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우리는 Old Faithful Inn 숙소를 첵아웃을 하고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북쪽으로 천천히 한바퀴 돌면서
맘모스 핫 스프링스 테라스를 구경하고
솔트레이크 시티로 돌아갔습니다.
1만피트가 넘는 산봉우리들은 아직도 흰눈이 쌓여있고
1988년의 대화재로 인하여 산의 거의 1/3이 불에 탔었는데
많은 나무들이 까맣게 타버린 상흔이 아직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을 내려오면서 칙칙한 침엽수들 사이에
애기 침엽수들이 어느새 자랐는지 제법 그 키를 재고 있었습니다.
이 국립공원의 끝없이 펼쳐지는 대 평원에는
버팔로 (아메리칸 들소?)들과 곰, 사슴, 등 많은 야생동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곳이라 언제라도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내려가는 길에 들소들은 지천으로 널려있었고 다른 동물들도 만났는데
자주 만나게 되는 곰과 사슴을 한마리도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길 가에 많은 사람들이 망원렌즈를 낀 카메라를 세우고 조용히 서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까만색 새끼곰 두마리가 멀리 있어서 그런다고 합니다.
오지랍인 트리오도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나무 가지 사이로 멀리 있는 애기 곰을 분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이시나요?
까만색 애기곰 두 마리가?
나뭇 가지 사이에 있는 아주 어린 곰이라
도무지 카메라 앵글에 잡혀지지가 않아서 겨우 움직임을 보고
사진을 몇장 찍고 그나마 갈길이 바빠 차로 급하게 돌아가다가
길에 깔린 아주 작은 돌들이 미끄러워 앞으로 넘어져버렸습니다.
큰 렌즈를 낀 카메라를 목에 메고 있어서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카메라를 붙잡은 채 팔을 쭉 내밀고 납작 엎드러지게 넘어졌는데
넘어지는 순간에도 아차, 죽었구나 하고 크게 다치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양쪽 손과 얼굴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습니다.
아직은 운동신경이 건재하였는지...
다행이 카메라는 무사하고...휴....
카메라를 메고 다닐 때와 사진 찍을 때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사진사들의 사고사...이제야 조금 실감이 됩니다.
|
|
산에서 만난 동물들입니다.
들소는 자동차 곁에 아주 가깝게 지나갔습니다.
Old Faithful Inn을 나와 복쪽으로 올라 가다가 만나게 되는
맘모스 핫 스프링스 테라스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인데 마치 왕궁의 테라스와 같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었나 봅니다.
테라스의 이름도 여러가지 입니다.
클레오파트라 테라스, 오팔 테라스, 미네르바 테라스,
마운드 테라스, 주피터 테라스, 등등...
수많은 세월동안 지하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 흐르면서
유황이나 칼슘 등 온천물의 성분 때문에 지면이 다양한 색으로 변하여
이처럼 장관을 이루고 있는 대자연의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현장학습을 위해 온 어린이들을 만나서
선샌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꿈나무들을 보니
미래가 환하게 보이는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은 조그만 고무병에 사이다를 담아 손으로 꾹 누르니
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관심이 없네요.
아이고 선생님, 간헐천이고 뭐고 졸려 죽겠어요!
부모를 따라 온 아이들을 보니 우리 애들을 키울 때
이런 곳에 데려올 생각도 못해서 딸들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앞으로 자기 애들은 이런 곳에 데리고 오겠지요.
엄마한테 무등을 타고 있는 어린 꼬마가 너무 예뻐서 한장 찰칵....
어른들도 레인저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종유석입니다.
땅 속에서 온천수가 솟아 올라와 이런 모양을 만들어 낸 것인데
사람들은 활동이 중지된 온천수로 만들어진 원추형의 석상,
'A dormant hot spring cone'을
'자유의 모자' (Liberty Cap)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역시 '자유'는 인간들에게 가장 관심이 되는 주제인가 봅니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움에,
과학적인 지식이 도무지 머리 속에 들어가지 않는
멍청한 트리오는 그저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찌니라."(욥 38: 4)
"누가 폭우를 위하여 길을 내었으며
우뢰의 번개 길을 내었으며
사람 없는 땅에, 사람 없는 광야에 비를 내리고
활무하고 공허한 토지를 축축하게 하고
연한 풀이 나게 하였느냐
비가 아비가 있느냐 이슬 방울은 누가 낳았느냐
얼음은 뉘 태어서 났느냐
공중의 서리는 누가 낳았느냐."
(욥기서 38: 25-30)
산을 내려오니 그제서야 봄이 완연합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최근에서야 알게된
박완규의 "하망연"입니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가수로서의 어떤 철학이 있어 보이는
가수 박완규에게 트리오가 반했습니다. ㅎㅎ
2012/07/16 08:11
|
|
|
|
|
|
'못다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의 공원묘지와 유럽의 묘지들... (0) | 2015.07.30 |
---|---|
어느 멋진 결혼식... (0) | 2015.07.30 |
신비로운 호수 Lake Sabrina와 라면? (0) | 2015.07.30 |
영원한 이방인...Folk Song Festival에서 (0) | 2015.07.30 |
루즈벨트대통령의 네 가지의 자유와 노만 록웰 뮤지엄 (0) | 2015.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