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하이델베르그에서 만난 첫사랑 아내에게...

후조 2016. 10. 29. 03:57


하이델베르그에서 만난 첫사랑 아내에게 바친  보로딘의 현악4중주 제 2번 D장조

 



 




Borodin의 String Quartet No.2 in D major



음악의 유래나 작곡자에 대해서 모른다고 해도

아름다운 음악은 우리의 지친 영혼에 싱그럽고 청신한 활력을 넣어 주고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여 주며 저 멀리 푸르른 강물이 보이는 곳을 꿈꾸게 합니다.

 

젊은 날에 사랑하여 결혼한 아내...

보로딘은 대학 교수로 성실한 사람이었지만

주위에 여성들이 많이 있었는지

병약한 아내의 애를 좀 태웠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 아내를 위하여

속죄하듯, 또는 다시 사랑을 고백하듯 작곡한 곡...

 

지금 흐르는 이 음악...보로딘의 현악 4중주 제2번, D장조, 제3악장...녹턴...

작곡자 보로딘의 아내에 대한 사랑의 세레나데입니다.

(제3악장이 끝나면 전곡이 이어집니다.)



 


하이델베르크의 古城


 

러시아의 작곡가 알렉산드르 포르피리예비치 보로딘(1833-1887)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클래식음악 애호가라면 그 이름쯤은 알고 있지않을까...


 

 

Alexander Porfiryevitch  Borodin, 1833~1887

(image from web)



 

상트 페테르부르크 (St. Petersburg)에서

그루지야의 귀족 루카 게데바니슈빌리의 사생아로 태어난 보로딘...

 

그의 어머니는 그를 농노의 아들로 호적을 올렸다고 하는데...그래도 그는

어려서 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고 피아노 레슨도 받았고...

 

그러나 대학은 의과대학에 들어가 화학을 전공하여

알데하이드의 연구 등 화학자로서의 업적으로도 유명합니다.

 

1863년, 30세가 되어서야 밀리 발라키레프를 사사하므로

작곡을 정식으로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화학을 전공하면서

"일요일 작곡가"이었기 때문에 많은 곡을 작곡하지는 않았지만

교향곡 1번과 2번, 오페라(이고리왕자), 현악4중주곡 1번과 2번,

가곡과 피아노 소품 등을 남기었습니다.

 

그가 "황태자의 첫사랑"의 본고장 하이델베르크에

화학을 공부하기 위하여 유학을 갔을 때 만난

피아니스트 에카테리나(Ekaterina Protopopova)....

그녀는 폐결핵을 치료차 그곳에 와 있었고...

같은 나라에서 온 두 남녀가 같은 건물에 하숙을 하고 있었으니...



 

 

하이델베르크 대학 캠퍼스 (2015)



 

보로딘은 그녀를 만나 화학연구보다는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에카테리나는 보로딘에게 쇼팡, 리스트, 슈만 등의 음악을 피아노로 들려주었고...

음악회에 같이 다니는 등..그들의 관계는 무르익었습니다.

 

보로딘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에카테리나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는 화학연구와 작곡...두 가지 일에 열중하면서도

타고난 바람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말대로 새로운 여인에게서 창작의 영감(?)을 얻으려고

끈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났다고 하니

몸도 약한 에카테리나...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였을까...

 

분방한 여성들과의 교제 속에서도 영원한 사랑은 부인 에카테리나 뿐이었다고 하며

1881년 8월에, 48세의 보로딘이 그의 아내를 위해 작곡했다는 현악4중주 2번 D장조,

그 중에서도 3악장 "녹턴(Nocturne)"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면

보로딘의 아내를 향한 젊은 날의 사랑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기만 합니다.








보로딘과 에카테리나가 처음으로 만났던 하이델베르크를 흐르는 네카르강입니다.

에카테리나는 젊은 시절의 보로딘에게는 "음악의 요정"...

그들은 古城을 흐르는 이강물을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였을텐데...





보로딘 작곡 현악4중 제2번 제3악장 '녹턴'

이 음악을 들을 때면 언제나 가고 싶어 꿈 꾸던 하이델베르크..

2014년에 다녀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