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허영의 취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를 읽고...

후조 2013. 4. 5. 02:25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어느 인문주의자의 클래식 읽기>, 친절하게도

 

'음 하나하나를 충분히 눌러 무겁고 느리게 연주하라는 음악용어'라는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까지 책 표지에 적어 놓은 책,

 

 

 

하기사 부연설명이 없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다지오 정도는 알아도...

 

 

 

소스테누토, '충분히 눌러', 다시말하면 '꾹~꾹~ 눌러'

 

꾹꾹 누르라고 하니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5살도 아직 안된 둘째딸의 딸이 피아노 레슨을 얼마 전부터 받는다기에

 

딸 집에 가서 연습하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손가락이 어찌나 가늘고 약한지

 

음 하나를 누르려면 다른 손가락들이 날라갈 듯 춤을 추고 ~~

 

그 나마 제대로 꾹 누르지를 못하는거예요.

 

그래서 이 잘난? 하머니가 '모짜르트는 다섯살에 작곡도 했는데'...라고 하면서

 

음 하나 하나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라고 지적해 주었거든요.

 

물론 이 책을 구입하기 전 이야기...ㅎㅎ

 

 

 

 

엘에이 다운타운에 있는 LA Phil의 전용연주홀 Walt Disney Concert Hall

 

 

 

최근에 발간된 경향일보 기자 문학수님의 저서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를조블의 김성현님께서 블로그에 소개해 주셔서 발빠르게 서점에 달려가 주문했지요.사실 이곳 한인서점에는 음악관련 신간이 재빠르게 들어오지 않거든요.다른 대중성 책들도 워낙 많이 쏟아지니까요.

 

음악에 관한 책은, 미술도 마찬가지이지만, 음악에 관한 것을 이야기 하자면

작곡된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은 물론 작곡가가 영향을 받은 시인이나 철학자까지도

작곡가의 개인사와 아울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서양사에 익숙하지 않고

당대의 철학자나 시인들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트리오에게는

왠지 복잡하여 쉽게 읽혀지지 않아서 한꺼번에 다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두고

마치 교과서처럼 대하게 되는 일이 흔하지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표현하는 언어는 그 어떤 시인이나 작가의 언어보다 아름답고 참신하고, 문장 또한 거침없고 매끈하여 비교적 이해가 쉬웠고 잘 읽혀졌습니다.

 

누구에게나 음악을 좋아하게된 동기는 있게 마련인데

저자는 중학생시절, 가족처럼 함께 살게된, 그 당시 대학 조교였던 지인(누나)이

클래식 음악을 무척 좋아해서 옛날식 전축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보면서 자란

소년시절의 추억이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클래식음악에 관한 책도 쓰고

음악담당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으니

취미가 직업이 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짜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치렀다는 비엔나의 성 스페판성당 (2009년 비엔나에서)

 

 

 

문학수...50대쯤 되는지, 사실 이 분을 저는 최근에야 알았네요.

좀 더 알고 싶은 사람...

 

저자는 13페이지에 달하는 프롤로그만으로도

트리오를 매혹시켜버렸습니다.

 

80년대 초반에 명동 사보이 호텔 옆에 있는

'필하모니'라는 음악감상실에 자주 다니면서 숨어서 음악을 들었다는 저자,

'숨고 싶은 놈들의 천국'이라고 정의한 필하모니,

 

 

"그곳은 그렇게 비루한 청춘들이 숨어들어 황홀한 음악에 취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그 공간을 벗어나는 순간, 음악은 뇌리에서 씻어내야할 나태한 취향이었다"

 

 

(필하모니라는 음악감상실은 모르겠고 르네상스라는 곳이 지금도 있는지...누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당시, 80년대 초에도 여전히 클래식음악에 대한 취향을

부르조아적 고급문화 혹은 허영의 문화로 여겼다고 하면서

 

 

"음악은 한없이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혹인 동시에 단절해야할 허영의 취향이었다."

 

라는 표현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답시고 음악가들의 자취를 찾아서

 

유럽을 헤메고 싶어하는 '나태한 취향', '허양의 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불거리는 트리오를 타임머신을 타게 하였습니다.

 

 

 

언제부터 클래식음악을 좋아했는지는 잘 기억할 수도 없지만

 

오페라 아리아를 원어로 부르며 세계적인 지휘자나 연주자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우던 큰언니의 영향을 받은

범생?이었던 트리오가

 

다방이나 음악감상실에 간 것은 대학시절...

 

 

 

클래식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연주회보다는 그 당시 주로 갔던 곳은

 

고작해야

학교 앞 다방이었는데 당시 학교 앞 다방들은

 

한복을 입은 마담?이 있던 일반 다방에 비해

 

시대를 앞서 가던 음악카페였지요.

 

 

지금처럼 카페라는 이름도 별로 사용되지 않던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ㅋㅋ

학교 앞 다방에는 디제이(DJ)라는 사람이 있어서 디제이의 취향에 따라 

6,70년대 유행하던, 지금도 좋아하는 팝송을 들려주기도 하고

어떤 디제이는 클래식음악을 주로 들려주기도 해서

 

 

그 당시 디제이는 대학생들에게 대단한 인기였지요.

 

 

 

시내에는 클래식전문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가 있었고

 

'세시봉'도 있었고 비슷한 다른 곳이 또 있었는데...

 

 

 

클래식 음악감상실 르네상스, 어디쯤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고,

 

그나마 어렴풋이 기억되는 것은

 

컴컴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마치 세상을 다 산 것같은 온갖 고뇌에 가득찬 모습으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지휘자처럼 지휘를 흉내내기도 하면서,

 

하기사 데모로 얼룩진 시절이었고,

 

물질로도, 정신적으로도 가난하였던 시절,

 

미래를 꿈꾸어 보지도 않았던 시절,

그 시대, 그 젊음들이 그렇게 가슴앓이를 했던 것같습니다.

 

그러나 7,80년대의 그 '나태한 취향, 허영의 취향'의 산물이

21세기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계의 현주소가 아닌지...

자녀들에게 음악교육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시키는 부모님들 덕분에...

 

 

 

 

그런데 '단절해야 할 허영의 취향', '나태한 취향'이라는 말에

 

많은 분들이 좀 혼돈을 하시는 것같아서 수정해 올립니다.

 

이 말은 저자가 직장도 없고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를 이야기 한 것이었습니다.  

 

80년대 초...

 

그 후 80년 대 말에 직장을 갖게 되니까 월급만 타면

 

"당시의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의 널찍한 음반매장을 휘젓고 다니며
등에 작은 배낭을 맨 채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음반을 포식했다"
고 뒤에 말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저자의 클래식음악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컷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앞 뒤 문맥없이 그 문장만을 뽑아 올려서 오해의 빌미를 제공하였네요
죄송합니다. 작가님!

 

 

 

 

 

 

 

 

박자(템포)를 맞춰주는 메트로놈 모양의 베토벤의 무덤 (2009년 비엔나의 중앙묘지에서)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Adagio Sostenuto,

사실 음악용어는 거의가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이기에

몇가지 외에는 사전을 찾아보기 전에는 잘 알지 못하는 용어들입니다.

많은 음악용어들을 구분한다면

템포 Tempo, 형식 Type, 표현 expression이나 테크닉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아다지오는 템포를,

소스테누토는 표현이나 테크닉을 말하고 있을거예요.

 

아다지오, Adagio, 천천히 느리게, 소스테누토 Sostenuto(sustained), 꾹꾹 눌러서,그러므로 천천히, 하나하나 꾹꾹 눌러가면서 무겁게 연주하라는 의미겠지요.

많은 음악에서 이 용어를 발견할 수 있겠지만

얼른 생각나는 것은 베토벤의 월광소나타의 1악장이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입니다.

(책의 뒤표지에 있는 강신주님의 멘트에도 이 곡을 언급...)

대개는 1악장은 빠르고 2악장이 느린데 이 소나타는 1악장이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천천히 느리게, 어둡게, ...달빛이 창백한 호숫가를 산책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산책을 즐겼다고 하니까요.

 

 

 

 

베토벤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슈베르트의 무덤 (2009년 비엔나 중앙묘지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클래식 음악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낯익은 이정표들'로 바흐와 헨델을 이야기하고

 

하이든을 근대로 가는 징검다리 역활을 했다고 소개하면서

 

하이든이 에르테르하지 궁정악단을 그만두고 자유의 몸으로

 

영국 런던에서 활약하던 18세기 말의 런던의 시대상황, 신흥부르조아들이

 

연주회장에서 음악을 즐길 때 건물 밖에서는 키가 작고 몸집이 작은 아이들이

 

굴뚝에 들어가서 청소를 하다가 화상을 입거나 지쳐서 잠간 잠들었다가

 

시꺼멓게 검뎅이가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코가 잘린 쇼팽과 오른팔이 잘려나갔었는지 바꾼 흔적이 보이는 상드의 조각상 (2010년 빠리의 몽소공원에서)

 

 

 

저자의 음악에 관한 언어가 매우 매력적입니다.

 

쇼팽의 음악에 대해서

 

"쇼팽의 음악에는 조국 폴란드의 민속음악, 특히 춤곡에서 체득한 '육체성'이 꿈틀거리며...",

 

 

 

 

 

베토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바그너를 말하면서는

 

"바그너는 그렇게 '베토벤'이라는 문신을 자신의 몸에 새겼다."

 

등등 그의 표현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는지...

 

 

 

 

 

비엔나의 중앙묘지에 있는 모짜르트 기념비, 모짜르트의 무덤은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합니다.(2009년 비엔나에서)

 

 

 

 

저자는 고단했던 천재 모짜르트의 삶을 이야기하고, 가난한 떠돌이 슈베르트를

 

베토벤의 음악과 함께 이야기하고서  베토벤에 대해서는 슬쩍 뛰어 넘어버리면서도

 

베토벤의 영향을 받았던 19세기 말의 작곡가들, 베를리오즈, 쇼팽, 바그너, 브람스와

 

말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베토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20세기를 바라보는 드뷔시, 포레, 에릭 사티로 이어지고,

 

드볼작이나 스메타나가 아닌 야나체크로 이어지다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쇤베르크로 가고

 

차이코프스키를 이야기 하지 않고 쇼스타코비치로 이어집니다.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한 책인데 음악가들의 선택이 조금 의외였습니다. 

 

 

 

 

 

아놀드 쇤베르트의 묘 (비엔나 중앙묘역에서)

 

 

 

사실 클래식 팬들이 대개는 위에 말한 바흐나 헨델, 하이든, 모짜르트로 시작해서

 

슈베르트, 쇼팽, 브람스, 슈만, 베토벤, 드볼작, 스메타나,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하면서

 

베를리오즈, 말러, 드뷔시, 야나체크, 쇤베르크 등으로 넘어가고 싶은데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이렇듯 친절한 길잡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까,

 

아니면 그냥 나태하여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쓰신 것인지는 몰라도

 

20세기를 향한 작곡가들을 이렇듯 잘 섭렵해 주고 있으니

 

이 책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원,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초상"에서는

이 시대 기억해야 될 연주자들로는 주로 피아니스트들인 클라라 하스킬, 호로비츠, 리헤테르, 글렌 굴드와 마리아 주앙 피레스를,

지휘자들로는 마렉 야노프스키, 다니엘 바렌보임를 피력하고 있는데

물론 다른 지휘자들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면서...

이 또한 조금 의외의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하기사 한정된 공간이다 보니 선택에 선택을 한 것이겠지만...

또한 저자가 유난히 피아노 음악을 좋아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합니다.

 

 

 

 

브람스의 묘 (비엔나의 중앙묘지에서)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그것이 음악 듣기의 궁극이라고 믿는다.

바흐를 들을 때는 바흐를 만나고,

베토벤이나 슈베르트를 들을 때는 또 그들과 조우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한 개인의 내면을 만나는 일인 동시에,

그가 살았던 시대와의 대면이기도 하다.

결국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개인사와 당대사를 씨줄과 날줄로 삼은

'음악의 생애'를 만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수백 년, 혹은 수십 년 전에 이미 쓰여진 음악을 듣는다 치더라도,

그 속에는 어느 시대에나 인간이 느껴왔을 보편적인 희로애락, 당대와의 갈등이나 타협,

때로는 권력을 향한 욕망 같은 것들이 여전히 살아서 흘러가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언제부터 음악을 들었냐?

"어떻게 해야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냐?"라는 쉽게 접하게 되는 질문이지만 결코 쉽게 대답할 수는 없는, 그 두가지의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하나 하나 천천히, 마치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처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클래식의 보편화, 대중화를 위한 알뜰한 길잡이 역활을 담당할 것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여름 밤 오페라 향연이 벌어지는 오스트리아의 보덴 호수 (2009년에)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저자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무언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인생을 그렇게,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로 살라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같았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민의 성격이 참 급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여행지에서는

현지 가이드들이 "빨리 빨리"라는 말을 안다고 하지요.

 

빨리 빨리...

참 빨리 빨리 달려온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

클래식음악의 수백년 전통을 불과 수십년 만에

이 만큼 받아들이고 이루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말에 어린 자녀들을 레슨시키러 오는 한국부모들의 치맛바람이 거셌던,

(물론 한국부모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못지 않지만)

뉴욕의 링컨센터에 있는 줄리아드 음악원의 라운지에서는

언제부턴가 부모들이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을 금지하고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몇몇 유명한 클래식연주자들을

연예인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는 것같은

한국의 클래식 음악의 현주소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처럼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꾹꾹 눌러서, 음 하나 하나를 느리고 무겁게, 그렇지만 3악장의 Presto Agitato처럼 열정을 다하여 사는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주제넘게도...ㅋㅋ

 

 

 

 

 

 

Piano Sonata No. 14 in C-sharp minor "Quasi una fantasia", Op. 27, No. 2,

20세기 베토벤 소나타 해석의 거장으로 알려진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1895-1991)의 연주입니다.

 

 

Beethoven piano sonata 14 mvmt 1 bar 1-4.svg 

월광소나타의 1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시작부분 악보 (image from wikipedia)

 

 

Piano Sonata No. 14 in C sharp minor, op. 27-2 "Moonlight"

1악장: Adagio Sostenuto,     음을 충분히 눌러 무겁고 느리게

2악장: Allegretto,                조금 빨리 (Allgro보다는 조금 느리게)

3악장: Presto agitato,           빠르게, 흥분해서 격양되게

 

 

 

베토벤은 이 곡을 1801년, 31세의 젊은 나이에 완성하고 다음 해에

피아노를 가르치던 제자 Countess Giulietta Guicciardi에게 바쳤다는데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고 하니

여자복이 지지리도 없었던 불쌍한 토벤아저씨...

 

베토벤은 이 곡에 "sonata quasi una fantasia 환상곡 풍의 소나타"라고만 했지만비평가 렐슈타프(Ludwig Rellstab)가 이 곡의 제1악장이 마치'스위스의 루체른 호반의 물결에 흔들리는 달빛'같다고 표현한 것이 유래가 되어서

"Moonlight Sonata" ("Mondscheinsonate" in German)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는데

이 별명때문인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소나타입니다.

 

 

 

 2013/04/05 07:58 

 

 

 

 

 


trio   클래식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허영의 취향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좀 의아했지만 곰곰히 생각하니 그렇더군요.
정말로 그래요. 그것조차도 허영이었더라구요. ㅎㅎ
그런데 하물며 음악가들의 자취를 찾아다닌다고
유럽을 돌아다니고 싶어하니 얼마나 허영스러운 일인가...

나태한 취향이라는 말도 또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구요.
음악을 듣는다고...마냥 게으르게 귀만 열고 있는 것...
정말로 비생산적인 나태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어떻하지요?
허영의 취향도, 나태한 취향도 내 던져버릴 수가 없으니...ㅋㅋ
왜냐면 그냥 좋으니까요.
 

2013/04/05 11:02:04  
     
     
 

士雄   등산을 해서 정상에 서면 하계가 다 내려다 보입니다.
정상에 서 보지 못한, 중간쯤의 사람들은
상상만으로 신기하고 즐겁고 이야기가 더 많은 이야기꾼이 되지요.ㅎㅎ
나름대로 자기수준에서 즐기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3/04/05 11:12:02  
     
     
 

푸나무   포르테 소스테누토...는 안어울리지요.
삶도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해야 하지 않을까....
허영은 아니라고 바요
그러하면 정신을 향한 모든것들은 허영이게요?
아무것도 아닌것들이
무위가
....우리네 삶을 어떤 치열한 것들보다 풍요롭게 해주기도 하지요.

트리오님.멋진 포스팅.....
읽고 싶게 만드시는데요.
지금 책 읽어야 할것이 너무 밀려서... ㅎ
책두 단김에 빼지 않으면
흘러가 버려요.
굳든지... 

2013/04/05 11:20:12  
     
     
 

magnolia   클래식 을 주로하던 곳은 명동에 돌체 가있었구요, 소공동 르네상스 있을때, 시공관 옆에
은하수 란 음악감상실 이 유명했습니다. 다음 쎄시봉입니다. 서울이 그만큼 작은도시 었어요...
때로는..버려야할 허영 도 사랑이며, 멋 입니다. Perception 의 차이겠지요. 마치
Certified copy 처럼.............................. 

2013/04/05 13:38:26  
     
     
 

바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주 듣는 '월광'이지만 트리오님의 글을 읽으며 들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글 중 말씀하신 '르네쌍스 음악실'은 1951년 전쟁 중 대구에서 열었다가 1959년 서울 종로1가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주인장은 박용찬 선생이었고요.
6, 70년대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의 요람'이었다가 1987년 시대의 변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답니다.
수천 장의 음반과 기자재는 국가에 기증되어 현재 서초동 국립예술자료원에 있다고 합니다.
'르네쌍스(그렇게 불렀답니다)'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문화일보 '문득 돌아본 그때 그곳'을 보시면 되겠네요.

문학수 기자의 글 가운데 '음악은 한없이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혹'에는 전적으로 공감 하지만 '단절해야 할 허영의 취향'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그냥 '포근한 영혼의 안식'이니까요.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더 많이 올려주세요.  

2013/04/05 19:05:38  
     
     
 

trio   바위님, 르네쌍스 음악실에 대한 역사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문들 닫았군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텐데요. 안타깝네요.

그런데 '단절해야 할 허영의 취향'은 저자가 직장도 없고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를
이야기 한 것이었어요. 80년대 초...그 후 80년 대 말에 직장을 갖게 되니까
월급만 타면 "당시의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의 널찍한 음반매장을 휘젓고 다니며
등에 작은 배낭을 맨 채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음반을 포식했다"는 말은
저자의 클래식음악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컷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앞 뒤 문맥없이 그 문장만을 뽑아 올려서 저자가 보면 오해를 하시겠어요.
죄송합니다. 본문에도 수정해서 올렸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는 것이 결코 허영일 수는 없겠지요.
상황과 형편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바위님의 말씀대로 '포근한 영혼의 안식'이니까요.
감사합니다. 바위님!

매그놀리아님, 많이 다니셨네요. ㅎㅎ
돌체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끙끙댔는데... 감사합니다. 기억해 주셔서..
은하수라는 곳은 기억에 없구요.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결코 허영이 될 수가 없지요.ㅎㅎ
위의 바위님의 글에 대한 답글에서 말씀드렸듯이...

푸나무님, 조블의 북리뷰의 거장이신 푸나무님 앞에서 제가 감히...ㅋㅋ

사웅님, 감사합니다. 사람마다 제 각각 자기의 인생을 사는 것이니까요.
 

2013/04/05 21:10:05  
     
     
 

Grace   정말 좋아하는 걸 하는 거라면...
허영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요...?

다녀 가심을 감사드리며...월광과 함께...고맙게 잘 읽고 갑니다..^^ 

2013/04/06 00:32:47  
     
     
 

trio   그렇지요, 클래식음악을 즐기는 것을 허영이라고 할 수도 없고
나태한 일이라고도 할 수 없지요.
다만 작가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라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위의 답글에서 말 한 것처럼...
작가의 클래식음악 사랑이 정말로 대단하네요.
그러니까 이런 책을 내기도 했을테고...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미국에서 사시는 것같은데 어디쯤인지요?
 

2013/04/06 01:18:39  
     
     
 

술래   요즘 남편이 푸욱 빠져 있는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읽는 책의 저자 강신주씨도 언급되어있네요.^^

저도
대학때 르네상스 의자에 깊숙히 파묻여서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즐겼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던 허영기 기억하며 즐겁게 되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2013/04/06 01:19:00  
     
     
 

trio   술래님, 저도 강신주씨는 누군지 아직 모르는데 책 뒷면에 평을 올렸네요.
책 뒷면을 보기 전에 저도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라고 해서 월광을 생각했었는데
그 분의 평에 월광을 언급했더군요.
그래서 언급했는데...그 분 책도 있나요? 검색해서 찾아보아야겠네요.
외국에서 산다는 이유로 모르는게 너무 많아요.
바위님이 말씀하셔서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도 검색해보니
음악평론가이며 시인이신 김갑수님의 글이 정말로 재미있고
그 분 또한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2013/04/06 01:26:51  
     
     
 

산성   명동 필하모니
그 어두웠던 실내랑 버스좌석처럼 한쪽으로만 향해있던
등 깊은 의자가 생각나요
그리고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과 ㅎㅎ
걸어나오면 대한음악사란 음악전문 책방도 있었지요.
근처에 찻집 포엠!

마리아 주앙 피레스가 왜 지휘자 대열에 끼여 있는지 궁금해요.
저 모르는 사이 지휘도?
얼마전에 런던심포니 하이팅크랑 다녀 갔어요.서초동 예당에.
그녀,참 조용하고 얌전한 모습입디다.
맘에 쏘옥 들어오는...

강신주씨는 요즘 한참 인기가 있다더군요.
저도 잘 몰라요.
철학박사라 그런지 철학을 일상에다가 재미나게 대입한다고
다시 올께요^^

 

2013/04/06 09:15:25  
     
     
 

trio   마리아 주앙 피레스가 지휘자가 아니라
연주자, 피아니스트 대열인데 제가 실수한 것이고...
저자가 유난히 피아노 음악을 좋아해서 피아니스트들을 주로 선택했다고 하네요.

필하모니도 없어졌다는데 이제 클래식 음악감상실은 없나요?
서울에 나가면 한번 가보고 싶은데...ㅎㅎ
강신주씨...아마 강의가 인기 있나보지요?
 

2013/04/06 12:49:23  
     
     
 

cecilia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음악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자나 성악가 그리고 작곡가.. 그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무궁무진하 세계를

경험하는 사람들인지.. 저희들은 그저 음악을 들으면서 그 세계를 조금 맛볼수 있는거죠. 

2013/04/06 21:37:06  
     
     
 

trio   세실리아님, 작가는 1831년에 파리에 간 쇼팽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당시의 파리는 혁명적 낭만주의로 넘실댔으며
파리를 찾아온 젊은 방랑자들은 도시 곳곳의 카페와 술집에서
예술적 기질을 발산하고 있었다."

쇼팽은 하이네를 파리에서 만나고 리스트를 그곳에서 만나지요.
상드는 물론...
 

2013/04/06 23:49:55  
     
     
 

달리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베토벤의 월광이군요. 저는 피아노의 음색과 세기 등 "상당히 예민하게 감상하는" 월광 소나타 1악장인데요, 컴에서 들려오는 음색은 다소 감상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참 좋습니다. 강추입니다!!  
2013/04/08 23:49:46  
     
     
 

리나아   미팅파트너였던 애가(같은1학년.) 클래식음악에 대단한 취미를 가진듯한 애였는데
사보이호텔앞 필하모니를 몇번 데려가서 어둑한 방.꺼먼의자에 앉아 앞만보고
(앞에는 큰 오디오와..큰 스피커가..) 무거운 음악 듣던 기억이.
그땐 어둑컴컴한 그 방이 부담스럽기도 했어요...나는 클래식 왕초보..그는 반대..
앞 한쪽의 작은 칠판에 `파가니니...머 어쩌고`하는 곡명이 써있었고...
뭔지도 잘 모르면서 첨 들어보는..흘러나오는.. 지금 저 곡이 그 곡인가..? 하면서 다소
답답했던...
그나마 내가 아는..음들은 아니 들리고...ㅎㅎ
지금도 듣기 힘든 어려운 곡이나. 흔치않은 곡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땐 당연히
더하면 더했겠지요.. ^-^

클래식과는 전혀 반대인 르 씨랑스 같은 곳이 1, 2년후 근처..옆에 오픈하면서..몇번 잠깐
드나들던 곳..그땐 젊은 마음에 롹이 좋고 팝이 좋고 자유로움이 좋고!!
^^
 

2013/04/09 03:05:07  
     
     
 

trio   편리하니까...그리고 다른 방법은 모르니까..유투브를 이용하지만
유투브에서 듣는 음악은 아무래도 음색이 좋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 점은 이해하시고 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달리님! 

2013/04/09 05:54:13  
     
     
 

trio   리나아님, 댓글 너무 재미있어요.
사실 르네상스같은 음악감상실은 여학생이 앉아있기에는
너무 어둡고, 심각해서, 여학생들보다는 남학생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요.
그 클래식을 좋아하던 남학생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문학수님이나 김갑수님 같이 음악평론가가 되지는 않았는지요?
너무 재미나는 추억을 얘기해주어서 고마워요. 리나아님!
 

2013/04/09 05:5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