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지베르니에서

후조 2015. 8. 3. 12:02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님의 이런 詩가 있었네요.

 

수련의 화가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

언제고 꼭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바람같이 다녀왔습니다.

연꽃이 아니라 수련 만나러... ㅎ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시인의 마음을 알 듯 모를 듯...

 

 

 

 

 

 

  

 

 

 

 

 

 

 

 

 

 

 

 

 

 

 

 

 

 

 

 

 

 

 

 

 

  


 

 

 

 

공연예술을 아주 좋아하시는 이웃블로거 '나를 찾아서'님께서

모네의 정원에 있는 수련이 너무 궁금하시다고 해서

사진 몇장 우선 올립니다. 아직 다 정리를 못해서요.

흐르는 음악은 드뷔시의 음악 모음입니다.

아시지요?

왜 드뷔시((Achille-Claude Debussy, 1862-1918) 음악을 올렸는지...


(2014/07/03 00:20)



 

 

 

 

 


흙둔지

바람같이 다녀 오셨다는 표현에 미소를 짓습니다.
모네가 그린 수련은 작품들이 대부분 크기가 엄청나더군요.
아마 모네의 호방한 성격 탓이 아닐까요?

드뷔시가 인상파의 영향을 많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어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구속받는 것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신비한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보이는 풍광을
각각 화폭과 선율에 담은 것이 많이 닮았지요.
 2014/07/03 05:31:37  


trio

제 표현이 아니고 서정주님의 표현을 빌린 것뿐입니다. 시인은 역시 다르네요.
어쩌면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었는지...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정말로 바람같이 다녀온 것같습니다.
아득한 꿈 속을 헤메였던 것같기도 하고...
지베르니...도착한 날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었지요.ㅋㅋ
다음 날은 말끔히 개였구요. 감사합니다. 둔지님!

 2014/07/03 06:27:34  


송파

바람이 꽃을 피운다더니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꼭 서정주시인의 “만나고가는 바람”이 아니더라도~
두분께 바람이 일어~ 바람따라 다녀오셨는가 봅니다.ㅋㅋ
우리나라에선 풍수지리에 바람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마당목엘 가면 묘한곳이있는데
같은 자리인데~ 오르쪽 자작나무그룹에는 바람이 이는데
왼편 뽕밭엔 한점 바람도 없는 곳이있어요
그오지에까지도 일본병들이 집터를 보아서 대장집을 지어논 흔적이 있더군요

아~ 모네의 연꽃정원을 직접 다녀오셨군요

실재로 그정원을 보고오시다니~
참 행복하시겠습니다.
慧~두자매분님께~ 모네의 색갈들을 담을수만 있다면
유리공예상자로 만들어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2014/07/03 10:04:02  


Anne

저는 나오시마에서 흉내 낸 지베르니 정원을 보았을 뿐입니다.

만나러 가는 바람은 기대와 열정으로 평정심 없는 바람이고
만나고 가는 바람,
특히 며칠 전 아닌 몇 철 전 바람은
고요하고, 있은듯 없은듯 꿈결같은 바람 아닌가.
제 생각입니다. 2014/07/03 10:28:57  


trio

송파님, 모네 정원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
정원 전체 모습을 담아서 올리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지...모네가 그렇게 공들여 가꾸었다는 정원...
지금도 많은 정원사들이 있어서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같았습니다.
정말로 바람처럼 다녀왔습니다.
모네의 색갈을 유리공예상자에 담아 보내주시고 싶다는 마음...감사합니다. 송파님! 2014/07/03 13:14:14  


trio

앤님의 해석이 마음에 공감이 됩니다. 만나러 가는 바람은 기대와 열정이 넘치고
만나고 가는 바람, 그것도 오래 전에 다녀간 바람...고요하고 있는듯 없는듯
꿈결같은 바람처럼 ... 정말로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아련하게 꿈 속에서 헤메인 듯 오래동안 잊지 못할 것같습니다.
지베르니 마을도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다운지... 수채화같은 마을이었습니다.
 2014/07/03 13:14:48  


멜라니

잔잔한 물에 비친 Weeping willow 그리고 물 위로 떠오는 수련..
모네가 어딘가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한 상상이 드는
연못, 정원 일 것 같습니다.

수련과 연꽃.. 창피한 기억 하나..
저는 수련과 연꽃을 구분 못해서(수련=연꽃인 줄 알았어요..),
제가 아주 좋아하던 미국인 할아버지께
그 분의 연못에 피어있는 수련을 보고 저 꽃들의 뿌리를 제가 좀 먹어도 되겠냐고
여쭈었었답니다..
허락을 받고 집에 와서 연근을 어떻게 채취하는지에 대해 구글링하다가
수련-water lily 와 연꽃-lotus 가 다른 종류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 이후에 그 할아버지께서는 저만 보시면 연못의
water lily 뿌리는 언제 가져갈 거냐고 자꾸 물으시고..
저는 창피해서 말도 못했던 기억..

서정주 시인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시인의 이 시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는 평생 좋아할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보여주시고 좋은 시를 알려주셔서요.
그리고 오늘 드뷔시와 멘델스죤.. 참 많이 들었습니다 ^^
 2014/07/03 14:46:05  


trio

멜라니님, 저는 지금도 연꽃과 수련을 구분하지 못해요.
그래서 수련이라고도 했다가 연꽃이라고도 했다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ㅎㅎ
저도 검색하다가 알게된 서정주님의 시...너무 좋지요?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지베르니에 다녀와서 생각하니 정말 제가 그렇게 다녀온 것같아요.
수련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왠지 애잔한 슬픔이 묻어있지요? ㅋㅋ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아침부터...ㅋㅋ
 2014/07/03 23:47:14  


나를 찾으며...

제집 올려주신 안부글 보고 이제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늦은 듯 하여,, 버선발로 헐레벌떡 뛰어왔습니다.ㅎㅎ
이렇게 일찍 올려주시리란 생각은 꿈에도 생각못했던지라...
괜한 말씀드려 신경쓰시지 않아도 될 일에 쓸데없는 시간을 할애하시게 한 것 같아
이 왠 민폔가? 싶어 죄송한 맘 금할 길 없군요.ㅎㅎ

모네의 지베르니 연못,
바람같이 훌쩍 다녀오신 소감을
서정주님의 시에 빗대어 올리신 이 포스트가
왠지 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음악처럼 아주 신비롭게 다가서는 듯 합니다.

지금 이대로의 헤어짐이 그래도 좀 섭섭하지만
그러나 이 이별이 또 영영 이별은 아니기에
한 두 철전 불어왔던 그 때 그 바람처럼
나 언젠가 이 자리에 다시 한 번 서 볼 수 있으리라.
널 만나고 간 그 때 그 바람처럼 그렇게...ㅎㅎ

다시한 번 서 보시고 싶으신 트리오님의 애틋한 맘이
시의 저 애틋함과 맞닿아있는 듯 해서...
한 컷 한 컷 담으시면서 어떤 생각들이 교차되셨을까?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가슴 벅차셨을 듯도하구요.ㅎㅎ

저의 몇 마디에 이렇게 신경 써 주시며 포스트 해 주신 트리오님께
진정으로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감사인사드립니다. ^^* 2014/07/04 00:09:23  


trio

나찾님 죄송하다니, 천만에요.
덕분에 저도 이렇게 나마 사진을 먼저 올릴 수 있어서 너무 좋은걸요.
정말 좋았던 시간들...가슴이 너무 벅차서 사진 찍다가도 다시 숨을 고르기도 했지요.
한편으로 애잔한 서글픔도 함께 한 시간이었어요.
모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고, 저야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어쩌면 정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어서 후대에도 전하고 있는지...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고마워요. 나찾님!
 2014/07/04 01:10:30  


Marie

제가 유일하게 즉석에서 암송할 수 있는 시여서^^
반가웠어요.
그렇군요. 지베르니와 연결되니 또 느낌이 있네요.
 2014/07/05 11:24:58  


trio

마리님, 저는 이번에야 알게된 詩인데
은근한 긴 여운을 주는 느낌이 너무 좋으네요.
저도 매일 암송하고 있네요. ㅎㅎ
저도 많이 반갑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마리님!
 2014/07/05 23:38:29  


선화

사진을 보는순간 "모네의 연못"이 생각났는데...
정말 근사합니다 음악도..사진도..그리고 시도..

저도 시하나 외워야겠습니다 트로이님 덕분에요~ㅎㅎ

 2014/07/06 10:10:33  


Dionysos

지베르니의 모네 저택 풍경을 일 년 전에 올린 일이 있는데, 산천은 의구합니다.
연꽃이 우아하게 보이네요.
 2014/07/06 23:07:23  


trio

선화님,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된 시...외우고 있습니다.
 2014/07/07 09:05:16  


trio

디오니소스님께서도 지베르니에 다녀오셨군요.
집과 정원에 대해서는 다시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
님의 포스팅을 먼저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천은 의구하지요. ㅎㅎ
 2014/07/07 09:08:45  


Dionysos

2013년 7월 1일자 '모네의 노르망디 집'에서 소개했습니다.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280&menuId=-1&listType=2&from=&to=&curPage=1&logId=7037465
 2014/07/07 09:33:46  


바위

미당 선생님은 참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우리 말을 그 분 만큼 아름답게 구사하는 시인이 없는 것 같아서지요.

시인의 그 가슴 저미는 시와
드뷔시의 음악이 이렇게 궁합이 맞을 줄이야, 감격했습니다.
오늘 밤엔 드뷔시를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려니 '달빛'이 나와 잠시 더 귀기울였다가 가렵니다.  2014/07/07 16:36:52  


장혜숙

시도 멋지고, 수련꽃 너무 아름답군요. 왜 모네가 수련그림을 그렇게 영롱하게 아름답게 표현했는지 알것 같아요. 지베르니를 언니를 따라 갔었어야 했었군요. 그 놈의 일이 뭐그리 중요하다고 파리를 떨쳐버리고 오다니... 2014/07/16 12:4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