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아를(Arles)을 떠나면서 뜬금없이...

후조 2015. 8. 3. 10:03

 

 

 

 

 

 

     프랑스의 남쪽 프로방스 지역에 있는 아를...Arles,

 

     불운한 천재화가의 광기로 인하여 고흐를 쫓아냈던 도시,

 

 

     기원전 46년에 론 강가에

 

     로마 식민지로서 발전하기 시작한 도시,

 

     고대 로마시대를 연상시키는 도시,

 

     고대극장, 고대원형경기장,

 

     성당과 수도원,  

 

     고대 기독교인들의 돌무덤, 등등

 

 

     일주일 간의 빠리여행에서 이틀을 할애하여

 

     아를을 방문했던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이었습니다.

 

 

 

 

 

 

 

 

 

 

 

 

 

 

 

 

 

 

 

 

 

 

 

 

 

 

 

 

 

 

 

 

 

 

 

 

 

 

 

  

 

     론강 옆에 있는 레아튀 미술관 (Musee Reattu)

 

 

 

 

 

 

 

 

 

 

 

 

 

     Musee Reattu 바로 옆에 있는 로마시대 공동욕탕 (Thermes de Constantin)

 

 

 

 

     아를 시내

 

 

 

 

 

 

 

 

 

 

 

     론강이 흐르는 아를

 

 

 

     고흐가 그림을 그린 곳, 도개교

 

 

 

     생 트로핌 성당 옆 수도원에서의 전시회

 

 

 

 

     아를에서 묵었던 호텔 Hotel Jvles Cesar

 

 

 

 

     아를의 기차역

 

 

 

 

     노란 호박 soup이 맛있었던 카페 Le Malarte

 

 

 

 

     생래미 요양원 자리에 있는 Espace Van Gogh

 

 

 

     고흐의 그림 '밤의 카페'의 소재가 되었던 카페는 문이 닫혔고...

 

 

 

명작소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의 ‘밤의 카페 테라스’(Cafe […]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Cafe Terrace at Night" (image from internet)

 

 

 

 

 

 

     카페 옆 다른 카페는 이렇게 열려 있어서 분위기라도 맛볼 수 있었고...

 

     아를의 미스트랄 바람을 맛보게 되었고,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지는 못했어도 론강의 거센 바람에 덜덜 떨기도 하고,

 

     문 닫은 고흐의 카페를 찾아가고,

 

     자신의 귀를 자르기도 했던, 그리고 스스로 생래미 정신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을 가두고 그림조차 그리게 하지 못할까봐

 

     차라리 아프리카의 군대에 들어갈까 고민하기도 했던 고흐,

 

     정신발작이 나지 않을 때는 영혼을 다 하여 그림을 그렸던

 

     생래미 정신요양원이 있던 에스파스 반 고흐(Espace Van Gogh)를 찾아가고...

 

 

     고흐의 숭배자도 아니면서 고흐를 쫓아다녔던 시간들...

 

     하기사 고흐가 아니면 동과 서에서 동생과 내가 열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다시 기차를 타고 이곳까지 올리도 없었을터,

 

     그래서 고흐의 광기가 두려워 그를 쫓아냈던 도시가

 

     그로 인하여 지구촌 멀리서까지 관광객들 불러 들이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앞으로 오고 오는 세대에도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고흐를 찾기 위해 올 것이고

 

     그의 그림들의 값은 천문학적인 숫자를 계속하여 갱신할 것이고...

 

 

     성경에서 말한대로 지구가 종이처럼 지축이 말리듯이

 

     지구의 종말이 올 때까지는

 

     이 도시는 영원히 고흐를 기억할 것입니다.

 

 

 

 

 

 

     아를르를 떠나 빠리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찍은 눈부신 황혼

 

 

 

 

     그래서인지 아를을 떠나면서

 

     고흐의 슬픈 영혼을 아를에 남겨두고 떠나는 것같은 마음에

 

     뜬금없이 생각난 시, 시조...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더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여 울어 밤길 예놋다.

 

 

 

     조선 세조 때의 관원 왕방연이 사육신에 의해 단종 복위 사건이 발각된 뒤에

 

     1457년(세조 3년) 상왕인 노산군(단종)이 강원도 영월로 유배될 때 

 

의금부 도사로서 단종을 호송하고 돌아오면서 

 

불의의 희생이 된 단종에 대하여 신하로서의 아픈 마음을 표현한 

 

마음 절절한 詩...

 

     역시 예술은 고통과 슬픔의 산물인 것같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 시조가 생각난 것은

 

     100편 이상의 시조를 외우시던 친정어머니 덕분...

 

     구정을 앞두고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우리 형제들이 서울에서 학교에 다닐 때,

 

     그 당시 태극호라는 특급기차는 고향에 단 1분 정차,

 

     그러므로 명절 때면 음식을 바리바리, 김장김치는 물론, 갈비찜,

 

     각종 전, 마른 반찬, 정과, 약과, 유과와 떡.....

 

     수 많은 짐을 일꾼까지 동원하여 1분 내에 기차에 실고

 

     서울역에 도착하면 택시가 그 많은 짐을 실어주지 않아서 짐은 리어카에 실고

 

     오빠나 남동생이 리어카꾼을 따라 걸어오고 (집은 서대문이어서 그리 멀지 않았지요.)

 

     우리들은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로댕박물관에서 본, 고흐가 아를르에서 그린 "The Blue Train" (1888) 

     그 당시에는 기차가 블루색이었는지...

 

 

 

 

     그렇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딸들과 아들들을 만나고

 

     시골로 다시 내려가실 때는 너무나 흐믓하고 행복하셔서

 

     기차 안에서 가슴에 둥그런 원을 그리셨다고 하는

 

     친정 어머니...

 

 

 

 

     아를르를 떠나 빠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찍은 눈물겨운 석양

 

 

 

     지금도 친정 형제들은 모이면 웃고 떠들다가도

 

     언제나 파티의 마지막에는 누군가 꺼내는 어머니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그리움에 모두들 눈물을 훔친다고...

 

 

     어려서 울음 끝이 길었다는 세째딸이

 

     그 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가 들어

 

     어머니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구정명절에,

 

     세째딸이

 

 

 

 

 

 

 

 

 

    쇼팡(Frederid Franois chopin, 1810-1849)의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2nd movement Romance-Larghetto,

     Performed by the Orchestre de la Societe des Concerts du Conservatoire and

     Alexis Weissenberg (piano)
     Conducted by Stanislaw Skrowaczewski

 

     고흐하면 쇼팡이 생각나고

     쇼팡하면 트리오가 또 가슴앓이를 하는 피아니스트...

     천재적인 작곡가, 피아니스트의 가난과 고독 속에 지낸 짧은 생애...

     왜 천재는 단명한지, 왜 그들은 고독하고 외롭고 가난했는지...

     쇼팡의 심장이 묻혀있다는 폴랜드의 바르샤바에 있는

     성십자가 성당에 꼭 가고 싶은 트리오입니다.

 

 

 

(2013/02/09 08:42) 

 

 

 

 

 

 

 

참나무.  

식은 커피 마시며 집에 있는 날은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생각하는 고흐
그리고 소팡에 취하다갑니다
베란다 나가 명멸하는 불빛 '나혼자 론강'을 바라보거든요

장 트리오 예술 기행, 보관차원으로라도 열심히 포스팅하셔요...^^
 2013/02/09 08:54:52  

     
     
 

 

trio  

집에 계시는 날도 있으시네요.
아마 명절 음식하시느라 집에 계시나 봅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2013/02/09 09:05:03  

     
     
 

 

이강민  

생래미 요양원, 밤의 카페, 도개교 등 실제의 사진을 보니 고흐의 그림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저는 음악에서 베토벤 처럼 고흐는 그림에서 최고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파리와 서대문은 저에게도 아주 익숙한 곳입니다. 파리는 여러번 출장을 다녔고, 신촌에서는 대학을 다녔습니다.

좋은 날 되시기를...... 2013/02/09 13:06:27  

     
     
 

 

성학  

예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분들이 구현하는 고통과 슬픔...이 우리들의 정신도 젊게 깨어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 그런 기억들도 남겼던 제각기의 청춘속에도 살게 하며...^^

새해도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013/02/09 14:20:41  

     
     
 

 

cecilia  

요즘 뉴스에는 꾸르베의 그림 'l'origine du monde'의 얼굴 부분을 찾았는데

어떤 여자분이 1400유로에 고물상에서 산 그림이라는군요. 그 부분이 4천만 유로가

될거라는데 또 한쪽에서는 가짜라는 말도 있어서 아직도 논란이 진행중입다. 확인이되면

1400유로 주고 사서 4천만 유로를 받게 될 그여자분 정말 횡재했습니다. 2013/02/09 21:48:55  

     
     
 

 

장혜숙  

글과함께 올린 곳곳의 사진을보니 감격입니다 마지막 쇼팡의 피아노콘첼토도 그리움을 자극하는군요. 또한 달리는 테제베기차안에서 찍은 황혼사진도 흥미를 가져다줍니다 2013/02/09 23:43:37  

     
     
 

 

trio  

저도 서대문에 살면서 신촌에서 대학다녔는데...
감사합니다. 유리알유희님! 명절 잘 지내시기를...
 2013/02/10 12:14:45  

     
     
 

 

trio  

성학님, 오랫만이네요.
명절은 잘 지내셨지요? 일본에서도 구정명절 지내나요? 2013/02/10 12:15:50  

     
     
 

 

trio  

누군지 그래도 안목이 있었나보네요.
1400 유로도 적음 금액은 아닌데...
세실리아님도 고물상을 열심히 뒤져보시면 어떨까요?
미국에서야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유럽은 왠지 가능성이 많이 있을 것같아요.
그곳에서는 명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2013/02/10 12:19:21  

     
     
 

 

trio  

꿈만 같았던 여행이지?
네가 두고 두고 기억하라고 사진을 될 수 있으면 많이 올리고 있다.
건강하고.... 또 여행하자꾸나...ㅎㅎ  2013/02/10 12:20:49  

     
     
 

 

suni  

음 악 과 그 림 감 상 정 말 좋 은
글 들 을 읽 곤 함 니 다.
한 국 을 떠 난 지 40 여 년 이 넘 어
저 역 시 유 럽 을 매 해 다 니 고 있 습 니 다.
좋 은 글 많 이 올 려 주 십 시 요. 2013/02/10 13:12:25  

     
     
 

 

trio  

반갑습니다. 외국 어디에서 사시는지요?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02/10 13:57:23  

     
     
 

 

대평원  

지금은 작품 때문에 블러 쉰지 오래 됐습니다.
흐르는 강물에 떠있는 잎처럼 울리는 대목이 남습니다.
잘 쉬다 갑니다.
년전의 아를르 추억이 생각납니다. 저또한 고흐때문에,,,,
 2013/02/10 16:35:11  

     
     
 

 

trio  

글을 쓰시는 분 같습니다.
새해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3/02/10 23:58:54  

     
     
 

 

suni  

토론토 입니다 .
지금은 올란도 가려고
공항에 있습니다.
매주 이방에 옴니다
 2013/02/11 01:08:33  

     
     
 

 

trio  

토론토에 계시는군요.
우리가 공간을 초월한 세상을 살고 있으니
토론토에 계시는 수니님도 만나도...
저희도 1년 전, 지난해 2월에 올란도에 가서 일주일 플로리다 자동차 여행하고
일주일간 남캐리비안 크루즈 하고 돌아왔습니다.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세월 참 빨라요.
부디 여행 즐겁게 하시고...건강하세요. 수니님!
 2013/02/11 02:15:03  

     
     
 

 

멜라니  

고흐..
누군가가 고흐가 그토록 힘들고 비극적인 삶을 살았기에
후세의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거다 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너무나 큰 반감이 생겼었답니다.
고흐는..
그렇게 까지 비극적인 삶을 살지 않았어도
우리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남겨주었을 거다 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그 분의 말이 맞다고 해도
고흐의 작품을 볼 수 없을망정..
그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아를르에서의 '너무나' 멋진 그리고 아름다운 여행을 이렇게
앉아서 감상할 수 있게 해주셔서 그리고
고흐의 슬펐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trio님.
 2013/02/13 01:5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