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미안해! 나의 첫사랑 연인에게..

후조 2013. 7. 22. 16:21

 

 

 

 

 

너는 나의 작은 애인, 나의 첫 사랑,

도무지 사진이라고는 찍기도 찍히기도 싫어 했던 내가

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여행과 여행기를 올리는 블로그 때문이었지.

 

똑딱이로 사진을 찍다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나는 뛸듯이 기뻤고

지난 3년 가까이 항상 여행을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나와 함께 다니면서

사진에 대해 일자 무식인 나에게 멋진 사진을 선사하였지.

적어도 그 당시에 너의 사진은 내게 멋지게 보였어.


그런데 너무 미안해...

12주 코스 초보 사진클래스를 시작하면서 첫시간부터 나는 갈등하기 시작했어,

너는 아닌 것을 금새 알아버렸거든.

그래도 나는 10주가 되도록 너를 놓지 않으려고 마둥대다가 마침내는 결심을 한거야.

너와는 더 이상 인연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마치 사랑하던 애마가 늙었다고, 아니면 사랑하는 연인이 가난하다고

더 부유한 사람을 만나 홀연히 떠나버리는 그런 무정한 사람이 되어버린거야.

물론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

'아프리카 차드 사진전'에서도 '사랑의 캠프'에서도 나는 엄청 갈등하고 있었지,

그 막대한 비용(?)을 나를 위해 써야 하나,  허영의 취향은 아닌지...ㅋㅋ 


또한 내 나이를 생각하니 "이 나이에..."라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괴롭히기도 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내 손에 들어온 그 존재가 너무 무겁더라구,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때문에 다시 돌려줄까도 생각했지,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내가 지금 새로 만난 애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으니 어떻하니?

놀랍게도그 무거운 존재감마저 점점 느껴지지 않으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신기해.

너한테는 정말로 미안해, 너무 미안해.


그래도 너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있어, 너는 내 첫사랑이니까...

아주 버린 것은 아니야, 뭐든지 작은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는 작고 앙증맞고 가벼우니까

내 백팩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지.

비싸지 않은 매크로 렌즈를 끼웠더니 그래도 가끔은 사용하게 되거든


미안해, 내가 요즘 새 애인과 너무 재미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아직은 내 기술이 멀었지만, 우선 그 존재만으로도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 이해도 가고 더 욕심도 생기려고 하지만

아직은 나를 컨트롤하고 있지.

 

그리고 눈에 보이는 사물보다는 내 마음을 렌즈에 담고 싶어,

열심히 배워서 그리움도, 외로움도, 그리고 기쁨도, 슬픔도, 때로는 절망도 환희도

렌즈에 담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네.  렌즈종류는 왜 그리 많은지...


앞으로 내가 또 다른 애인을 구한다 해도

너는 언제나 내 첫사랑이야, ㅎㅎ

 

고마워, 그동안 수고해 주어서...

 

 


 



많이 흔들리는 셔틀버스에서 찍은 덴버공항의 모습입니다.

 

 

아래는 여름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는 콜로라도 베일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푸나무

ㅋ, 드디어 새로운 애인을 만나셨구나...
아무래도 배우시니..
더욱 그럴것 같아요.

저는 이즈음
무거운 카메라...
트리오님 새애인에 비하면 아주 가볍겠지만,

그래도 무거운 그친구,두고
손에 들어오는 디카에...
다시 정붙여보는 중이에요.

이젠 사진 보는 재미가 더 늘어날듯.....
축하해요 트리오님 새애인....과 행복하소서.ㅎ 2013/07/22 17:34:26  


달리

trio님, 콜로라도에선 곰 조심하세요^^..

새애인과 행복하소서 ㅎㅎ..

Liszt와 저의 공통점은 생일이 같다는 것인데요.. 피아노 선율을 너무 좋아하는데 올리신 음악 참 좋군요.. 감사^^.. 2013/07/22 21:56:04  


바람돌

여름 음악 축제가 열리는 곳이
마치 야외 원형극장 같군요.

나무가 울창한 곳에 사람들도 많습니다.
멀리 산들의 스카이라인을 보면
새로운 애인의 능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콜로라도 덴버는 확실히 시원해 보입니다.
 2013/07/22 22:15:32  


騎士

사진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지만
대상 즉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일이냐 ? 꽃이냐 ? 숲이냐 ? 산이냐 ? 인간이냐 ? 동물이냐 ?건축물이냐 ?
주제는 사진을 찍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인생관이며 취향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그림도 그렇지만 가장 어렵고 가장 소중한 테마는 사람입니다
그림도 사람 그리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짜 프로는 사람을 그립니다.
다른 것 들은 대충넘어 갈 수가 있지만 사람은 50억의 생김이 다 다르고
풍기는 늬앙스가 다 다르기에 대충 넘어 갈 수가 없습니다
털끝 만큼도 적당히가 없는 것이 인물입니다.
사진도 인물 사진 잘찍는 사진사가 으뜸입니다
사진기는 무조건 좋아야 합니다
사진기는 렌즈가 커야 합니다.
나머지는 배우면 다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기를 인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물사진...
빛의 각도를 잘 고려한 경치나 건물 사진...
트리오님은 원래부터 사진을 잘 찍으십니다
좋은 사진기를 가지셨다니 더욱 더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습니다 2013/07/23 01:30:37  


trio

푸나무님, 무게가 장난이 아니예요.
그래도사진을 찍을 때는 정신없이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찍게 되는데
피곤할 때는 렌즈를 처다보기도 싫더군요. ㅎㅎ
노인네가 뭘하겠다고 이러고 있는지, 참...ㅋㅋㅋ
 2013/07/23 03:21:22  


trio

달리님, 산에서는 쓰레기통도 자물쇠가 달려있는데 곰 때문이라고 해요.
국립공원에 가면 가끔 곰을 만나곤 하는데 이번에는 만나지 못했어요.
리스트...사랑의 꿈...언제 들어도 꿈길을 걷는 것처럼 감미롭지요.
 2013/07/23 03:49:25  


trio

바람돌님, 베일은 겨울에는 스키를 타는 곳인데
마을을 온통 유럽식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리조트마다 창가에 꽃을 너무나 아름답게 장식해 놓았고 시내에도 길 가마다
꽃들을 얼마나 잘 가꾸어 놓았는지 자연적인 경치와 함께 환상적인 도시예요.
여름에는 바이커(Biker)들이 자전거와 함께 곤돌라를 타고 산정상에 올라가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더군요. Mountain Biker라고 하더군요.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
단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와서 휴가겸 연주를 하지요.

이민자들은 그런 여유로움을 즐길 겨를이 없지 지냈지요.ㅋㅋ
 2013/07/23 03:56:20  


trio

기사님, 인물사진이 어려운 것은 애들 사진을 찍으면서 경험을 하게되더군요.
사진을 찍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지만
화가이신 기사님의 조언에 대해 동감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카메라는 무조건 좋아야하고 렌즈는 커야 한다는 말씀...ㅎㅎㅎ ㄱ
사진기를 인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물사진,
빛의 각도를 잘 고려한 경치나 건물사진...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2013/07/23 04:06:36  


술래

너무 좋으셨겠다~~~^^*
첫 사랑과 헤어지고 이제 새로운 연인까지 함께 동반했을테니 금상첨화네요.

여기는 임시 연주장 아니겠지요?

지난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피어에 마련한 임시 야외 연주장의
차이코프스키 연주 갔다가 추워서 얼어 죽는줄 알았어요.
인터미숀 끝나고 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추워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그렇게 추운 여름은 정말 내 생애 처음이었어요. ㅎㅎ

풍경이 알라스카랑 많이 흡사해요.
알라스카도 바이크 트레일이 좋기로 유명한 곳인데... 2013/07/23 06:07:19  


trio

임시 연주장 아니고 Gerald Ford Amphitheatre 예요.
미리 알고 따뜻하게 준비하고 가셨더라면 좋았을텐데 아까우네요.
저희도 언잰가 7월에 샌프란 갔을때 몹시 추웠던 기억이 있어요.
 2013/07/23 08:44:50  


산성

대관령 음악제가 이 곳을 벤치마킹 했다고 하더니
전체 분위기가 많이 비슷합니다.아직 야외음악당에서는 못들어 봤어요.

지난 번 수퍼문때 천변에는 디카 들고 가고
집에서는 무거운 카메라로 함 찍어 봤어요.
그랬더니 달의 모습이 다르게 다가오더군요.확실히.
그래도 여전히 집 밖으로 나갈때는
손에 쏙 들어오는 디카만 데리고 다닙니다.

새연인과 기쁜 나날이시길^^

 2013/07/23 09:42:04  


쥴리아스

덴버 공항 구조물이 좀 독특하지요... Aspen을 가려면 꼭 들러야 하는 곳... 사진 멋있습니다... ^^ 2013/08/04 2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