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Summer Home, Man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
이웃 블로그님들께 아무 말없이 떠나 왔어요.
막내 딸한테...
지난 봄 4월에 과테말라에 갈 때도,
5월에 유럽에 갈 때도 여행 떠난다고 광고하고 떠나서
왠지 미안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블로그소재를 찾아 떠난 여행도 아니고
그냥 막내딸...멀리 살고 있어서 항상 애잔한 딸..을 만나러
잠시 출타한 것이니까...
아무 말 안 하고 떠난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니까, 그리고 벌써 7월이 다 가고 있으니까
블로그 이웃님들이 몹시 그리워지네요. 궁금해 하실 것도 같고...
물론 잠간씩 블로그에 들어와 이웃님들 글을 읽기는 하지만
댓글도 달게 되지 않아서...이웃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화장실 입구인데 이런 음표가...베토벤 합창교향곡의 일부분이지요?
오늘 (7월 30일) 저녁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여름이면 연주하는 야외음악당
Man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 에서 아주 오래된 뮤지칼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커다란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영화 음악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무대에서 직접 연주하는...그런 공연을 보았네요.
영화에 맞추어서 연주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같더군요. 그래서인지 지휘자는
할리웃에서 활동하는 지휘자라고 하더군요.
필라델피아에 다녀갈 때마다 킴멜센터에서의 연주만 보았고
여름 음악당에서의 연주는 처음이네요.
1935년에 오픈한 공연장...할리웃 볼(만8천명 수용) 보다는 조금 작은,
만4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야외음악당....
아직 해가 지기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더군요.
Natalie Wood (image from internet)
나타리 우드는 학창시절 우리들의 로망이었지요.
영화 <초원의 빛>에서 웨렌 비티를 열렬히 사랑하다가 드디어는 미쳐버리던가요?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그 청순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여인...
뮤지칼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마리아로,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라 한 두개의 노래와 나타리 우드가 나왔다는 정도만 기억이 되었는데
다시 보니 푸에토리코에서 온 이민자 청년(갱)들과 미국인 청년(갱)들과의 갈등을 그린 영화네요.
미국은 역시 이민자의 나라이기에 이민자들이 겪는 많은 갈등...아직도 계속되는 이슈이지만
1950년대...그 당시의 시대상을 알게해 주는 영화였어요.
일찍이 미국령으로 시민권이 부여된 나라...푸에토리코...
2년 전에 푸페토리코에 간 적이 있는데
길에서 만난 어느 노신사에게 푸에르토리코가 미국령이면 어떤 해택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은 없다고 하면서
무도회에 초대는 받았지만 춤을 출 수는 없는 입장이라는...멋진, 그러나 의미있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푸에토리코는 2012년 11월 6일 선거에서 미국의 주(州)가 되고 싶다는
주민 발의안이 통과되었는데 아직은 주로 승격하지는 못한 것같습니다.
1958 년에 뉴욕 센트럴 파크의 웨스트 사이드 지역에 기반을 둔 미국인 갱집단과
푸에토리코에서 이민온 갱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패러디해서
미국인 갱 두목 리프의 친구 토니와 푸에토리코 갱 두목 베르나르도의 여동생 마리아(나타리 우드)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뮤지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발표함으로 번스타인은 일약 유명해졌다고 해요.
어느 날 댄스파티에서 운명처럼 만난 토니와 마리아...
경찰의 눈을 피해 두 집단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가운데
오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아와 토니와의 사랑은 불타고 있었지요.
그러나 두 집단이 싸우는 어느 날, 싸움을 말리러 나간 토니가 실수로
마리아의 오빠 베르나르도를 죽이지만 마리아의 토니를 향한 사랑은 그칠 줄을 모르고...
그러나 베르나르도의 친구가 토니를 죽이게 됨으로 그들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결국에는 두 집단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는...그러한 내용이네요.
"죽음보다 강하고..."라는 성경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인터미션시간에...
비록 내용은 진부했고 노래들도 별로 잘 부르는 것같지 않았지만
제롬 로빈슨의 그 당시 파격적이었을 것같은 안무는
반세기가 더 지났는데도 얼마나 멋진지...
1958년에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을 때 토니상의 안무상을 받았고
1961년에 뮤지칼이 영화로 나왔을 때 아카데미 11개의 상을 휩쓸었다고 하네요.
여름밤...멋진 시간이었어요.
다 끝나고 나오는데 서울에 사시는 큰언니가 카카오톡으로 전화를 했어요.
왠일이냐고 하니 왜 블로그에 글을 안 올리느냐고...
아무리 기다려도 포스팅이 올라오지 않아서 전화한다고...
제 블로그의 왕팬인 언니한테도 말하지 않고 떠나왔거든요.
그래서 언니한테 오늘 본 공연 올리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딸 집에 와서 잠도 안 자고 올리네요.
이웃님들도 기다리셨나요?
죄송합니다. 기다리시게 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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