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Shall We Dance? Irvine Park에서

후조 2015. 7. 17. 10:38


 

  

 



사철 따뜻하고 날씨의 변화가 별로 없는 남가주이지만

 

10월이 되면 가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호박...Pumpkin

 

 

Suzanne's Old Fashioned Pumpkin Pie (photo)

(Images from web)

 

특히 10월의 마지막날 할로인 데이에

 

호박을 파서 안에 등불을 넣어 불을 밝히는 랜턴을 만들어

 

집 앞에 놓아두기도 하고 호박으로 파이, 빵, 죽 등

 

다양한 먹거리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프랑스 아를르에 갔을 때 호텔 앞 식당에서 먹었던 호박수프,

 

참께가 뿌려진 바삭한 과자와 함께 나왔는데

 

너무나 맛있어서 이틀 묵으면서 세번이나 가서 먹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모처럼 애들이랑 가을 나들이를 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Irvine Park에 나가니 주말이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서 Pumpkin Patch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 때 구입한 호박으로 추수감사절 때 파이를 만들기도 하지요.

 

가격을 보니 싸지도 않네요.

 

 

 

 

 

 

공원은 온통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부모들로 넘쳐났지만

 

어느덧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저의 마음은 왠지 쓸쓸했습니다.

 

 

오늘 어느 선배님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가을이면 버리고 가라고, 버리라고,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조금씩 놓으라고, 버릴 것을 너무 오래 움켜 쥐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그러다가 봄이 와서 목련이 필 때면,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걸

 

얼마나 많이 버리고 살았나 하고 후회도 한다고...

 

선배님도 오랜 외국생활에 많이 쓸쓸하신 것같았습니다.

 

 

 

 

 

 

 

 

 

 

 

 

 

 

 

낙엽

 

 

- 김남조 -

 

 

비켜난 햇살의 귤빛 창변에서

 

눈 시리던 괄목(刮目의 당신을 기억합니다.

 

어느 세월과 그 누구와도 화해치 않던

 

당신의 오만한 고독도 기억합니다.

 

 

동공을 쪼개고 내솟는 뜨거운 눈물

 

가장 구석진 참회마저 무섭지 않던

 

다만 동녀(童女)같은 통곡으로

 

우리들 그처럼 구원받고팟음을 기억합니다.

 

 

금방 돌이라도 부수고 싶던

 

주먹 곱게 펴고서

 

다시 어린 양처럼 유순해졌던

 

기다림도 기억합니다.

 

 

바람이 일어 서릿발 같은 바람이 일어

 

우수수 못 다 안을 낙엽이 지면

 

깊은 골짜기 비석처럼 적막한

 

노송 송피 발겨지고

 

다시금 옛날 피멍울 지며 아파집니다.

 

 

산악같던 고집과 어리광 모두 어이코

 

이제는 바윗돌처럼 잠이 든 당신의 무덤 그 위에

 

낙엽이 지고 낙엽이 쌓이는데

 

삼단같은 머리 검은 숱하고

 

나 만이 아직도 궃은 벌처럼 젊었습니다.

 

(젊은 날 애송하던 김남조님의 시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가을이라고 해서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오히려 가을 햇살을 가득 담은 나뭇잎들과 함께

 

왈츠를 추고 싶습니다.

 

조금은 서글픈 왈츠를...

 

 

쇼스타코비치의 왈츠입니다.

 

함께 왈츠를 추실까요?

 

 

Shall We Dance?

 

 

 2013/10/15 

 

 


흙둔지

한국에서는 할로윈데이가 뭔지 모르게 지나갑니다만
미국에서는 일년중 큰 행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화적인 차이겠지만 식재료로 먹거리만 만들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를 보게되면 인상이 찌푸려지더라구요.
특히 토마토 축제같은 경우는 더더욱이요...
지금도 이 행성에는 굶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는 언제 들어도 흥겨워집니다.
이런 곡이라면 언제든지 Shall We Dance는 오케이지요...^_^
 2013/10/15 08:43:47  


바위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보는 미국의 호박들,
이곳 한국의 호박보다도 색깔이 선명하고 크기도 크네요.

다들 가을이면 웬지 다소 서글퍼지기도 하고 추억을 곱씹는데
지는 낙엽 대신 활활 타오르는 단풍을 보노라면 마음이 따뜻해 지겠지요.
수확의 계절에 지금까지의 삶을 가결산 하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김남조 시인을 참 좋아했었지요.
어떤 계기로 '연鳶'이란 시를 엄청 좋아했었지만,
그것도 다 지난 날의 추억일 뿐입니다.ㅎㅎㅎ

이 곳엔 가을비가 내립니다.
내일부터는 기온도 떨어진다는데, 따스한 연말을 준비해야겠지요.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들 되십시오.  2013/10/15 13:26:04  


士雄

한국산 호박과는 색과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호박죽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요.^^
사진이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2013/10/15 15:08:05  


trio

둔지님, 이곳에서는 할로윈 데이는 상당히 큰 이벤트이지요.
호박을 오려내어 등을 만드는 정도이지 토마토 축제처럼 토마토를 짓이겨내는 것같이
호박을 짓이기는 짓을 하지는 않지요. 그 대신 마치 가면무도회처럼
온통 귀신복장을 하고 다니는 것이 연레행사가 되어
아마도 의미도 모르고들 설치는 것같아요.
이 왈츠는 왠지 좀 서글프지요?

 2013/10/16 01:33:13  


trio

매그놀리아님, 정말 세월이 참 빠르네요.
벌써 올해도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애기들...맞아요. 어른들이 애기들을 보면서 배우라고 보내주신 천사들이지요.
사진...칭찬에 고래처럼 춤을 추네요. 왈츠를...ㅎㅎ
 2013/10/16 01:34:48  


trio

바위님, 미국은 뭐든지 다 커요. ㅎㅎ
가을은 우리 모두를 쓸쓸하게 하는 것같아요.
그러나 다가오는 겨울을 지내고 나면 또 봄이 오지요.
인생의 봄날은 다시 오지 않지만...
저도 김남조님의 초기 작품은 아직도 많이 기억하고 있답니다.
건강하세요. 바위님!
 2013/10/16 01:40:54  


trio

사웅님, 호박죽...이곳에서도 호박으로 수프를 만들어요.
한국식으로 말하면 호박죽인 셈이지요.
호박으로 많은 음식을 하지요.
사진...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재미있네요.
건강하세요. 사웅님! 2013/10/16 01:41:58  


바람돌

Trick or treat!
할로윈 시즌이 돌아왔군요.
데이비스 근처 Woodland의 K마트 앞에 쌓여 있었던
엄청난 펌킨들이 생각나는군요.

"조금 내려놓으면 조금의 평화를 얻을 것이고
많은 것을 내려놓으면 많은 평화를 얻을 것입니다.
완전히 내려놓으면 완전한 자유와 평화를 얻을 것입니다."

중생은 조금만 내려놓아도 너무나 아까울 것 같은데...
수양이 부족한 탓입니다.

그래도 트리오님은 많이 도통하신 것 같습니다.ㅎㅎ
Shall we dance?  2013/10/16 12:28:18  


trio

바람돌님, 죽음으로써 완전히 내려 놓을 수 있겠지요.
죽음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완전한 자유와 평화...
그래도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 붙들고
열심히 살고 있지요.
쇼스타코비치의 이 왈츠는 왠지 서글프지요?
이 가을에 어울리는 것같아요.
건강하세요.  2013/10/17 02:08:44  


참나무.

저는 이 연주 들으면 '언제나' 어린 시절 서커스가 생각난답니다
(울 할머님은 꼭 곡마단...이라셨는데 )
동네에 곡마단이 들어오면 광고하느라 단원들이 동네 한 바퀴 돌았거든요

덩달아 연상되는 청마 시인의 시 한 자락도 있어서
예전에 같이 올린 적 있네요..
 2013/10/18 00:25:36  


trio

참나무님, 그렇잖아도 다움의 음악정원에 올린 것을 보고 어느 분이
곡마단 서커스단이 생각난다고 해서 왜 그러신가 했어요.
생각해보니 서커스단이 동네에 들어오면 이 곡을 나팔로 불었던 것같네요. ㅎㅎㅎ
서커스단이 유식했네요.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연주했으니까요. ㅎㅎㅎ
서커스단은 그 당시에 어린 마음에도 화려한 것같으면서도 서글펏지요. ㅋㅋㅋ
 2013/10/18 00:47:20  


Anne

여기서도 큰 누렁호박(사진의 호박보다 붉은 기가 덜한)이 많이 나오는 계절입니다.
몇 덩이 사다 조각내고 껍질깎아 토막쳐서 한번 먹을 만큼씩 냉동실에 두었다가 호박죽을 끓이죠.
 2013/10/18 08:49:25  


참나무.

아...이 곡은 아니었어요 브라스 밴드여서 느낌이 비슷해서
곡마단 단원들은 대부분 불우한 환경이어서 슬픔이 깃든 거 같았거든요.
몸이 맘대로 움직이는 소녀들은 식초를 마신다는 풍문도 들리고...
그리고 서커스 하면 한수산'부초' 라는 소설도 떠올라요
작가 한수산씨가 6개월을 동춘서커스랑 같이 생활한 뒤 풀어낸 소설.

지금도 생각나는 통 돌리는 한 아주머님, 피나는 연습으로 굳은살이 박혀
곰발바닥같은 발을 잡고 우는 남편이야기 ...ㅠ.ㅜ
 2013/10/18 11:05:36  


산성

누렁 호박꼭지가 하~ 굵고 단단해보여
그리로 수분,영양 공급했던
잘려나간 가지들을 이어봅니다.
얼마나 넓은 밭에서 자랐을까
몸 불리기에도 지치지 않았을까...ㅎㅎ
케잌 한 쪽에 커피가 그리운...

 2013/10/18 19: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