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도 멋있는 "침묵의 극장",
Teatro del Silenzio
* 뉴욕 센트럴 파크 공연에서 셀린 디옹과 함께...
지난 9월 15일에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무료 컨서트를 열어서
뉴요커들을 열광케 했던 이태리가 낳은 세계적인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1958- )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앨런 길버트의 지휘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셀린 디온, 토니 베넷, 데이빗 포스터 외에도 다수의 우정 출연자들과
80명의 웨스트 민스터 심포니 합창단까지 출연한 초호화판 공연,
이달 말 공영 TV방송인 PBS를 통해서 실황녹화가 방영된다고 하는데
한국에도 방영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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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인 라하티코(Lajatico)에서 태어나
3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하고 7살 부터는 피아노와 섹스폰, 플룻까지 배우는 등
음악에 재능을 보였는데 안타깝게도 12살 때 축구를 하다가
머리를 부딪혀 뇌에 상처를 입고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고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법률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는데
그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그를 변호사 사무실에 가두워 두지 않았습니다.
테너 프랑코 코넬리를 찾아가 성악 레슨을 받았고
이태리의 록스타 주케로(Zucchero)를 만나 1993년에 주케로의 생일 파티에서
"Miserere와 "Nessun Dorma"를 부른 보첼리의 목소리에 반한
슈거 레코드사의 카테리나 카셀리 사장이 그와 음반계약을 맺었고
1994년 산 레모 가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도 만나 파바로티의 "Pavarotti and Friends"에도 출연하였고
미국에서 1997년에 PBS방송을 통해서 유명해지기 시작하여
현재는 세계 각국에서 대형 컨서트를 하며
내놓는 음반마다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우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어느 책에선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고향인 라하티코(Lajatico)의 야외 극장인 "침묵의 극장"에서
매년 7월에 컨서트를 한다는 것을 읽고는 이름이 멋있어서 막연하게나마
언젠가 이태리를 가게 되면 찾아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Lajatico, Toscany, Italy, 인구 1,353명(2004년 통계), 면적 72.3 평방 Km의 작은 마을 라하티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여행에서 돌아와 생각해도 이태리어를 한마디도 모르면서
어떻게 이태리의 이런 곳까지 찾아 갈 생각을 했는지...
그러나 그동안 고맙게도 GPS에 주소만 확실하게 넣으면 어느 곳이든 찾아갈 수 있었기에
토레 델 라고(Torre Del Lago)에서 하룻밤을 묵고 그곳에서 불과 1시간 정도 거리의 라하티코로 가려고
인터넷에서 찾은 "침묵의 극장" 주소를 GPS에 입력하려고 해도
길 이름이 GPS에 입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은 마을이니 그 근처에만 가면 찾을 수 있으려니 하고
GPS도 없이 큰 지도만 보고 무작정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곳을 찾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길 가에서, 때로는 들에서 일하는 사람을 붙들고 "테아트로 델 사이렌지오"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모두 다 그곳을 알고 있는 듯 열심히 설명을 해주지만
길이 미국처럼 반듯반듯한 것도 아니고 고국의 시골길 같은데
이태리어로 하는 설명만으로는 찾기가 너무나 힘들어 근처까지 다 가서 포기할 뻔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주유소에서 만난 영어를 잘 하는 여자가 친절하게 가르쳐준대로
겨우 겨우 찾아 가다가 위의 사진에 나오는 "침묵의 극장"을 알리는 광고판만 보고도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이곳까지 왔을 때는 드디어 찾았다고
환호하는 소리까지 질렀는데 이곳에서 또 길을 잃었습니다.
시내를 지나 언덕 아래로 내려가서 허허 벌판을 마냥 지나도
더 이상 그곳을 안내하는 표시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곳을 헤메다가 다행이 만난 사람이 직접 우리를
안내해 주어서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한시간 걸리는 길을 거의 세시간 만에...
드디어 찾은 "침묵의 극장"
와, 함성이 저절로 터져 나오고,
작년에 마지막 컨서트를 끝내고 그냥 방치된 듯, 사방을 둘러봐도 허허 벌판...
우리가 이곳을 찾기 위해 마냥 헤메였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니...
TV에서 본 대로 물이 있고...
이곳에는 의자를 놓아 객석으로 만드나 봅니다.
얼마나 오랜 침묵인지...<님의 침묵>인지...
그 신비한 침묵 속에 오직 들리는 것은 바람소리,
뜨거운 햇빛, 사방에 펼쳐진 낮으막한 구릉...
아무리 둘러 보아도 인적은 없고 오직 정적만...
"침묵의 극장"이라고 이름한 이유를 알 듯하였습니다.
오지랍 넓은 나는 왜 이곳에서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생각이 나는지...
"님은 갔습니다.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이곳에서 첫번째 컨서트를 2006년 7월 27일에,
그리고 2007년 7월 5일의 두번째 컨서트에는
피아니스트 랑랑, 트럼페터 Chris Botti, 색스폰의 Kenny G.,
가수 Sarah Brightman, 지휘자 David Foster, 등이 출연했는데
언젠가 PBS TV에서 방영해 주어서 아주 인상깊게 본 적이 있습니다.
2008년 7월 20일과 2009년 7월 18일,
그리고 다섯번째이며 마지막 컨서트였던 2010년 7월 25일에는
테너 호세 카레라스도 출연했다고 합니다.
일년에 단 한번 사용되고
다음 해 다시 사용될 때까지 내내 침묵하고 있었다는 침묵의 극장...
그러나 작년 컨서트가 마지막이었다고 하니
이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르는 "베사메무초"
"베사메 무초"가 키스해 달라는 뜻이라는 것을 안지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뜻도 모르고 그저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보첼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의 애절한 목소리로 인하여 왠지 마음이 메이는 것은
그가 시각장애자로, 눈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토록 성공한 가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베토벤은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환호소리를 듣지 못했어도
그들의 표정과 몸짓은 볼 수 있었지만
보첼리가 자기의 노래에 환호하는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들어도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더 가슴 아픈 일인 것같습니다.
보첼리는 젊은 날에 피아노 바에서 만난 Enrica Cenzatti와 1992년에 결혼을 하여
두 아들, Amos와 Matteo를 낳았지만 2002년에 별거를 하고
현재 여자친구인 Veronica Berti와 동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화려한 무대 뒤...
가정적으로도 행복하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침묵의 극장"에서 공연하는 안드레아 보첼리 (*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노래의 내용은 영어로 대강 아래와 같습니다.
Kiss me, kiss me a lot,
As if tonight was the last time.
Kiss me, kiss me a lot,
Because I fear to lose you,
To lose you later on.
I want to have you very close
To see myself in your eyes,
To see you next to me,
Think that perhaps tomorrow
I already will be far, very far from you.
Kiss me, kiss me a lot,
As if tonight was the last time.
Kiss me, kiss me a lot,
Because I fear to lose you,
To lose you later on.
Kiss me, kiss me a lot,
Because I fear to lose you,
To lose you again.
Because I fear to lose you,
To lose you later on.
2011/09/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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