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프라하, 프라하의 봄...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후조 2011. 2. 20. 00:00

 

 

프라하, 프라하의 봄...

 

 

 


프라하의 도심을 흐르는 블타바(몰다우)강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동유럽의 파리", "북부의 로마"라고 일컬어지는 프라하는

히틀러가 은퇴 후 프라하에 와서 살 계획이어서 제 2차 세계 대전 중에도

프라하에 폭격하는 것을 금지시킨 덕분에 많은 건축물들을 가장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고 수 많은 첨탑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프라하"하면 먼저 "프라하의 봄"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프라하의 봄"을 이야기 하려니까 우리나라의 일제 식민지 시대가

생각나고 당시 나라를 잃은 비참한 민족의 현실을 노래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

(1901.5.9.-1943.4.25)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알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갑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프라하의 봄...
 
 
 


"프라하의 봄", "벨벳 혁명"의 중심지였던 바츨라프 광장

 

 

 

지구상의 어느 나라나 자유 민주화의 길은 길고도 어두웠던 것같습니다.

지금도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여러 국가들의 소요사태를 보고 있지만

구 소련 연맹의 공산 치하에 있던 동유럽의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같습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중에 나치 독일에 점령되었다가 1945년 소련에 의해

해방되어 그 소련 연방 체제에 있던 사회주의 국가, 체코슬로바키아...

 

1956년 소련 내에서 스탈린 격하 운동이 있은 후에도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스탈린주의자 노보트니 정권의 보수정책이 계속되었지만

한편으로 국민들의 민주 자유화의 열망은 점차 고조되어 갔으나

노보트니 정권은 이를 외면한 채 소련만을 추종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주 자유화의 실현을 위한 조직적인 운동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지식층이 중심이 되어 서서히 시작되었는데 마침내 1968년 1월

노보트니 당 제 1서기가 물러나고 개혁파의 둡체크가 당 제 1서기를,

체르니크가 수상을, 온건파 스보보다가 대통령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들 개혁파는 1968년 4월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중앙위원 총회에서

"인간의 얼굴를 가진 사회주의", 즉 민주 자유화 노선을 제창하는

강령을 채택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재판의 독립, 견고한 의회제도의 확립, 사전 검열제의 폐지,

민주적인 선거법 제도의 창설, 언론, 출판, 집회 자유 보장, 국외 여행 및

이주의 자유 보장, 경찰 정치의 부활저지, 경제계획의 추진,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동등한 권리에서의 연방 제도의 이행, 자주 독립에 대한 대외정책 추진 등입니다.

 

 

그러나 1968년 8월 20일,

 

소련은 이러한 체코사태가 동유럽 공산국가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여

이러한 체제 변화를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이탈"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불법으로 무력 침공을 감행하였습니다.

 

소련군을 비롯한 바르샤바 조약기구 5개국군 약 20만명을 동원하여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함으로써 이 자유화운동을 일시에 저지하고

개혁파 주도자들을 숙청하였으며 1969년4월 소련은 둡체크를 강제 해임시키고

후임 서기장에 후사크를 임명하였고 개혁파를 추종한 50여만 명의 당원을

제명 또는 숙청하므로 자유, 민주화를 갈망하던

"프라하의 봄"은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1968년 4월의 민주, 자유화를 위한 갈망을

역사는 "프라하의 봄:", 또는 "체코 사태"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후 20여년의 세월이 흘러 소련을 중심으로 동유럽권의 자유화 바람이 일기

시작하여 결국 1988년 고르바초프에 의해 소련의 개혁이 시작되고

체코슬로바키아도 같은 해 11월 민주세력 단체인 시민포럼이 중심이 되어

민주화 개혁 요구 시위가 대규모로 발생함에 따라 공산 정권이 퇴진하였고 

1988년에 시민 포럼의 지도자인 비공산주의자 바츨라프 하벨이

대통령에 취임하므로 프라하는 영원한 "프라하의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시민혁명을 "무혈혁명", 또는 "벨벳혁명"이라고 합니다.

 

그 후 1993년 1월 1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스로바키아로

나눠져서 오늘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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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음악축제...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의 첫날 연주가 열리는 오베츠니 돔

 

 

 

 

Prague Spring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www.prague-spring.net)

 

 

 

사실은 이 포스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체코의 역사적인 사건이 아니라

현재 체코 프라하에서 매년 열리는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입니다.

 

여름에는 세계 어디에서나 여름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음악가들 뿐만 아니라 음악 애호가들을 설레이게 하는데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는 매년 5월 12일에 시작하여 약 3주간 동안 열리는데

독일로부터 해방된 직후인 1946년에 창설된 독립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행사이기도 하며 체코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체코인들의 자존심인 봄의 음악축제입니다.

 

올해가 66회입니다.

 

 


블타바 강변에 있는 스메타나 박물관 앞에 있는 스메타나의 동상

 

 

 

 

시작하는 날이 5월 12일로 정해진 것은 5월 12일이

"체코의 국민 음악의 선구자", 또는 "체코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스메타나(Bedrich Smetana, 1924. 3. 2 - 1884. 5. 12.)의 서거일이므로

그의 서거일을 기념하여 매년 5월 12일에 개막을 합니다.

 

 

매년 5월 12일, 위대한 작곡가 베드리히 스메타나에 대한

국민들의 경의를 표현하는 의미에서 프라하의 시민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오베츠니 돔의 스메타나 홀에서 그의 교향시 <나의 조국> 전 6곡을

연주함으로 시작되는데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여

화려한 스메타나 홀의 대통령 전용 발코니에서

관람하는 것이 관례라고 합니다.

 

이 음악축제는 공산 치하에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매년 외국의 유명한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초대되어 체코의 작곡가들인

스메타나, 드로브작, 야나체크 등의 음악을 주로 연주함으로

체코 음악에 대한 자긍심을 보여주는 대 음악축제입니다.

 

모든 연주들은 오베츠니 돔(스메타나 홀), 루돌피눔(드볼작 홀), 국립극장,

에스타데스 극장(아마데우스 촬영장소), 국립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

각각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주됩니다.

 

 

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서방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프라하는

많은 역사적인 관광 명소와 함께 "음악의 도시 프라하"라는 케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예술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 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시내의 거의 모든 성당,

박물관, 미술관에서도 연주가 있어서 시내를 걸으면서 관광을 하다가

지친 다리를 쉬게할 겸, 아무 때나 쉽게 들어가 연주를 즐길 수 있는 프라하,

프라하는 참으로 음악의 도시였습니다.

 

 

 

 

 

 

 

 

프라하에 가면 체코의 젖줄 블타바(몰다우)강이 아름답게 시내를 흐르고 있습니다.

체코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작곡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에서

제 2곡 '몰다우강 Die Moldau'입니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의 연주입니다.

프라하 시내를 걷다보면 어디에서나 들리는 음악입니다.

http://blog.chosun.com/triocavatina/5328174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사슴의 정원

트리오님 음악, 여행 말고는 아시는 것이 없다고 겸손의 말씀을 하시더니

지금 이집트 사태 만큼이나 당시 충격을 주었던 프라하의 봄을 간결히 정리하여 주셨습니다.

몰다우와 같은 동구의 정서가 넘치는 곡이 정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받지요.

계속 건필하시면서 좋은 글과 사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2011/02/20 03:25:49  


trio

님의 관심과 칭찬이 저를 춤추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요?) 합니다.
부끄럽고...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2011/02/20 03:41:05  


Celesta

역사를 돌이켜 보면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맞는듯 해요.

유럽에서 한 해 동안 수 많은 유명 음악패스티벌이 열리지만,
대다수의 패스티벌이 여름을 중심으로 한 전, 후로 열리기 때문에
아마도 프라하 봄 음악패스티벌이 유럽 음악축제의 화려한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파리의 4월도 그리 따뜻하지 않은데, 프라하는 좀 더 쌀쌀하겠지요?
그래도 꼭 한 번 참석해 보고 싶네요. ^^

오늘도 멋진 음악과 포스트 감사드려요. ^^

 2011/02/21 12: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