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서...
그렇게 뒤셀도르프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에 일찍 암스텔담 시내에 예약한
호텔 주소를 네비에 입력하고 네델란드 암스텔담으로 향했습니다.
뒤셀도르프에서 암스텔담까지는 약 230km,
혹시 헤메일 것을 감안해도 3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이기에
암스텔담에 도착하면 시내 구경할 시간이 넉넉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참을 신나게 달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에 자매는 너무 즐거웠는데...
이거 왜 이러지?
네비가 알려주는대로 가다 보니 시골길로 계속하여 가는거예요.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식당 같은 것도 보이지 않고...
설마 네비가 잘 알아서 데려다 주겠거니 하고 처음에는 별로 의심하지 않다가...ㅋ
아차, 싶어서 그 때서야 시골길 곁에 있는 식당같은 곳에 내리니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문을 두드려 봐도 아무도 나오지 않더군요.
그날이 일요일 아침이었거든요. ㅋㅋ
이곳이 독일 땅인지 네델란드 땅으로 넘어 왔는지도 모르겠고...
그 때부터는 조금 당황....어느 식당을 또 만났을 때는 아침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
아직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주인같은 사람이 있어서 물어보는데도
또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커피라도 한잔 마실 수 있느냐고 해도 아직 문을 안 열었다고...
하는 수 없이 다시 네비를 찍었더니 이번에는
페리를 타고 가겠느냐, 아니면 그냥 도로로만 가겠느냐는 선택을 하라고 하는거예요.
페리를 타는 것이 지름길이고 도로는 돌아서 가는 길이라고...
분명히 농촌길이었는데 무슨 페리? 강이나 바다가 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페리가 있으니까 타라는 것이겠거니 하고 페리를 선택하였더니
시냇물보다는 조금 큰 강이 보이는데 강을 건너가는 조그만 배가 있더군요.
그리고 강 앞에 차들이 도착하여 배가 건너편에서 이쪽으로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고
코너에는 작은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 물어보니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고...
수영 잘 하는 사람은 불과 몇분이면 헤엄쳐서 갈 수 있을 것같은 좁은 폭인데
그래도 걷는 사람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탄 사람도
배를 타야 강을 건너지요. ㅎㅎ
아, 이것을 보고 페리를 타라고 한거구나 하고 일단 안심을 하고
커피랑 빵을 사서 먹으면서 매 5분마다 왔다갔다 하는 것이 다 보이니까 좀 쉬었다 가려고
차에서 카메라를 커내서 별로 멋진 풍경은 아니지만
강 건너 멀리 풍차가 보이는 것을 담아 보고...
암스텔담에 도착하는 것이 늦어졌지만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이것도 여행이지, 어디에서 페리를 타 볼 것인가,
요금은 3유로 였던 것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그 동네 이름이라도 물어 볼 것인데,
묻지 않아서 그곳이 네델란드 땅이었는지, 독일 땅이었는지도 아직 모른답니다. ㅎ
처음 가보는 외국을 자동차로 마구 돌아다니는 대담한 트리오가
수줍음?을 잘 타서 누구한테 뭐를 묻는 것을 잘 못하거든요.
그저 꼭 필요한 것만 할 수 없이 물어보지요.
안 믿어지시지요? 정말이예요. ㅋ
어쨋든 그곳에서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 드디어 암스텔담 시내에 도착하여
어느 마켓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오니
주위에 고흐 박물관, 현대미술관, 국립 미술관이 있는
넓은 광장(Museumplein)이 나오는데 트리오를 반하게 한 것은 바로 길 건너에
그 유명한 오케스트라 홀인 Concert - Gebouw 건물이 보이는거예요. 어찌나 반갑던지,
암스텔담에 있는 줄은 알았지만 바로 그곳에서 만날 줄은 예전에 미쳐 몰랐지요. ㅎ
조선일보 김성현기자님이 빠리에서 1년동안 연수하는 동안
유럽의 32개의 오케스트라 홀에서 연주를 감상했던 경험을 모은 책,
<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에서 맨 처음 올린 오케스트라 홀이
바로 이 컨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홀,
최근 10개의 음악전문 잡지에서 유럽 최고의 명문 교향악단을 선정하는 투표에
1, 2위를 다투는 오케스트라,
회원제로 1만 3천명이 넘는 회원들이 재정 지원부터 리허설 참관을 하는등
오케스트라를 떠받치는 버팀목이라고 소개한 곳입니다.
1888년에 시작된 Concert-Gebouw Orchesta 앞에 Royal이라는 말이 붙은 것은
창단 100주년이 되던 해에 왕실로부터 재정도움을 받으면서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126년 전통의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현재 마리 얀손스이며
건축가 A.L. van Gendt가 건축한 이 홀의 음향이 아주 뛰어난 것은 물론이지만
이 오케스트라가 세계적인 이유는 비평가들이 말하고 있는 아주 독특한 사운드 sound...
현악기의 사운드는 벨벳트(velvety) 같고, 관악기의 사운드는 황금(golden) 같고,
목관악기의 사운드는 아주 독특한 개성(distinctly personal)이 있고
또한 Percussion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 오케스트라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고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인가?
"Touch the untouchable, hear the unhearable, feel the unfeelable"라는
아주 멋진 말로 오케스트라를 홍보하고 있는 로얄 컨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이번 여행에서 음악연주를 감상할 계획을 아예 갖지 않았던 트리오가
이 홀을 보고 너무나 흥분하였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지요?
이럴줄 알았더라면 연주를 볼 수 있게 알아나 볼 것이지... 후회하면서
그래도 갈 길이 바쁘니..ㅋㅋ
길 건너 광장(뮤지엄광장)에는 현대미술관과 고흐미술관, 그리고 국립박물관이
넓은 잔디 광장을 가운데 두고 모여있었습니다.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기에 서둘러 고흐미술관부터 가서 긴 줄을 기다리며,
동생은 고흐미술관보다는 현대미술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우선 고흐미술관을 보고 현대미술관에 가자고 의견일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지, 거의 30분 이상을 기다렸다가 들어간 고흐미술관,
고흐의 그림은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지만 그래도 고흐가 태어난 나라의 미술관인 만큼
그 어느 미술관에서도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아주 많아서 흥미로웠지만 촬영금지...ㅋㅋ
아이폰으로 몇 작품만 도촬했을 뿐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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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박물관에서 나와 서둘러 바로 옆에 있는 현대미술관에 들렸습니다.
그곳은 역시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쉽게 둘러볼 수 있었고
사진찍는 것도 허락해서 문을 닫는 시간까지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고흐박물관에서는 피곤해 하던 동생은 현대미술관에 들어서자
눈이 반짝거리더군요. 아무래도 현대미술관이 몹시 궁금했었던지..
이번 여행이 제가 원하는 음악기행이었지만
동생의 작품활동에도 많은 참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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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지,
사진은 물론, 가구들, 패션, 비디오, 등등 너무나 많은 볼거리들이 있었지만
이미 피곤할대로 피곤해져서 대충 둘러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누구의 작품일까요?
현대미술관에서 나오니 넓은 잔디밭 저쪽 끝에 있는 국립박물관에는
갈 시간도 없었지만 도저히 그곳까지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피곤하여
그냥 호텔에 돌아와서 호텔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그대로 뻗어 버렸습니다. ㅋㅋ
이렇게 네델란드 암스텔담의 하루가 끝나버렸습니다.
네델란드에서 유명한 풍차는 페리를 탈 때 멀리 강 건너에 있는 것을 본 것이 고작...
그 후로는 하나도 보지 못했습니다.
풍차를 만나면 가까이에서 멋진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애당초 땅이라도 밟아보자고 예정에 없던 것을 추가했었기 때문에
미련은 없지만 암스텔담은 다시 가야 하는 도시입니다.
다시 가면 로얄 컨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꼭...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무모하고 무식한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니 암스텔담 땅에 발을 디딘 것으로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한 트리오입니다. ㅎ
말러(Gustav Mahler, 1860-1911)가 작곡한 교향곡 2번 '부활'입니다.
Symphony No.2 in C minor "Resurrection (Auferstehung)"
마리 얀손스(Mariss Jansons, 1943 - )가 지휘하는
로얄 컨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의 연주입니다.
Ricarda Merbeth, soprano
Bernarda Fink, mezzo soprano
Netherlands Radio Choir, chief-conductor Celso Antunes
유럽의 오케스트라들이 미국 서부에는 잘 오지 않는 것같아요.
한국에는 자주 가는 것같던데... 게런티를 적게 주어서 그런지...
그래서 아직 얀손스가 지휘하는 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말러의 교향곡은 왠지 어려워서 자주 감상하지 않는데
오늘은 암스텔담을 기억해보면서 감상해 보려고 올려봅니다.
2014/07/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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