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일을 이곳 캘리포니아 엘에이 지역에서는
엘에이의 북쪽에 있는 예술적이고 고즈넉한 도시 파사데나(Pasadena)에서
장미와 각종 꽃들로 화려하게 장식한 꽃차(floats)들의 행렬인 Rose Parade로 시작합니다.
올 해는 1월 1일이 일요일이었기때문에 1월 2일 월요일에 열렸습니다.
유수 기업들의 꽃차들과 외국에서까지 와서 참가하는 마칭 밴드들, 기마병들의 퍼레이드가
파사데나의 중심가인 콜로라도 거리에서 전국에 TV로 방영되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올 해가 123회(1890년에 시작됨), 미리 선발대회를 통해서 뽑은 Rose Queen과 Princess들과
그랜드 마샬의 꽃차를 선두로 하여 퍼레이드가 시작되는데 이 퍼레이드를 관람하기 위하여
매년 전국에서 관중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퍼레이드를 위해서 이 지역 고등학교 학생 중에서 미리
장미의 여왕(Rose Queen)과 공주(Princess)들을 뽑습니다.
올해는 영광스럽게도 Flintridge Sacred Heart Academy의 고등학교 12학년인
약간 검은 피부의 Drew Washington양이 뽑혔습니다.
Princess들의 아름답고 풋풋한 모습들입니다. 동양계도 있네요.
꽃차들을 만드는 기교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것같습니다.
이 꽃차는 건강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Trade Joe's Market의 꽃차입니다.
차이나 에어라인(China Airlines) 꽃차입니다.
올해가 용의 해인지라 꽃차에 용(Dragon)을 만들었네요.
경기 탓인지 항공사의 꽃차가 많이 않은 것같습니다.
언젠가는 대한항공도 참여한 적이 있는 것같은데...
Marching Band...학창시절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지요.
젊음과 열정이 넘칩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꽃차
올해에는 국제 라이온즈클럽이 참가하여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는데
그 중에 한복을 입은 한인의 모습도 잠간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꽃차들이 있지만 이 정도만 올립니다.
퍼레이드를 중계하는 앵커들의 모습입니다.
이 날 퍼레이드가 끝나고 꽃차들은 며칠동안 공원 한 쪽에서
입장료를 받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됩니다.
그 많은 생화들이 이 날의 퍼레이드를 위해서 외국에서까지 공수되는데
며칠이면 시들어버릴 생화들로만 만들어진 꽃차들을 가까이에서 구경하면
미국은 역시 소비의 나라라는 것을 실감할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미국이 소비를 하지 않으면 아마도 세계의 경제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여겨집니다.
행렬이 끝나면 미식 축구시합(Rose Bowl Tounament)이 Rose Bowl에서 열리는데
이 시합은 서부에 있는 12개 대학팀(Pac-12)과 동부에 있는 10개 대학팀(Big-10)들이
각각 시합을 하여 양쪽에서 우승한 두 팀이 겨루는 결승전인 셈입니다.
미국인들의 풋볼 사랑은 유럽인이나 다른 국가들에서의 사카(Soccer 축구) 사랑 못지않게
열정적이고 격렬하기까지 합니다. 미국이 아직도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도
미국인들이 축구보다는 풋볼에 더 열광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곳 학생들은 이 게임에 오기 위해 멀리서 자동차로 미리 미리 와서
주차장에 차를 파킹아고 맥주 등 음료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파티를 하는데
이것을 Tailgate Party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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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레곤 대학(팀이름: The Ducks)과 위스칸신 대학팀이
결승전을 치루었는데 오레곤 팀이 이겼습니다. 45대 38로...
오레곤 대학(University of Oregon)이 95년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것이라고 합니다.
풋볼 시합은 상당히 격렬하고 몸싸움이 심하므로 머리에는 투구같은 것을 쓰고
어깨 가슴 등에 패드를 대고 하는데도 부상을 당하게 되면 아주 치명적으로 당하기도 하는
매우 위험한 운동이지요.
학창시절에 풋볼선수가 되려면 우선 몸집이 좋아야 하므로
교포 한인 학생 중에는 풋볼을 하는 학생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시합의 하프 타임(Half Time)에 펼치는 각 대학의 치어리더들과 밴드들의 공연도 대단한 볼거리입니다.
이 풋볼시합을 보기 위해 표를 구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워서 가서 구경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
2년 전에 딱 한번 가 보았는데 그 때 비로소 표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을 알았습니다.
거의 십만명이 들어가는 스타디움이지만 대결하는 대학들에게 표를 분배하고 나머지는
두달 전쯤 한 날을 정하여 온라인과 전화를 통하여 표를 파는데
2년 전에도 오레곤 대학과 오하이오 주립 대학(Ohio State University)과의 경기인지라
남편이 무척 가고 싶어해서 표를 구입하기 위해서 딸들과 사위들까지 동원하여 시도했는데
불과 10 여분만에 수 만장의 표가 팔려나가버려서 기대를 접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 오지랍(?)인 둘째가 아빠한테 꼭 표를 구해 주고 싶다고
직장 동료 50여명에게 이멜을 보내 하소연(?)을 한 결과 동료 한 사람이 구입한 표를
Premium도 붙이지 않고 구입한 가격에 주었다면서 표를 구해왔더군요. (딸자랑?)
이곳에서 오래 살았지만 딸 덕분에 처음으로 가 보았었습니다.
딸들한테 그 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오레곤 대학의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저는 아직도 풋볼게임에 대해 잘 모르지만
대학시절...젊음과 낭만, 그리운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목이 터져라 "Go Ducks Go!"를 외치면서 남편의 모교인 오레곤대학을 응원했는데
실망스럽게도 오레곤 대학이 지더군요.
그런데 올 해는 오레곤팀이 초반에는 지고 있다가 후반에 들어서 상승세로 가다가
이겼기때문에 남편은 경기를 녹화해서 보고, 또 보고...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가 봅니다.
이곳 교포사회에서도 연세대출신과 고려대출신들이 매년 축구나 골프로 연고전을 열고 있는데
작년 연고전(고연전) 골프시합을 따라가서 구경했던 것을 포스팅한 것이 있습니다.
http://blog.chosun.com/triocavatina/5337031 관련포스팅
두 학교의 특징상 단결력을 필요로 하는 축구시합은 거의 매년 고려대가 이기는데
개인기를 필요로 하는 골프시합은 연세대가 이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역시 손님 중에 애기 손님이 가장 큰 손님인지
막내 식구들이 3주 동안 집에 와 있어서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블로깅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래서 새해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지난 해의 모든 아픔과 슬픔을 씻어버리시고
새로운 꿈을 향하여 힘차게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Abba의 "Happy New Yea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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