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가에서...
- 안도현 (1961.12.15 - ) -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겨울이되면 꼭 듣고 싶어지는 노래,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부르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입니다.
심각한 기형의 세계적인 바리톤 성악가인
토마스 크바스토프 (Thomas Quasthoff, 1959 - )를 보면
화가 앙리 툴루즈-로트렉은 장애자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의 어머니가 그를 임신했을 때 심한 입덧때문에
구토방지제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탓에 탈리도마이드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당시 그 약 복용으로 많은 신생아들이 이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시대적인 비극인 것같습니다.
키는 불과 134cm, 팔은 몸에 거의 달라붙어있고 손가락도 제대로 없는
차마 쳐다보기 어려운 장애를 안고 그가 이 시대 최고의 세계적인 바리톤이 되기까지
어떠한 각고의 시련을 견디었을까를 생각하면 멀쩡한 우리들을 부끄럽게 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그가 끝내 오페라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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