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한국에서는 4월에나 피기 때문에
목련하면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는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의 '사월의 노래'와 함께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생각나는 꽃이지만
이곳 남가주에서는 1월이 되면 목련 꽃이 피기 시작하여
2월이 되면 벌써 져버린답니다.
이곳에서 목련이 필 무렵이면 언제나 설날 즈음인지라
목련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던 친정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목련 중에서 자목련은 그리 흔하지 않은 꽃인데
오늘 아침에 목련꽃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자목련을...
벌써 꽃잎이 지기 시작하고 꽃잎새에 파란 잎들이 돋아 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목련이 필 무렵이면 언제나 설날 즈음인지라
목련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던 친정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설날... 잘 지내셨지요?
Trio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