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루체른 호수
두 주간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호수가 무척 아름다운 스위스의 루체른에 와서 갑자기 우박을 동반한 비를 만났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우박과 비... 9월이지만 이곳의 날씨가 화씨 80도가 넘어 아직 가을을 느낄 수 없을만큼 더워서 아침에는 기차로 Altdorf도 다녀 오고 호숫가를 내내 돌아다니다 잠시 호텔 방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네요. 제법 큰 우박과 함께... 그러나 메마른 남가주에 사는 저로서는 오히려 반가운 일입니다. 스위스에 오면서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말년에 스위스의 레만 호수에서 지냈다는 헤르만 헷세를 기억했는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니 헷세의 <9월>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물론 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제목만... 인터넷 검색으로 헷세의 詩를 올립니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비에 젖은 작은 정원과 앞에 보이는 고즈넉한 건물 창 가의 꽃이 헷세의 詩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합니다. <9월> 뜰이 슬퍼하고 있다. 비가 꽃 속으로 시원스레 빠져 들어간다 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친다 잎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굴러 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로한 웃음을 띤다 여름은 지금 잠시동안 장미꽃과 더불어 잠들고 싶어한다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 눈을 감는다. **** 건강상 조금 무리다 싶어서 여행을 떠나면서도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떠나 왔는데 제 블로그의 자칭 왕팬(?) 친구가 오랫동안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으니 문자메세지, 이멜, 전화, 등 염려가 대단합니다. 여행 중에 호텔에서 사용하는 노트북의 인터넷 속도가 너무나 느려서 컴에 수 많은 사진들을 저장하는 것 외에는 거의 다른 일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루체른에서 우박을 동반한 비가 쏟아지는 덕분에 오랫만에 느긋하게 이멜도 열어보고... 친구가 "Try To Remember"를 듣고 싶다고 하여 노래도 함께 올립니다. 포스팅을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밤입니다. 또한 제 방을 방문해 주신 고운 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글과 음악은 루체른에서 사진은 집에 돌아와서 올렸습니다.) 나나 무스쿠리가 부른 다음 페리 코모가 부릅니다. 20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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