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불새를 보셨나요? 니키 드 생팔이야기

후조 2015. 8. 3. 10:35

 

 

 

 

 

 

빠리의 퐁피두 센터에서 바로 옆 골목, 작은 광장에 있는 스트라빈스키 분수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의 <불새>에 대해서 쓰려고 하는데

왜 또 뜬금없이 한국의 드라마, "불새"가 생각나는지...ㅎㅎ

 

 

혹시 불새라는 새를 보셨나요?

못보셨겠지요. 상상 속의 새라고 하니까요. 

인도의 전설에는 황금빛 불새가 있다고...

 

"불새는 아라비아 사막에서 산다는 상상 속의 새에요.

600년을 살고 나서 사막 한 가운데에 향목을 쌓고 태양광선으로 불을 붙인데요.

그리고는 날개를 파닥여 불을 지핀 후 스스로 그 불 속에 몸을 던져 죽는대요."

 

정말로 이런 전설이 있는지 아니면 불새라는 드라마를 위해

만든 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불새>,

그 드라마에서 처음 알았던 탈렌트 이은주의 들꽃처럼 애련하고

순수해 보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 후 자살소식에 아연했었지요.

 

 

드라마 "불새"에서 응접실에 이런 그림이 걸려있었지요?

인도의 전설 속에 있는 황금빛 불새(image from web)

 

 

 

 

 

 

 

 

 

 

 

 

 

 

 

 

 

 

 

 

 


Igor Stravinsky(image from wikipedia)

 

 

 

 

 

 

 

 

 

 

 

 

 

 

 

 

 

 

 

그런데 스트라빈스키 분수에 있는 생팔의 조각, 원색의 기이한 생김의 <불새>는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Fedorovich Stravinsky, 1882-1971)의

발레조곡 "불새"(L'oiseau de feu-The Firebird Suite)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퐁피두센터에서 현대미술과 살바도르 달리의 특별전을 감상하고 나니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춥고 배도 고파서 퐁피두 센터를 나와 눈에 띈 KFC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있는데 동생한테 문자가 날라옵니다.

니키 드 생팔의 작품도 보았느냐고...

 

아 참, 그것도 보아야지...하면서 늦었지만, 눈비까지 뿌리고 있었지만,

자매는 용감하게 다시 퐁피두센터 쪽으로 향했습니다.

 

 

 

 

 

작은 광장에 있는 분수에는 원색의 요란하게 보이는 작품들이 있는데

추운 겨울이라 분수에서 물은 품어져 나오지 않았습니다.

3년 전에도 겨울에 갔었기에 물이 나오는 모습은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런 화려한 작품들 가운데 물이 품어져 올라오면 어떤 모습일까...

더구나 밤에는 더욱 화려하게 보이겠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당대에 유명했던 발레 연출가 디아길레프에게 의뢰를 받아 러시아의 전설을 기초로한

발레 조곡 "불새 L'oiseau de feu-The Firebird Suite" (1910)를 작곡하여

파리에서 초연되었는데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내용과 러시아 민요적인 선율,

화려하고 현란한 춤으로 파리의 발레애호가들을 매혹시키므로 일약 유명해지고

그 후 계속하여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오르페우스> 등 발레음악을 작곡하였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빠리의 패션계의 대명사격인 코코 샤넬과도 연인이었다고 해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라는 영화가 나오기도 했는데 영화에서처럼

두 사람이 연인관계는 아니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발레곡 "불새"의 발레리나

Léon Bakst, 1910 (image from web)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의 내용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ㅎㅎㅎ

마왕이 사는 마술나라에 왕자가 나타납니다.

금빛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에서 새 한마리가 달아나는데

왕자는 활시위를 당겨 새를 잡습니다.

잡힌 새는 왕자에게 풀어달라고 애원하고...

마음 착한 왕자는 새를 풀어주고 불새는 고맙다고

자기의 황금깃털 하나를 왕자에게 뽑아 줍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공주 한 명과 12명의 시녀들이 마왕에게 잡혀

있었는데 왕자에게 빨리 떠나지 않으면 왕자도 마법에 걸려

돌로 변해버릴테니 떠나라고 하지만 공주에게 사랑을 느낀 왕자는

떠나려고 하지 않고 불새에게 얻은 황금 깃털을 흔들자 불새가

나타나서 왕자를 구해주고 마왕의 무리들을 잠들게 하여

마법의 힘이 알에 있다는 것을 불새가 알려준대로 알을 찾아 깨뜨려

마왕과 무리들을 죽이고 마법에 걸렸던 포로들이 살아납니다.

이에 공주도 마법에 풀려서 두 사람은 약혼식을 올리고...

잘 먹고 잘 살았다는...러시아 전설을 기초로 한 내용의 발레음악

 

이야기가 재미있었나요? ㅎㅎㅎ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 1930-2002)의 "불새"와 금속으로 만든

Sculptural machines라고 하는기계같은 작품들은 Metamechanics라고 하는

그녀의 두번째 남편 스위스의 조각가 팅겔리(Jean Tinguely, 1925-1991)의 작품이라네요.

그는 생팔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찾게하고 함께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File:NikideSaintPhalle.jpg

 

 

 

 

 

 

 

 

 

 

 

 

 

 

 

 

 

 

 

 

 

 

 

 

프랑스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빠리의 근교에서 태어나

세살 때 가족이 뉴욕으로 이주, 뉴욕에서 살 때 보그와 라이프 잡지 표지에

얼굴이 실릴 정도로 미모의 니키 드 생팔...비교적 부유하고 좋은 가문인데...

 

그녀는 자라면서 마음의 상처와 분노로 반항적이었고

18세에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Harry Mathews와 가족들 몰래 도망쳐서

결혼하여 아이를 낳기도 하고...

끝내는 정신적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병원에도 들어갔다고 하지요.

 

다행이 정신병원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안정을 되찾고

연기자가 되려는 꿈을 접고 화가의 길로 들어섭니다. 

많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작품활동을 하면서

자신 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1961년에 캔바스에 물감이 든 주머니들을 올려놓고

총으로 쏘아서 무작위적인 추상화를 연출하는

Shooting Paintings로 미술계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자서전에서 고백한 어려서의 상처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

친아버지로 부터 11세 때 받은 성추행...

그 수치스럽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슈팅 페인팅으로 땅땅땅!!!

 

스스로 정신적인 갈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자신의 분노와 방황과 반항의 원인을 제공한 모든 것들을 총으로 쏘아버리면서

그녀의 씻길 수 없는 상처가 치유되었을까...

 

요즘 말로는 힐링이네요. 

요즘 어느 분야에서나 사용되고 있는 단어, Healing!

힐링의 원조, 생팔...ㅋㅋㅋ

예술은 이렇게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그녀의 이름대로, 승리의 여신, Niki 이니까

그녀의 예술혼은 승리한 것입니다.

 

 

 

shooting하고 있는 니키 (image from internet)

 

 

그리고 그녀의 작품에는 날씬하고 멋진 여인이 아니라 유방이 큰 뚱뚱한 여인 나나가
등장합니다. 
나나는 그의 예술세계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또한 스페인의 가우디의 구엘공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태리 토스카니 지방에 땅을 사서 20 여년 걸려서 만든  환상적인

그녀의 조각공원, 타롯공원....

 

 

 

 

 

그녀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말년에 캘리포니에 샌디아고의 라호야 La Jolla에 살면서도

2000년부터 샌디아고 인근 에스콘디도에도 조각공원을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2002년에 7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후에도 손녀딸과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조수들에 의새

조각공원이 완성되어 마침내 2003년 10월 26일에

니키 드 생팔의 조각공원 Queen Califia's Magical Circle이 일반에게 공개되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Queen Califia's Magic Circle at Kit Carson Park

Iris Sankey Arboretum

3333 Bear Valley Parkway

Escondido, Ca 92025

www.queencalifia.org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어느 바람부는 날...

카메라를 메고 찾아 나셨습니다.

날씨는 화창한데...

 

거의 두시간 걸려서 조각공원이 있다는 샌디아고에서도 좀 외진 에스콘디도에 도착했는데

허허로운 공원에는 사람도 별로 없고 쉽에 눈에 띄일 것같은 공원이 보이지 않아서

허탕을 친 줄로 알고 낙심..

 

그러나 멀리 울타리에 둘러싸인, 생팔의 작품으로 보이는 원색의 작품들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럼 그렇지...웹사이트에서 확인하고 출발했는데 없을리가 없지.

 

 

 

 

 

그런데 가까이 가 보니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두시간이나 걸려서 왔는데...다시 낭패...

붉은 표시판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왜 문이 닫혔나고, 멀리서 왔는데 라고 말했더니

근처에 있는 관리인에게 전화를 하여 열어주겠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조각가의 조각공원인데 이렇게....찾는 사람도 별로 없이...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았는지, 한참만에 관리인이 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오전에 비가 조금 와서 문을 닫았다고 하면서...

물론 입장료는 무료...

 

  

 

 

 

 

 

 

 

 

 

 

 

 

 

 

 

 

 

 

 

 

 

 

 

 

 

 

 

 

 

 

 

 

 

입구에는 구렁이같은 큰 뱀이 양쪽에 입을 벌리고 누워있고

불새와는 또 다른 모습의 새와 생팔 특유의 괴물들이 놓여있고

다른 뱀들로 조각공원 주위를 울타리를 치듯 삥 둘러놓았지만

원색의 밝은 색채 때문인지 도무지 흉칙하거나 으시시 하지 않았습니다.

 

 

 

 

 

검정색과 흰색, 블루 등의 타일로 미로(迷路)를 만들어 놓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어린이들이 숨바꼭질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는 몰라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들도 데리고 찾아오면 좋겠는데...

 

날씨만큼이나 너무 쓸쓸한 공원...

 

 

 

 

 

 

 

 

 

Franz P. Schubert(1797. 1. 31 -1828. 11. 19) Piano Trio No. 2 in E flat major, D.929

2nd movement, Andante Con Moto

슈베르트가 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작곡한 곡입니다.

그래서 더욱 애절한 멜로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조곡 <불새>입니다.

이렇게 동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위에 흐르는 음악을 중단하고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 2013/03/05 08:39)

 

 

 

 

 

 

 

 

멜라니  

트리오님의 블록을 열자 마자 들려오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무척 아름다웠던 조각가 니키 드 생팔에 대하여도 잘 읽었고요.
어릴 때의 끔찍한 경험으로 좌절하고 삐뚤어지고 비참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참 많은데..
예술을 통해 힐링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불새라는 드라마.. 저도 보았지요.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얼마 후에 그녀가 자살했다는
뉴스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의 배우 이은주..
참 아름답고 조신한 이미지의 애틋한 느낌을 주었던 사람.. 그죠?
 2013/03/05 11:39:22  

     
     
 

 

cecilia  

불새의 마법 이야기, 어쩌면 사람들은 모두 각자 다른 마법에서 걸려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법의 종류와 색깔이 다를뿐.. 2013/03/05 21:14:47  

     
     
 

 

士雄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떤 머리좋고 상상력이 넉넉한 사람이 이야기를 만들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하고 살을 붙이고
의미를 찾고 ,, 의미를 부여하고,, 사실 그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별거 아닌데서 출발하거든요.
음악이나 그림이나 사람들이 갖고있는 종교성에서 발현되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종교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거든요.^^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가 마음을 잠기게 만듭니다^^
정성스러운 블로그에 감사를 드립니다.. 2013/03/05 21:19:01  

     
     
 

 

장혜숙  

같은시각 해는 저물고 짓눈개비같은것이 세차게 불어다고 있었지요 어두어둑 조각들이 형채만 보였었지요 제폰으로도 그영상이 잘잡히지도 않았었답니다 . 바닥에 여러줄기의 호수들이 지나가고 있는것으로 이루어 날씨 좋은 날에는 물을 대주는 호스임을 짐작케 했지요. 그 어스름름속에서 잠시 머물렀었던 생팔의 조각 작품이 있는 분수대를 보고 이렇게 멋진 글이 나오다니 놀 랐습니다 불새이야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와 연관된것도 처음 알았네요 2013/03/05 21:35:44  

     
     
 

 

장혜숙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다니 오타가 많은데 수정도 안되어 그냥둡니다ㅋ 2013/03/05 21:41:59  

     
     
 

 

푸나무  

전 불새...하면
괜히 극락조 생각이 나요.
새말구요 꽃요.
불하고 극락하고.....연관이되나요?
저 아름다운여인이
울에 젖거나
힘들 때
저렇게 환한 작품을 만들면....
저절로 환해지겠습니다.
콩게시판 음악 듣다가 콩 끄고 음악듣습니다.  2013/03/05 22:41:42  

     
     
 

 

Dionysos  

멋지군요.
음악정원에서 보고 들으며 취했는데 다시 보니 반갑습니다.
 2013/03/06 23:42:18  

     
     
 

 

trio  

슈베르트는 트리오가 가슴앓이 하는 작곡가...저도 무척 좋아하는데
이 음악은 지난번 얘기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자기 언니의 그림전시회 때
연주하려고 했던 곡인데 그만 쓰러져서 그 후 투병을 다시 했다고 해서...ㅋㅋㅋ
탈렌트 이은주...참 애련한 모습이었지요? 멜라니님과는 이미지가 비슷해서...

세실리아님, 맞아요. 우리는 누구나 마법에 걸려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같아요.
그 모양이 다를 뿐...멋진 생각이세요. 세실리아님!

사웅님,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대단하지요. 절대자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감사해요.

분수가 나올 때 다시 가 보았으면 좋겠지요? 장혜숙님? ㅎㅎ

극락조...한국에서는 괭장히 귀한 꽃이지요?
날씨가 따뜻한 이곳 남가주에는 길 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예요.
새모양인 모습이 아주 고고해 보이지요.
연분홍치마 입고 봄나들이 하실 푸나무님을 생각하니 ㅎㅎㅎ

음악정원에 계시는군요.
그곳에도 글을 올리는데 그곳에서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서 감사하지요.
가끔 운영자가 멤버들에게 제 글을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해요. 쑥쓰럽게도...ㅎㅎ
감사합니다. 디오니소스님! 아이디가 특이하네요.
 2013/03/07 02:41:04  

     
     
 

 

최경희  

5 년 전에 UC 샌디에고 대학 다니는 조카가 있어서
라 호야 라는 동네 에 간 적 있는 데
가까운 곳에 좋은 조각 고원이 있다니
비겔란( 1869- 1943 ) 조각 공원~~ 10 만 평에 212점의 조각이 인간의삶이 란 단일 주제가 5 가지 영역 즉 , " 정문" 표현 "어린이 영역이 포함 된 다리 " , " 분수대 ", 모노 리스 석탑 ", " 인생의 바퀴 " 으로 표현 된 조각 공원이 생각 납니다 2013/12/24 08:0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