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곤의 친구이야기 중에 친구 남편이 <월든>의 작가 소로우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월든의 소로우를 좋아한다는 답글이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소로우같은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동경하는 삶이 아닐를지요.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분들이 은퇴하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소박하게 마지막 여생을 지내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늦게나마라도 그러한 삶을 살고 싶어지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우리들이 꿈인데...그
것 조차도 이루지 못하고 마는 것이 인생인 것같습니다.
제 글이지만 월든폰드에 갔었던 여행이야기를 다시 들쳐보았습니다.
조블과 음악정원에 있는...
많은 블로거님들이 좋은 댓글을 주셨지만
오늘 아침 음악정원에서 만난 타샤라는 분의 댓글을 다시 읽으니 눈물이 납니다.
음악을 전공한 타샤님이 음악도 전공하지 않은 제가 올리는 어줍잖은 음악기행 포스팅이
너무 좋다고 하면서 우리는 온라인에서지만 아주 친해졌습니다.
타샤님은 서울음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가서 공부하고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럽에서 활동하다가
캐나다 뱅쿠버에 딸과 함께 살면서 후두암을 투병한다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꽃을 보낸 적도 있고...
그 후 수술이 잘 되어서 서울에 나간다고 하면서
저한테도 서울에서 만나고 싶다는 메세지를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소식이 끊어져...저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서울에 나가기 위해 동부에 있는 언니집에 방문하였을 때
병이 악화되어 서울에도 나가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갔다는 소식을
한참 후에야 음악정원의 어느 회원님한테 듣고
마음이 너무나 아팠었습니다.
아까운 나이인데...
음원에 있는 제 포스팅에 달린 타샤님의 댓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절대 제 자랑이 아니라... 타샤님이 너무나 그리워서...
첼로님은요~~~ 참 아깝다는 생각입니다!...이렇게 우리들만 만나기에는...!
물론 조선닷컴에 글을 올리고 계시지만...
그보다는...더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어떤 곳에서 일해보심 어떨까?!...하는 마음 늘 갖게 합니다.
첼로님 특유의 나긋나긋한 친절한 안내에 느리게 느리게... 어떤 서두름도 없이...저절로 편해지는 여행...
"사진 속의 시간은 서부 시간이라 3시간을 더해야 합니다...
사진기의 시간 조절을 미쳐 하지 못했습니다.."
아~ 첼로님..저는 소로우 보다.. 월든 보다... 첼로님 이 말씀에 더 반합니다!..
읽는 사람 헤아리시는 이 배려 가득한 말씀 ... 놓칠수 없는 사랑스러운 말이었답니다!
법정스님이 왜 월든을 첫번째로 꼽으셨는지 알것 같습니다.
소로우의 삶의 자세가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많이 닮아 있음을...
아무것도 안가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갖겠다는...!
베토벤의 황제 2악장 ... 건반을 터치하는 것을 듣고 있자면..
마치 어느 손가락이 제 몸을 하나하나 차례로 터치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제 몸의 감각들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 하나하나 깨어나 천천히 춤을 추지요 ~~~~!
아름다움 속에 머물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이 ~ 많이 ~~ ^^
제가 이 기쁨을 놓칠뻔 했었죠.. 참 ! 어리석게도...
황제의 삶과.. 소로우의 삶..
극과 극의 삶이지만...
황제도 어쩜.. 소로우의 삶을 동경하지는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사랑하는 타샤 드림 ...
(2011년 3월 3일의 댓글이었습니다.)
*****
<월든>의 작가 Henry David Thoreau(1817-1862),
이 사람에게 왜 이런 족쇄가...
법정스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1주기를 지냈습니다.
그 분의 "내가 사랑하는 책들" 50권의 목록 중에 제일 첫번째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입니다.
소로우가 통나무집을 짓고 2년 2개월 동안 살았다는 월든 폰드,
그 월든 폰드(Walden Pond)를 지난 여름에 찾아갔었습니다.
미 동북부 마사추세츠주의 콩코드(Concord), 월든 호수가 있는
공원(Walden Pond State Reservation)에 그가 살았던 통나무 집이 재현되어 있고
그 통나무 집 앞에는 위와 같은 족쇄가 채워진 그의 동상이 있었습니다.
동상의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시멘트 위에 세운 동상을 훔쳐갈 정도의 도둑이라면 이 정도의 족쇄는
쉽게 끊고 가져갈 수도 있을텐데 도난 방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인두세 거부로 하루동안 투옥 당한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가 세속적인 성공을 외면하고 스스로 소박하고 원시적인 생활을 체험하며 남긴 글들이
160 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하고 있는데
그를 기념하는 동상에 이렇게 족쇄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미국의 작가 E. B. White(1899-1985)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우리의 대학들이 현명하다면 졸업하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졸업장과 더불어, 아니 졸업장 대신 <월든>을 한 권씩 주어 내 보낼 것이다."
이토록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저서 <월든>은 문명의 이기에 휘둘리지 않는
살아있는 양심을 일깨우고 있는데 족쇄가 채워진 소로우의 동상...
공원의 사무실이 열려 있었다면 들어가서 물어보았을텐데
너무 이른 아침에 도착해서 아직 사무실 문이 열려있지 않았습니다.
Walden Pond, Concord, MA
호수는 생각보다는 작아서 Lake 라고 하지 않고 Pond 라고 하는 것같습니다.
"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하여 꿈을 꾼 것이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소로우의 저서 <월든>에서-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콩코드에서 태어나
4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콩코드에서 생을 마감한 미국의 철학자, 시인, 수필가,
자연주의자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소로우가 콩코드의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집을 손수 짓고
2년 2개월간(1845. 7. 4. - 1847. 9. 6) 살았다는 오두막집을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소로우가 이 집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월든>이라는 책이
1854년에 출간되었고 이 책으로 말미암아 그는 오늘날 불후의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이 오두막을 찾아가기 위해 새벽부터 로드아일랜드의 웨이크필드(Wakefield, Rhode Island)에서
70여 마일을 달리면서 오두막이 호숫가 숲 속 깊은 곳에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트레일을 따라 적어도 1/2마일이나 1마일 정도 걸을 각오를 했었는데
의외로 호수 입구의 주차장 바로 옆에 오두막이 있어서
그가 세속을 떠나 살고 싶어했던 그의 의도와는 달리 찾아오는 사람들만을
의식한 듯하여 실망스러웠습니다.
원래의 집은 이곳에서 약 1.5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책 <월든>에서 이 집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해 놓았기때문에,
심지어는 비용까지, 이 집을 재현해 놓을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래 글씨가 적힌 사진들은 그의 책에 있는 내용들을
통나무 집 안의 벽에 걸어 놓은 것을 찍은 것입니다.
사진 속의 시간은 서부시간이라 3시간을 더 해야 합니다.
사진기의 시간 조절을 미쳐 하지 못했거든요.
침대 위에 놓인 플릇(Flute)은 그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했는지를 짐작케합니다.
그가 집을 지으면서 들어간 비용을 이렇게 세세하게 기록한 것을 보면
외딴 곳에서 살았다고 해서 그가 비현실적인 사람은 아니었나 봅니다.
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에 감사하고 많이 가지면 가질 수록 더 가난하게 된다는 그의 철학이
물질 만능의 오늘날의 세대에도 많은 공감을 일으키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물질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작은 방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하여, 즉 자신(?)을 위하여, 두개의 의자는 친구를 위하여,
그리고 세개의 의자는 교제(society)를 위하여...
(One for solitue, two for friendship, three for society)
one for solitude"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나도 "고독을 위한 의자"를 하나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자신 만을 위한 의자, 그 의자에 앉아 생각하고, 독서하고, 음악 듣고...
아, 생각만 해도 작은 행복이 가슴에 넘치는 것같습니다.
"벽난로는 온 집에 불타는 장작 냄새를 맡게하고 방을 따뜻하게 하지만
불은 보이지 않아서 마치 친구를 잃어버린 느낌을 갖게 합니다.
불 속에서 항상 그 친구의 얼굴이 보이는데..."
집에 돌아가서 겨울이 되면 벽난로에 불을 지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 속에서 잃어버린 친구의 얼굴도 찾고 그리운 고향도 찾고,
보고픈 어머니...그 모습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단칸방, 침대 하나, 창문 두개, 벽난로 하나, 의자는 세 개,
탁자 하나, 식기구 몇가지...
"선택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라고 했던가.....
"당신이 가장 부유할 때 당신의 삶은 가장 빈곤하게 보인다."
"나의 이웃 농부들에 대해 살펴보면 그들 대부분이 빌린 돈으로
전답을 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농부가 집을 장만하게 되었을 때에도
그는 그 집 때문에 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가난하게 될 수 있다.
집이 그를 소유하는 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소로우는 생전에 자신의 저술로 어떤 경제적인 성공이나 명성을 얻지 못했지만
월든 호숫가에서 통나무 집을 짓고 생활한 2년 2개월간의 경험을 기록한
그의 책 <월든>은 19세기에 쓰여진 가장 중요한 책들 중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생각이 깊었으며 아름다운 콩코드에서 태어난 것을 무엇보다 큰 행운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부와 명성을 쫓는 화려한 생활을 따르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형과 함께 진보적인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기도 했고 엘렌 슈엘에게 청혼을 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부모의 반대로 결혼은 하지 못했습니다.
인두세 납부 거부로 하루동안 투옥도 당했고 후에는 노예 해방운동에
헌신하였다가 4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임종을 지켜 본 어떤 사람이
"그처럼 행복한 죽음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 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숲과 자연을 즐기며 호수에서 수영과 보트, 낚시 등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아침 9시가 되기도 전부터 이렇게 수영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소로우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였고
수영을 하러 가기에 여념이 없는듯 보였습니다.
"숲에 들어와 사는 생활의 한가지 큰 매력은 봄이 오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와 기회를 갖게 된 점이었다.
호수의 얼음은 마침내 벌집 모양이 되기 시작했으며
그 위를 걷노라면 구두 굽의 자국이 생겼다."
"봄이 오는 첫 징조를 나는 주의 깊게 살펴 본다.
혹시 다시 돌아온 어느 새의 노래소리나 줄무늬 다람쥐의 찍찍거리는 소리라도
들려오지 않나 귀를 기울여본다. 다람쥐도 지금쯤은 겨울 식량이 다 떨어졌으리라."
"3월 13일, 이미 유리울새와 노래참새와 티티새의 울음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수의 얼음은 아직도 거의 1피트 두께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구의 표면에서 호수처럼 아름답고 순수하면서 커다란 것은 없으리라.
하늘의 물, 그것은 울타리가 필요없다. 수 많은 민족들이 오고 갔지만
그것은 둘로 깰 수 없는 거울이다. 그 거울의 수은은
영원히 달아 없어지지 않으며 그것의 도금을 자연은 늘 손질해 준다.
어떤 폭퐁이나 먼지도 그 깨끗한 표면을 흐리게 할 수는 없다.
호수의 거울에 나타난 불순물은 그 곳에 가라 앉거나 태양의 아지랑이 같은 솔이,
그 너무나도 가벼운 마른 걸레가 쓸어주고 털어준다."
"샐비어 같은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어라.
옷이든 친구이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헌 옷은 뒤집어서 다시 짓고 옛 친구들에게로 돌아가라.
사물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나는 혼자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1년에 약 6주 정도 일함으로써
모든 생계를 벌 수 있었다. 덕분에 겨울 내내 그리고 여름의 대부분을
일하지 않고 자유롭게 공부하며 지낼 수 있었다."
"남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도 힘들지만 북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노예 감독일 때이다."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두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 동이 트는 것이다. 동이 틀 날은 또 있다.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
"뉴스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 것을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 색갈의 글은 <월든>에서)
가장 소박한 삶을 산 소로우를 이야기 하면서
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No. 5 <황제>가 듣고 싶어졌는지...
짐머만이 연주합니다.
황제의 삶과 소로우의 삶...궁극적으로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
짐머만(Krystian Zimerman, 1956 - )은 폴란드 태생의 피아니스트로
낭만주의 음악의 연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연주하는 곳마다 자신의 그랜드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물론 분해와 조립, 투닝 기술자와 트럭운전수도 함께....
그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
짐머만이 연주하는 2악장만은 따로 없어서 루빈스타인의 연주로 2악장을 올립니다.
타샤님은 하늘나라에서도 아름다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게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은 어떻게 지내는지...궁금하고... 마음이 아린 아침입니다.
오늘은 종일 황제의 삶과 소로우의 삶...생각하게 될 것같습니다.
트리오 (음원의 첼로)
2014/01/1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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