연이? 무슨 까닭이? 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때의 눈물은 오랫만에 만난 진눈깨비 때문이었는지...
흐르는 눈물이야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요.
그냥 울고 싶으면 우는 것이지...
이브처럼 핑게를 대는 트리오입니다.
강변에서 찍은 사진이나 몇장 골라서 올리려고 하니까
갑자기, 뜬금없이, 최희준님의 <철새>라는 노래가
오랫만에, 정말로 너무나 오랫만에 생각이 나네요.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요즘 자꾸만 엉뚱한 기억이 나네요.
이곳에서도 한국의 젊은 가수들이 재해석하여 부르는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엊그제도 신승훈 노래를 하더군요.
신승훈이야 아직 젊은 가수인데...
혹시 최희준님의 노래는 <불후의 명곡>에 나오지 않았는지요?
꼭 클래식 음악만 불후의 명곡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다만 대중음악이 한 세대를 지나고 나면 동감하는 세대가 지나가 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중음악일지라도 지금 들어도 좋으면 불후의 명곡이겠지요?
가수 최희준... 언제 때 사람인데 행여나, 혹시 돌아가시지는 않았는지...
궁금하여 검색해 보니 1936년 생, 그러니까 만 77세....
아직 건강하실 수도 있고 아니면 건강이 안 좋으실 수도 있겠네요.
가을이 지나고 겨을이 오니까 이 노래가 정말로 뜬금없이 생각이 났습니다..
당시 그래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출신의 지성적인 가수로 유명했지요.
나중에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지요?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평준화된다는 진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학력, 재력, 능력, 미모, 또 뭐가 있나요? 다 평준화가 되버린다는 것...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는 몰라도.... 참 그럴듯한 말이지요.
하기사 평준화가 되다 못해 흙으로 변해버릴 인생인데
뭐가 그리도 안타까워 울고 불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못 말리는 트리오가 또 이렇게 뜬금없는 짓을 합니다.
"우리가 바벨론 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 중의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이는 우리를 사로잡은 자가 거기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며 우리를 황폐케한 자가 기쁨을 청하고
자기들을 위하여 시온 노래 중 하나를 노래하라 함이로다
우리가 이방에 있어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꼬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 재주를 잊을지로다
내가 예루살렘을 기억지 아니하거나 내가 너를 나의 제일 즐거워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아니할진대 내 혀가 내 입천장에 붙을지로다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해 받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저희 말이 훼파 하라 훼파하라 그 기초까지 훼파하라 하였나이다
여자같은 멸망할 바벨론아 네가 우리에게 행한 대로 네게 갚는 자가 유복하리로다
네 어린 것들을 반석에 메어치는 자는 유복하리로다."
(구약성경 시편 137편)
비록 바벨론에 잡혀가서 떠나온 나라를 그리워하며 바벨론 강가에서 울었던 이스라엘민족이지만
마지막 구절..."네 어린 것들을 반석에 메어치는 자는 유복하리로다."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성경을 잘 모르는 트리오이지만 여기에서의 반석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고
자녀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정도로 해석해야 할 것같습니다.
비록 이방에서 살고 있지만 자녀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교육하려고 노력하였고
적어도 자녀들에게 풍부한 재산을 남겨주지는 못할 지언정
신앙을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살아온 세월들...
최희준님의 노래가 적당한 것이 없어서
조용필이 부른 것을 올립니다.
|
|
|
'사진!너때문이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Alone... 오레곤의 바닷가 (0) | 2014.01.10 |
---|---|
새해인사... 생일 (0) | 2014.01.04 |
<가을편지> 필라델피아에서 (0) | 2013.12.06 |
델라웨어 강 가에서 (0) | 2013.12.04 |
가지 않은 길...(샌프란2) (0) | 2013.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