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움의 음악정원 카페에는 참으로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있는 것같습니다.
얼마 전부터 4000장 이상의 소장하고 있는 음반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귀한 음악을 올려주시는 보월산방도사님을 아이디가 길어서 저는 그냥 '도사'님이라고 부릅니다.
더우기 음악의 도사님이기에 더 어울리는 아이디같습니다. ㅎ
그 분의 포스팅을 보면서 미쳐 기억하지 못하거나, 알지도 못하는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최근에서 어느 음악실에서 조촐하게 나마 음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소식입니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고 참석하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얼마 전에 많은 테너 성악가들이 부른 쿠르티스(Ernesto De Curtis)가 작곡한 이태리 가곡,
"너는 울지 않고 Tu ca' nun chiagne"를 미국의 전설적인 성악가 리차드 터커의 음반으로 소개하셨는데
이 노래 "너는 울지 않고 "를 들으니 또 큰언니 생각에 마음이 울컥하였습니다.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어린 시절, 당시에야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들었던 노래들...
'코메벨 라 눈타 냐스타 노테... ' '카타리 카타리...' '오 돌치 바치 오 란구이 카레체..' 등을
어찌나 구성지게 부르셨는지 지울래야 지워지지 않는 큰언니의 모습이 떠 올랐기 때문입니다.
모든 장르의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여 음악회 다니시는 것을 즐기시며
많은 음반과 좋은 오디오를 가지고 있고 감성이 풍부하셔서 글을 쓰시며 독서를 즐기시는 언니를
친구들은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 Romanticist'라고 부를 정도로 멋진 언니지요.
그러나 세월이 참으로 야속하기만 합니다.
음악회에 가시기 위해 차려 입으시면 우아하고 아름답던 언니도
8순을 넘긴 나이 앞에서는 허망하게 무너지고 계시네요.
수년 전 대장암 수술과 디스크로 인해서 불편한 몸이 되다 보니
그렇게 좋아하시던 음악회 참석을 이제는 더 이상 접을 수 밖에 없고
반세기 이상 함께 하셨던 형부를 2년 전에 보내시고 작년에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시면서
수 많은 음반과 오디오는 어머니의 감성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큰 아들에게 전수하셨다고 하는데
온통 책꽃이로 둘러져 있는 벽마다 잔뜩 쌓여있던 그 많은 책들은 다 어떻게 하셨는지...
지난 번 서울에 갔을 때 온통 음반과 책들로 쌓여있는 언니 집이 너무나 답답하여 이제는 좀 치우라고,
죽을 때 다 가져갈 거냐고 신경질만 내던 저는 참으로 못된 동생인데 그래도
이렇게 오페라 아리아나 이태리 가곡들을 들을 때면 언제나 큰언니 생각에 마음이 절절해집니다.
Richard Tucker (image from internet)
1월 8일은 전설적인 미국의 테너 리차드 터커 Richard Tucker (1913. 8.28 - 1975. 1. 8)가 42년 전
바리톤 로버트 메릴 Robert Merrill과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하던 중 미시간 주 Kalamazoo에서
저녁 공연을 앞 두고 공연장에서 잠시 쉬고 있다가 심장마비로 삶을 마감한 날입니다.
향년 62세... 조금 안타까운 나이이지만 그래도 무대에서 공연하는 중에 생을 마감했으니
그의 음악인생에 후회는 없을 것같습니다.
그의 장례식은 유일하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무대에서 치뤄졌다고 하고
뉴욕시는 링컨센터 인근 공원을 Tucker Square라고 지정하였고 그곳에 그의 동상이 있다고 합니다.
다음에 뉴욕에 가면 꼭 찾아가 보아야 겠습니다.
그런데 그의 삶이 62년의 짧은 생애로 끝난 것이 아니고 더욱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죽은 후 미망인과 아들들, 동료들과 친구들이 리차드 터커 음악재단 Richard Tucker Music Foundation을 설립하여
매년 오디션을 통하여 젊은 성악가들을 발굴하여 상금 Richard Tucker Award을 지급하며
지난 1978년부터 매년 열리는 Richard Tucker Gala Concert에는 그 해에 뽑힌 성악가는 물론
그동안 상금을 수여받은 많은 선배 성악가들과 함께 카네기 홀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네요.
2016년 10월 30일 카네기 홀에서 열린 Richard Tucker Opera Gala Concert를 소개하는 동영상입니다.
2016년 Richard Tucker Award Winner인 Tamara Wilson과 함께 많은 다른 선배들이 참석한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이네요.
그는 갔지만 음악재단을 만들어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리차드 터커 Richard Tucker...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영원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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