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베토벤의 "회복된 자의 신에 대한 감사의 찬가" 2012/06/13 07:26

후조 2012. 6. 13. 01:42


아, 역시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토벤 아저씨...

 



 비엔나의 중앙묘역에 있는 토벤아저씨의 메트로놈 모양의 묘

 

 


오늘은 트리오가 트리오(Trio)가 아닌 쿼텟(Quartet)에,

토벤아저씨의 스트링쿼텟에 필이 꽃혔습니다.

 

베토벤의 현악4중주, 제15번

String Quartet No. 15 in A minor, Op. 132

 

 

유타주 여행기가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여름 실내악 음악축제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말보로 음악축제"를

작년에도 소개했지만 수정하여 다시 소개하려고 정리하면서

소개할 음악을 생각하다가 베토벤의 현악4중주 15번을 종일 감상하고 있습니다.

 

베토벤 음악은 누구나 좋아할 것입니다.

덕분에 오지랖인 트리오도 오스트리아 여행 중에

한나절 비엔나에서 베토벤을 찾아서 헤메인 결과

포스팅을 세 개나 <오스트리아에서> 폴더에 올려 놓고 있지만...

 

"나를 지켜준 것은 오직 나의 예술", 베토벤의 유서와 묘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두린다",베토벤 기념관 

"토벤아저씨의 <합창교향곡>의 산실..바덴에서"

 

 

오늘은 이 곡을 몸이 아프신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특별히 대장암 수술을 받고 그 힘든 항암치료를 12번 다 마치고

대장암에서 치유된 서울의 큰언니와 자칭 '트리오의 왕팬'이라고 하면서

항상 저를 격려하며 저에게 엔돌핀을 주는 팜데일에 사는 친구인 우아한 K에게

오늘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5번, 특히 3악장 "Heiliger Dankgesang",

"회복된 자의 신에 대한 감사의 찬가"를 전하고 싶습니다.

 

친구는 지난 두 달 이상 신경염으로 무척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서 그저 안타까워하기만 했는데

친구의 빠른 회복을 기도하면서...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현악4중주 No. 15 in A minor, Op. 132입니다.

 

(마침 전곡이 유투브에 있어서, 유투브..얼마나 감사한지..)

 

 

 

이 곡은 러시아의 상 페테르부르그의 귀족 니콜라스 갈리친(Nicolaus Galitzin) 공작이

베토벤에게 편지로 현악4중주곡을 두 세개 작곡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제12번과 제13번과 함께 1825년에 작곡한 곡이어서 일명 "갈리친 4중주"라고

불리기도 하는 5악장으로 된 현악4중주입니다.

 

베토벤은 갈리친 공작이 열렬한 음악 애호가로 첼로를 잘 연주하고

상 페테르부르크 음악계에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첼로 파트에 유의하면서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좀 정치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쨋든 첼로의 선율이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곡이어서 트리오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베토벤은 2악장까지 작품을 쓰다가 병으로 작곡을 중단하였는데

회복된 후 다시 작곡을 하면서 3악장 Molto Adagio에 "Heiliger Dankgesang"

"회복된 자의 신에 대한 감사의 찬가"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처럼

하마트면 미완성 현악4중주 곡이 될 뻔 했습니다.

 

물론 슈베르트는 아파서 중단한 것이 아니지만...

어쨋든 베토벤은 성격이 괴팍하여 제멋대로의 인생을 살았지만

몸이 약했던 것같습니다.

 

우리가 알듯이 끝내 음악가로서 치명적인 귀머거리가 되는 귓병으로

얼마나 고통을 많이 받았는지 그의 유서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Beethovenhaus in Heiligenstadt...
The Beethovenhaus at Heiligenstadt
베토벤이 머물면서 1802년에 유서를 썼던 집
(image from web)
 
 

이 곡을 작곡한 1825년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이므로

이미 귀머거리가 되었을 때입니다.

 

귀병을 앓던 베토벤이 32세의 젊은 나이에 쓴 그의 유서에서

 

"나를 지켜준 것은 오직 나의 예술이었다.

아, 난 내 안에 느끼는 것을 모두 꺼내어 놓을 때까지는

세상을 떠날 수 없을 것같다."고 말한 것처럼

자기 안에 느끼는 것을 모두 꺼내어 놓아야 했으니

말년에 작곡하는 그의 마음은 더욱 절박하고 절실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마트면 작곡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다시 작곡할 수 있게 회복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했으면

 

"회복된 자의 신에 대한 감사의 찬가",

"병이 회복된 자의 신에 대한 성스러운 감사의 노래, 새로운 힘을 느끼면서" 등의

내용을 작곡 노트에 담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누구나 약할 때 가장 겸손하고,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같습니다.

 

오늘날 그의 현악4중주 곡 중에서 이 곡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이 곡에는 그의 가장 인간적인 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할 수 밖에 없는,

모든 것을 감사하며 회복의 기쁨과 감사를 노래한 그의

나약한 인간적인 모습이 스며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곡은 환자를 위로하거나 치료하는 음악으로

임상에서 사용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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