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목련은 벌써 피고 지는데...

후조 2015. 12. 31. 01:25






목련 


- 이정하 -


당신은 내게

만나자마자 이별부터 가르쳤지요.

잎이 돋아나기도 전에

꽃이 지고 마는 목련처럼


당신은 내게

사랑의 기쁨보다 사랑의 고통을

먼저 알게 했지요

며칠간 한 껏 아름답다가

끝내 속절없이 떨어지고야 말

저 목련꽃


겨우 알 만했는데

이제사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당신은 어느새 저만치 가버렸네요

그렇게 훌쩍 떠나고 없네요.


*****










자연의 이치는 어리석은 첼로에게는

아무래도 너무 신기하고 신비합니다.

한송이 꽃이 피는 것도 나름대로 때가 있음을 보면서

해마다 1월이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꽃은

목련 Magnolia입니다.

 

서울에서야 날씨때문에 4월에나 핀다고 하지만

이곳 엘에이는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새해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데 그 중에 목련꽃이

봄을 알리는 서곡인 듯 가장 일찍 피는 꽃입니다.

잎이 나기도 전에 마른 가지에 꽃망울이 올라오다가

우아한 꽃을 활짝 피우고 나서야 잎이 나오기 시작하지요.









혹시나 하고 1월 중순에 출사 나가기 전에

목련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가니 그 때는 이곳도 제법 쌀쌀해서 그런지

몇몇 가지에 아주 작은 망울만 있을 뿐 전혀 꽃을 피울 것같지 않았습니다.

출사를 다녀와 보니 이곳 날씨가 여름날 같습니다.

차일 피일 미루다가 오늘 오후 오랫만에 엘에이 식물원에 나가보니

목련이 벌써 만개하였고 이미 지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목련, Magnolia....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어서

목련에 관한 시나 노래도 많이 있지요.

하얀목련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의미하고

자목련은 믿음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자목련을 보면 친정어머니가 몹시도 그리워집니다.

꽃을 무척 좋아하시던 어머니께서는 자목련을 더 더욱 좋아하셨거든요.

어머니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항상 마음 깊은 곳이 계시는 존재이지만

일찍이 서울을 떠나 살고 있었기에 자주 뵙지 못하고

편찮으셔서 투병하실 때에도 이곳 생활에 얽메여

자주 찾아가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세째딸이라고 가장 예뻐하셨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울면서 달려가서

장례식만 겨우 참석했었는데 그 때가 1986년,

벌써 30년이 되었네요. 

그 후에 기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내 온 세월...

지난 달 막상 서울에 나갔을 때는 강추위에

산소에 찾아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목련은 여전히 피고 지는데...

 




 

 


Mozart의 Sinfornia Concertante for Violin, Viola & Orchestra in Eb major K364

2nd Movement Adagio입니다.

모짜르트는 이 곡을 세번째 유럽 순회연주(1777-1779)를 하고

잘츠부르크에 돌아와 1779년에 작곡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협주교향곡)입니다.

모짜르트의 음악은 그의 불행했던 삶에 비해서 맑고 투명하며 밝은데

이 곡에서는 깊은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세번째 유럽 순회 여행 중에 어머니를 잃은 (1778년 7월 3일) 슬픔과

세번째로 방문했던 빠리에서의 냉대가

못내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인 것같습니다.


이어지는 곡은김동진 작곡, 조영식 작사,

 가곡 "목련화"를 테너 엄정행이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