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의 여름이 너무나 지겨워 가을을 간절히 기다렸지만
여전히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더니
어제부터 조금씩, 아주 조금씩 기온이 내려가고 있네요.
9월이면 꼭 듣고 싶은 노래... 식상하지요?
그래도 9월의 추억이 많은 후조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그 해 9월에 찍은 사진 몇 장과 함께... ㅋㅋ
2011년... 그 해 9월에 우리는 대단한 모험을 했지요.
처음 가 보는 이태리를 자동차를 빌려 2주간이나 헤메고 다녔으니까요.
벌써 6년이나 지나버렸지만 아직도 생생한,
아니 잊고 싶지 않아서 마음 속에 애써 꽉 붙잡고 있는,
실수 연발, 그리고 아름다운, 때로는 슬픈 추억들...
이태리 피렌체 Firenze 에는 아주 유명한 미술관이 있지요. 우피치 미술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서너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미리 예약을 했지만
예약한 티켓을 받아 입장하기 까지 뜨거운 날씨에 한 시간 이상이 걸려서 들어가기 전에 이미 지쳐버렸는데
미술관 안은 에어콘도 없는지 수많은 인파 때문인지 너무 덥고 답답하여 쓰러질 것같아서
아쉽지만 할 수 없이 몇 점 유명 명화들만 보다가 서둘러 나와 버렸습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ㅋㅋ
밖에 나오니 이렇게 미술관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무명화가들이 많이 있었는데
미술관 안의 명화들 보다 더 가슴 찡한 모습이었습니다.
장차 유명 화가가 되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가난과 슬픔을 인내하는
그들의 열정에, 그리고 그들의 꿈에, 박수를....
온 도시가 수 많은 예술품, 건축, 조각, 등을 진열해 놓은 박물관같은 피렌체...
하루 종일 발품을 팔다가 마지막으로 미켈란젤로 광장에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난 젊은 음악가...
전기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즐겨 듣던 70년 대의 팝송들이었습니다.
피곤한 다리를 쉬면서 계단에 앉아 한참을 들었지요.
그 무명 가수가 불렀던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지금도 귓 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나나 무스쿠리의 노래가 끝나고 조금 기다리시면 사이몬과 가펑클이 부르는
이 노래가 나옵니다.
철딱서니라고는 하나도 없는 후조예요. ㅎ
안부
김시천 (1956 - )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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