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자녀에게 첼로를 가르치세요? 첼로 부셔먹은 이야기...

후조 2011. 1. 21. 02:01

 

자녀들에게 첼로를 가르치시나요?

 

첼로를 부셔 먹은 이야기입니다.





마르크 샤갈의 그림 "첼로 연주자"

 

 

 

악기를 가지고 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되지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 마가 뉴욕에서 택시에

자기의 첼로를 두고 내렸던 에피소드도 있고 (물론 찾았지만)

몇년 전 은퇴한 LA Philharmonic 수석 첼리스트인

론 레너드(Ronald Leonard)의 후임으로 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부 수석이었던 피터 스텀프가

LA Philharnonic의 수석 첼리스트로 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연주 후 자기 집에 들어가면서 첼로는 밖에다 놓고 들어가서

다음 날 아침에서야 첼로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되어

그 첼로를 찾느라 메스콤까지 동원이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첼로가 엘에이 필이 소유한 첼로였는데 그 당시

3백 50만불의 보험이 들어 있었던 사실이 잃어버리고 난 후에야 알려져서

첼로를 하는 사람들한테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아주 센세이션한 화제였습니다.

죄를 묻지 않고 무조건 가져 오거나 찾아 오는 사람에게 5만 불의 상금을 준다고 하여서

다행이 첼로는 찾게 되었지만 악기가 그렇게까지 비싼 것인가 하고

모두들 경악하였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 유명한 사람을 아니지만 딸에게 첼로를 가르치면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에피소드 1:  자동차로 밀어 버린 첼로

 

딸이 5살 때, 맨 처음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악기상에서 렌트해서 사용하다가

몇년 지난 후에야 처음으로 첼로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레슨을 가려고 차를 타려다가 집안에 두고 온 것이 생각이 나서

집에 다시 들어가면서 첼로를 차 뒤에 놓고 집안에서 들어갔다가

첼로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차를 타고 뒤로 나가는데 뭐가 우두둑..........

와! 첼로를 차로 밀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놀라서 첼로케이스를 열어보니 별다르게 부서진 것같지는 않았지만

악기상에 가져가보니 케이스는 물론 첼로의 뒷부분이 좀 부셔졌대요.

불과 2천불짜리 첼로여서 보험에도 들지 않았었는데

고치는 값은 천불이 들었고 첼로 가격(value)은 반값인 천불짜리가 되어버렸답니다.

물론 고친 후에 보험에 들었지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딱 맞는 케이스...

 

 

에피소드2: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고 떠나버린 첼로

 

딸이 중학교 다닐 때인가...

샌프란시스코 컨서버토리에서 무슨 오디션이 있어서

처음으로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에 보냈는데

(제가 같이 가지 않고 바이올린을 하는 친구랑 같이감)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딸이 전화를 해서 울고불고 야단이 났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렸는데

첼로는 내려주지 않은채 비행기가 오레곤으로 가버린거예요.

첼로는 비행기 안에 실어주지 않아요. (비행기 티켓을 사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므로 일반 케이스 위에 여행용 케이스를 또 입혀서

취급주의 딱지를 달아서 핸드케리를 부탁하면 짐과 같이 기계로

내리지 않고 공항직원이 직접 가져다 주지요.

그런데 비행기회사 부주의로 내려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지요.

 

다행히 첼로는 몇시간 기다린 끝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돌아왔고

같이 갔던 친구가 딸 이야기를 오디션하는 분들께 했기에

그들이 다른 사람들 오디션이 다 끝나고 나서도 몇시간 기다렸다가

오디션을 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오디션은 잘했는지 그 후에 샌프란시스코 컨서버토리에서 와서

공부하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그곳에 가지는 않았습니다.

 

 

에피소드3:  목이 부러져 돌아 온 첼로

 

고등학교 11학년 때였던 것같은데

이번에는 뉴욕으로 무슨 오디션을 하러 갔었습니다.

오디션을 잘 마치고 딸이 돌아왔는데 첼로가 또 오지 않았어요.

비행기 표가 좀 싼 것이라 갈아타는 비행기였던 것같아요.

그리고 비행기표를 하나 더 사기가 아까워서 또 핸드케리로 짐에 넣었지요.

비행기 회사에서 조회해 보니 비행기를 갈아 탈 때 첼로가 타지를 않았기에

다음 날 비행기로 도착한다고 해서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첼로를 맞이하러

공항에 나갔습니다.

 

드디어 첼로가 도착하자

딸이 맨 먼저 케이스를 열어보니 첼로의 목이 부러져 있는 거예요.

얼마나 놀라고 기가 막힌지...

딸은 아예 첼로케이스를 열어놓은채 바닥에 주져 앉아 엉엉 울더군요. 

마치 교통사고난 자녀를 안고 우는 엄마와 같이...

그 첼로는 좀 비싼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첼로의 목은 쉽게 부러지는 것이고

첼로의 성능이나 value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하여 안심이 되었고

고치는 비용은 3천불이 들었습니다.

물론 보험에 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백불($100.00)만 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비행기회사에 claim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 후로는 비행기를 탈 때는 꼭 자리 하나를 더 사지요.

승객이름은 Miss Cello.

window seat이어야 하고 seat belt를 해야 한답니다.

 

5살 때 첼로를 시작할 때는 비행기 타고 다니면서 연주를 할거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첼로는 비행기 표를 사야 비행기 안에 들어가지,

그냥은 실어주지 않는다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줄 진작 알았더라면

첼로가 아닌 다른 악기, 가지고 다니기 쉬운 악기를 시킬 껄(?)......하고

후회해 보기도 합니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바보 엄마, 브라보!


 

 

 

Yo Yo Ma plays Gabriel's Oboe and the Falls of
Enrico Morricone with Roma Sinfonietta

(from youtube)

 

 

 2011/01/21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