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하얀 목련... 꽃 잎이 지고 나니..

후조 2014. 3. 17. 09:19

 

목련


-이정하-


당신은 내게

만나자마자 이별부터 가르쳤지요

잎이 돋아나기도 전에

꽃이 지고 마는 목련처럼


당신은 내 게

사랑의 기쁨보다 사랑의 고통을

먼저 알게 했지요

며칠간 한껏 아름답다가

끝내 속절없이 떨어지고야 말

저 목련꽃


겨우 알 만했는데

이제사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당신은 어느새 저만치 가버렸네요.

그렇게 훌쩍 떠나고 없네요.


****




 

 

 

사진세상의 후배들과 함께 Botanic Garden에 출사를 나갔습니다.

고국에서는 남녁으로 부터 이제 목련이 꽃몽우리를 터트리겠지만

이곳 남가주는 이미 꽃잎이 다 져버린 것같습니다.

 

그런데 우람하게 큰 목련 나무에 하얀 목련꽃잎이 다 지고 없는데

하얀 꽃술만... 그 속살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너무도 아름답게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연의, 꽃의 순수함....

목련꽃의 꽃술이 이렇게 아름다운지를

예전에는 미쳐 몰랐습니다

 

 

 

 

인간의 마음 속도 이렇게 아름다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그러나 우리는, 아니 나는, 내 모습은...

 

사순절... 재의 수요일부터 주일을 제외하고 40일간의 회개와 참회의 시간들...

비록 형식적이고 외식적일망정 이 기간 동안이라도

마음을 가다듬고, 씻고, 정결케하고...

그러나, 그러나....

그래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고뇌를 되풀이 하는...

나, 트리오, 첼로,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2악장 'Adagio'입니다.

 

모짜르트의 유일한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빈 궁정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당대 최고의 클라리네티스트였던

 

절친한 친구 안톤 파울 슈타틀러를 위해 작곡했다고 합니다.

 

2악장 선율은 영화 Out of Africa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었지요.

 

클라리넷의 애절한 멜로디로 오늘 하루를 보냅니다.

 

 

 


 


dotorie

피고 지는 꽃들을 볼때마다
왜 목련처럼 매년 씨를 뿌리지 않아도
때가 되면 피는 꽃(perennial)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금방 지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2014/03/17 23:23:50  


Marie

해마다 봄이면 목련의 피고 짐을 보지만
꽃술을 처음 보는 느낌입니다.
아름답습니다. 2014/03/17 23:26:54  


나를 찾으며...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들리지 않았던, 바라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 속으로 저를 이끌었던 것 같아요.
'이창동'감독의 '詩'라는 영화처럼 말이죠.
영화의 주인공 '미자'가 '자신의 시'를 찾아헤매던
그 영화같은 포스트란 생각이 드는군요.^^*

 2014/03/18 10:02:39  


Anne

하얀 꽃술이 이쁘기도 하거니와
그 모습을 돋보이게 촬영하신 트리오님의 사진솜씨가
더욱 좋습니다. ㅎ 2014/03/18 10:23:35  


바위

목련의 꽃술이 무슨 작품처럼 부각됩니다.
꽃잎은 져도 꽃술이 목련의 자태를 대신하네요.
사진의 예술성이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 동네 목련은 아직도 꽃망울만 맺혀 있습니다.
3월 말이나 4월이 되어서야 필 것 같네요.

생각지도 못 하고 만난 모차르트,
그것도 가장 애틋하다는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니
저승에서 모차르트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ㅎㅎ

죽음을 불과 석 달여 앞두고도 저처럼 아름다운 천상의 멜로디를 만들다니
그는 분명히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였겠지요.
인간으로선 도저히 불가능한 기적을 이루어 놓은....

좋은 봄 맞으십시오.  2014/03/18 14:23:58  


산성

목련꽃술을 보다가
아프리카 평원,
그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서울에는 이제 겨우 꽃봉오리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곧 눈부신 촛불로 피어 나겠지요?

 2014/03/18 14:46:31  


청목

그렇군요. 거긴 벌써 목련이 다 졌다구요? 이곳 부산엔 이제부터 꽃봉오리를 맺는데...
사진작품이 시선을 끌어모으는군요. 2014/03/18 20:15:49  


황남식

새벽 4시 좀 지나고 있습니다.
다가 갈수록 신기한 모짜르트,
2% 부족한듯한 이미지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항상 새롭습니다.

오늘도 습자지에 적셔드는듯한 음율에 잠시 머뭅니다.
갑작스런 후배 문상으로 .. 2014/03/23 04:2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