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월트 휘트만
고뇌는 내가 갈아입는 옷 중 하나이니
나는 상처받은 사람에게 기분이 어떤지 묻지 않는다
나 스스로 그 상처받은 사람이 된다.
내 지팡이에 기대 바라볼 때
내 상처들은 검푸르게 변한다.
Song of Myself
Walt Whitman
.... Agonies are one of my changes of garments
I do not ask the wounded person how he feels,
I myself become the wounded person,
My hurts turn livid upon me
as I lean on a cane and observe....
*****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진정 그것이 되어야 합니다.
나무를 이해하려면 나무가 되어야 하고
바위를 이해하려면 바위가 되어야 합니다.
상처받은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 저이는 참 아프겠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사람을 오래 바라보고 나도 상처받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그의 외면의 모습이 아니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이 '될' 수 있는 사람만이 나를 알 수 있습니다.
남의 마음을 이해해야 나를 알고,
나를 알아야 당당하고 아름다운 '나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월트 휘트먼: 미국의 시인(1819-1892)
전통적인 시의 운율과 각운을 무시하고
일상의 언어와 자유로운 리듬을 구사한 시집 <풀잎 Leaves of Grass>은
미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민주주의, 평등주의, 동포애를 노래하며 미국 시에 새로운 전통을 세웠다.
위 시는 그의 대표적인 장시 <나의 노래>중 일부이다.
(장영희 교수의 영미시산책, <축복>에서 발췌했습니다.)
20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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