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래스를 하고 있는 '사진세상'에서
(공식명칭: 남가주 사진작가협회 Photographers Society of S.C. 회장:김상동)
매년 엘에이 지역에서 열리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마당축제에 나가서 봉사를 한다고
참석해 보라고 해서 무슨 봉사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구경삼아, 그리고
블로그에 포스팅 소재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나가 보았습니다.
위티어에 있는 공원(Whittier Narrow Recreation Park)은
넓은 호수를 끼고 있어서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와서 낚시를 하는 등 아름다운 곳이었고
행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남가주 각 교회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기관들이
다 함께 장애우들을 초대하여 먹거리 볼거리들을 풍성하게 마련한 야외파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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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가 25회째, 25개 교회와 11개 단체들이 각각 텐트를 치고
먹을 음식들과 티셔츠 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고
사진세상 부스에서는 많은 멤버들이 나와서 임시로 사진찍는 스튜디오를 만들어
장애인들 사진을 찍어 즉석으로 인화하여 자동차 열쇠고리(Key Holder)에
사진을 담아서 그들에게 선물로 주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서가 시작되어 찬양이 시작되자 사진세상 부스를 슬그머니 빠져나와
모든 장애우들의 찬양하는 모습들을 사진기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왠 장애인들이 이렇게도 많은지...수 많은 다양한 모습의 장애인들...
젊고 건장해 보이는 청년 장애인, 휠체어에 앉아 있는 것도 불편해 보이는 장애인,
그리고 함께 온 그들의 부모님들, 형제들, 친구들, 교우들...
한참 사진을 찍다가 갑자기 렌즈에 보이는, 열심히 찬양하는 그들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더니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나 불편해 보이고
안타까워 보이는데 그들은 카메라렌즈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얼마나 열심히 찬양을 하는지...
장애인들은 자기들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 가장 견디기 어렵다는 말을
오래 전에 어느 장애우한테 들은 기억이 납니다.
실지로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최선을 다 하여 살고 있고
정상인보다 더 큰 일을 하는 장애우들의 사례도 얼마든지 있어서
오히려 정상인들을 부끄럽게도 합니다.
남편의 친구 아들은 미국에 유학을 와서 공부하던 중에 자동차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공부를 중단하고 서울에 나가 재활치료를 받고
다시 돌아와 보스톤에서 석사학위까지 마치고 좋은 직장을 갖고
너무나 착한 아내를 맞아 인공수정으로 쌍둥이 딸을 낳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아는 어느 목사님 사모님도 사고로 하반신 마비, 휠체어에 의지하여 지내지만
남편의 내조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교우들을 초대하여 집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일은
다반사로 하고 교회에서도 온갖 궃은 일은 도맡아 하셔서 손은 너무나 거칠지만
마음과 얼굴은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저는 장애인들에 대한 불쌍한 시각이나 편견은 갖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고 더구나 장애인들에 대한 우대가 각별한 미국에서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은 상당한 비난을 받는 일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아무리 그러하다 할찌라도 장애인들 본인은 물론
집안에 장애인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부모, 형제, 자매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일 것이고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망과 좌절, 분노와 원망으로 안타까운
삶을 살고있는 장애인과 가족들도 얼마든지 많이 있을 것입니다.
각 부스마다 많은 사연들이 넘칠 것이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열린
축제마당일 것입니다.
찬양하는 무리들 뒤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자리를 떠나
공원 끝자락에 가서 울타리 너머에 있는 호수의 정경을 한컷 찍고
열심히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는 사진세상 부스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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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고 있는 회원님들을 보니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가 아니라
하나의 열쇠고리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한지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짐작도 못했을 것입니다.
장애인들을 도와서 의자에 앉혀 포즈를 제대로 잡게 하고
어린이들을 사진 찍을 때 웃게 하려고 게그짓을 하는 것처럼
굳어진 그들에게 웃게 하려고 애를 쓰고 나서, 사진을 찍고,
사진기에서 메모리카드를 꺼내 컴에 보내면 컴에서는
알레르기로 얼굴에 흰수건을 둘러쓰신 총무님이 포토샵을 해서
인화지를 프린터에 넣어 사진을 뽑아 다시 뒤로 보내면,
보기도 섬칫한 예리한 페이퍼 컷터로 사진을 잘라서
열쇠고리를 열어 사진을 집어 넣고 나면,
드디어 하나의 열쇠고리 완성!
그것도 스튜디오도 아닌 임시로 만든 좁은 부스 안에서...
한편으로 어느 회원은 각 부스에서 피자, 샌드위치, 칩스, 김밥, 순대,
추어탕까지 날라다 회원들을 먹이느라 수고하시기도 하고,
날씨는 갑자기 얼마나 더웠는지...
이렇게 만들어진 열쇠고리를 본인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부스 앞에 메달아 놓았습니다.
회원들의 모든 수고와 땀을 잊게 해주는 사랑의 열쇠고리가 주렁주렁...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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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기 위해 땡볕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 하나를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하는 덩치 큰 아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함께 사진을 찍게 하려고 애쓰는 어머니,
사랑하는 동생과 함께한 언니들, 너무나 예쁜 어린 지체아들,
외국인 장애인들까지.. 장애우들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으면서도
몇번이나 울컥 울컥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자꾸만 올라오는 그 무엇을 눌러 내려야 했습니다.
남가주 사진작가 협회에서는 매년 이 행사에 나와서
이렇게 사진을 찍어 열쇠고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 아프리카 차드에 가셔서 우물파는 사역을 하는 모습들을 담은
김상동 회장님의 사진전을 통하여 20개 이상의 우물을 팔 수있는 성금이
모금되기도 했다는 후소식도 놀라웠는데 사진세상 멤버들이
이렇게 지역사회를 위해서 훌륭한 일을 하는지는
예전에 미쳐 몰랐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회원님들도 열쇠고리를 받고 환하게 미소를 짓던
장애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보람되고 즐거우셨을 것입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혜택이 많고 편견이 없는 미국은
장애인들의 천국이고
미주에 있는 한인들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사랑의 열쇠고리들이 주렁 주렁 메달려있듯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이 넘쳤던,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마당 축제,
화창한 5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No. 5 in Eb major, Op. 73 "Emperor, 황제"
2악장 Adagio un Poco moto 입니다.
연주하는 곳마다 자신의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한
폴란드 태생 피아니스트 짐머만(Krystian Zimernan, 1956 - )의 연주입니다.
음악가들 중에도 장애자들이 많이 있지요.
정신적인 질환을 앓았던 많은 음악가들은 제외하고라도
신체적인 장애를 가진 음악가들 중에 베토벤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젊어서부터 귀가 나빠지기 시작하여 궁극에는 완전히 듣지 못하게 된 베토벤,
그가 귀가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해 얼마나 고통하였는지는
그의 유서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작곡하였으니...
모든 장애인들이 황제의 삶도 부럽지 않은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예수께서 길 가실 때에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가로되 랍비여 이 사람이 소경으로 난 것이
뉘 죄로 인함이오니이까 자기오니이까 그 부모오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
(요한복음 9장 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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