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의 첼리스트와 알비노니의 "Adagio in D minor"
Vedran Smailovic의 모습입니다.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현장에서 낡은 연미복을 입고 연주를 하는 스마일로비치,
금방 울 것만 같은 그의 암울한 표정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사진은 Wikipedia에서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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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터에서는 수많은 군인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도
참으로 아깝고 귀한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 전쟁과 그리고 전쟁 때 죽었던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버리고 악한 자들은 또 전쟁을 일으킵니다.
유고연방 탈퇴를 선언한 뒤 내전에 휘말린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
연방탈퇴를 반대하는 세르비아계 민병대가 1992년 5월 27일 오후 4시,
여러개의 박격포탄을 바세 미스키나의 시장 뒤쪽에 있는 제과점 앞에 쏘아 떨어뜨렸습니다.
전쟁 중이라 빵을 구하기도 어려운 때 였는데 마침 그 제과점은 밀가루를
배급받는 몇 안되는 제과점 중의 하나였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빵을 사려고 줄을 지어 서 있다가
그들 중 무고한 시민 22명이 죽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근처에 살던 첼리스트 한 사람이 그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부터
오후 4시만 되면 낡은 연주복을 입고 파괴된 건물에 나와
토마소 알비노니(Tomaso Albinoni)의 <아다지오 G단조>를
22명의 죽은 영혼을 위해 22일 동안 연주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라예보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였는데
전쟁 때문에 직장을 잃고 있었던 베드란 스마일로비치(Vedran Smailovic)였습니다.
원래 이 곡은 1945년 세계 제 2차 대전 중에 폭격 당한 드레스덴의 음악도서관의 잔해 속에서
알비노니의 트리오 소나타의 느린 악장이 발견되었는데
이테리의 음악학자 Remo Giazotto가 까맣게 탄 필사본 파편들을 가지고
복원해서 1958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이태리의 작곡가인 토마소 알비노니(1671-1759)의 다른 작품과 닮은 구석이 거의 없다고
음악학자들은 말하고 있지만 지금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때문에 연주자들이 애호하는 곡입니다.
더우기 이 곡이 폭격당한 음악도서관의 잔해 속에서 발견된 필사본의 일부분을 가지고 복원된 곡이기에
스마일로비치는 폭격당한 현장에서 무고히 죽은 자들을 위하여 이 곡을 연주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을 뉴스로 전해들은 캐나다의 소설가 스티븐 갤러웨이는
이 사건을 소재로하여 소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발간하였습니다.
워싱톤 포스트지는
"이 우아한 소설을 통해 스티븐 갤러웨이는 전쟁의 야만성과 이를 치유하는 음악의 힘을 그려냈다.
잊을 수 없는 이미지, 가슴을 치는 간명함으로 직조된 이 작은 책은
거대한 절망에 맞선 인간 정신의 승리를 소리 높이 말하고 있다"는 평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와일드(David Wilde)는 이 소식을 뉴스로 듣고
무반주 첼로곡,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The Cellist of Sarajevo - A Lament in Rondo Form for Solo Cello, Op. 12) 라는 곡을 발표하여
1994년 4월 영국의 멘체스터에서 열린 International Cello Festival에서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로 하여금 초연을 하게 하였습니다.
요요마가 연주를 끝낸 후 그곳에 참석하였던 낡은 가죽 쟈켓을 입은 초라한 모습의 스마일로비치를
무대 위로 나오게 하여 그들은 서로 껴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물론 객석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는 것을 가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스마일로비치는 현재 북아이랜드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하지만
음악은 그 슬픔을 딛고 일어나게 하는
사랑과 희망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Dominic Miller "Adagio in G Minor" By Albinoni
기타로 연주한 것도 멋있네요.
Il Divo(남성사중창단)가 부른 것도 있네요.
2011/01/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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