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때문이야

어떤 사진이 멋진 사진일까?

후조 2013. 9. 23. 10:30

 

 

 

 

늦은 나이에 사진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래 사진 찍히기를 무던히 싫어했기에 사진을 찍는 일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언젠가 부터,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사진 찍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

 

그 이전에는 여행을 하면서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를 봐도 별로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막상 사진을 배우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보다 잘 찍고 싶다는 생각뿐 어떻게 무엇을 잘 찍을 것인가는

 

항상 나를 괴롭히는 명제...기초 클래스를 마치고 그러한 생각은 더 더욱 심한 갈증으로

 

목마르게 하여 다른 사진들도 눈여겨 보게 되고 책이나 동영상 강의를 듣는 등

 

갈증 해소에 나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가도 내가 이 나이에 이것을 해서 뭘 하겠다는 거냐...라는 생각에

 

마음이 좌절되기도 합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눈에 띈 "디지탈 흑백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리처드 올세니우스의 글과 사진을 담은 책을 강병기님이 번역한 책이었습니다.

 

그렇지 흑백사진...평소에도 왠지 멋있게 여겨졌던 흑백 사진...

 

 

 

세상은 온통 칼라로 덮여 있습니다.

 

오래 전에 유행하던 농담 한마디...

 

4국의 정상들이 어느 가을날, 산장에서 회의를 하다가

 

단풍이 너무나 아름답게 물든 것을 보고

 

3국의 정상들이

 

"Beautiful",  "Wonderful",  "Colorful" 이라고 각각 감탄사를 연발하자

 

나머지 한 나라 정상이 적절한 영어 단어를 아무리 생각하려고 해도 생각나지 않아

 

"Ssangkaful(?)" 이라고 했다는 유머는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로 천재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그만큼 세상은 색채로 가득하여 우리를 유혹하고 현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사진도 흑백, 영화도 흑백, 모든 신문 잡지와 서적도 흑백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제는 신문이나 잡지에도 칼라가 등장하는 세대가 되었지요.

 

의복도 그 색이 다양하지 못했지만 오늘날은 얼마나 찬란한 색채의 의복이 있는지...

 

그러나 오늘날도 검은 드레스는 화려한 파티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드레스인 반면에

 

장례식에도 당연히 검은색 의복...

 

여자들의 어깨가 드러난 검은 파티 드레스로는 장례식에 참석하기는 좀 그렇지만

 

일반적인 검은 드레스로는 장례식과 컨서트 등 파티에도 갈 수 있지요.

 

남자들도 검은 정장 한벌이면 어디에서든 멋진 정장이 되지요.

 

그렇듯 검은 색의 매력은 무궁 무진...

 

 

빛이 바래 누래진 사진이나 흑백 사진을 보면 그리운 고향이 느껴지듯이

 

아득한 추억으로 그리움이 안개처럼 번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흑백사진을 찍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을 사진쟁이, 사진사, 사진가, 점점 발달하여 사진 작가...

 

사진 뿐이 아니지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환쟁이, 그림쟁이, 화가, 화백...

 

음악을 하는 사람을 딴따라, 풍악쟁이, 가수, 성악가...

 

클래식음악도  예전에 궁중의 귀족들을 위한 풍악쟁이 신세, 그다지 높은 신분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클래식 음악은 대중음악보다 더 예술적인 경지로 여겨서

 

버투오소, 마에스트로...등 거장으로 불리우지요.

 

 

예전에는 카메라가 귀하고 비쌌기 때문에 일부 부유층의 특권처럼 여겨졌지만

 

오늘날은 기술의 급진적인 발달로 카메라가 다양해 졌고 저렴한 디지탈 카메라도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모든 국민이 사진 작가이고 더 나아가서는 전 국민이 사진 선생이라는 말도 있다고 할 정도로

 

사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져서 어느 지역이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합니다.  저도 물론 그 부류에 낀 것처럼...

 

그래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찍사?라고 한다지요?

 

더구나 컴퓨터의 발달로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을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는 포토샵....

 

정말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그렇다면 오늘날 누가 진정한 사진작가이고 어떤 사진이 과연 좋은 사진일까요?

 

결코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명제이겠지요.

 

 

 

 

 

 

 

오늘 아침에 만난 한 장의 흑백 사진...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사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 동서남북을 멀다 하지 않고 다니면서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사람,

물론 저 보다 나이는 아래이지만 군대처럼 먼저 배우기 시작했기에

제가 깍듯이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베니스 비치에서 초라한 노인이 노상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을

담았다고 사진을 올리면서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손은 피아노를 만지는 손이 아닌듯 했습니다.

투박하고 거칠고 척박한 느낌이었는데...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이 올라간 후엔 아름다운 연주가 나오더군요.

베니스에서 만난 어느 거리의 피아노맨입니다."

 

피아노 위의 주름진 두 손이 너무나 멋지게 담긴 이 사진을 보고 깜짝놀라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문자를 넣었더니

지금도 자이언 캐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하면서 허락해 주더군요.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안고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선배에게

"레이몬드, 그대는 이제 진정한 사진작가입니다."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선배님, 부럽습니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ㅋㅋㅋ"

 

 

Billy Joel이 부르는 <Piano Man>입니다.

이 사진과 노래가 너무 잘 어울리지요?

 

 

***

 

 


쥴리아스

사진이 안 어울리는 듯 어울립니다... 아마 희소성의 가치때문에 그럴지도... 누구도 건반 위의 투박한 손을 찍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013/09/23 20:27:35  


trio

쥴리아스님, 아마도 클래식 피아니스트는 아닐 것입니다.
노상에서 피아노를 쳤다는 것은 그것도 젊은 히피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베니스비치에서 쳤다고 하니 아마도 재즈같은 음악을 연주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저렇게 투박하고 거친 손이겠지요. ㅎㅎ 2013/09/23 20:42:38  


달리

요즘 클래식 외엔 팝송은 물론이고 락음악 등 전혀 듣지 않는데..

ㅎㅎ Piano Man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trio님! Piano Man 뮤직 비디오를 보시면 유명한 영화 감독 부인이 된 여배우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무명시절에 찍었겠지요. Kate Capshaw 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2편(The Temple of Doom)을 보면서 "바로 저런 여자가 내 스타일인데" 했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도 그렇게 생각했나 보더군요^^..

저도 사진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술적 감각은 어머니를 닮은 것 같아요.. 2013/09/23 22:14:38  


산성

그러네요.
사진 속 피아노맨의 일생이 궁금해 집니다.
잘 차려입은 전문 연주가보다 더 진한 스토리가
연주되고 있는 듯한...
저는 사진 찍는 재미로 천변 산보라도 자주 하게 되어
그나마 큰 소득으로 여기고 있답니다.
트리오님의 열정
언젠가 소망하시는 대로 꼭 이루어 지시길!

 2013/09/24 00:38:14  


trio

달리님, 어머니께서 예술가?
예술적 감각은 정말로 타고 나야하는 것같아요.
피아노맨 뮤직 비디오는 어떻게 볼 수 있지요?
 2013/09/24 02:27:46  


trio

산성님, 베니스 비치 아시지요?
이곳 엘에이 지역에 있는 다른 비치와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지요.
록뮤직을 하는 것같은 사람들, 오토바이를 타는, 예전에는 히피라고 하면
딱 맞는 표현인데 요즘은 히피라고 하지 않지요? 아무튼 홈레스 피플들도 많고,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은 낮에도 무서워서 감히 가지도 않는 곳이예요.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직 젊고 남자니까 어디든 열심히 다니더라구요.
사진을 찍으려면 그래야 하는데...우리는 이래저래 제약이 많아서...ㅋㅋ
산성님은 이미 사진을 잘 찍으시니까 새 카메라와 열심히 짝짝꿍 하세요. ㅎㅎ
 2013/09/24 02:32:42  


흙둔지

삶도 그렇지만, 사진도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만으로
짜여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두 보여줬다고 해도 그 속에 숨어 있는
무엇인가를 예인할 수 있도록
사진가는 대체로 자기도 모르는 길을 만들어 놓거든요.
사진을 [본다]는 것은 사진이 숨겨놓은 길을 찾아 가는 일이고,
그 길 위에서 세계를 몽상하는 일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중한 일, 아름다운 추억들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남기며 일생을 보냅니다.
이를 통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존재 너머의 무언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그 중엔 실제로 행복한 추억을 담고 있지 않지만
행복해 보이는 사진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등장하지 않는 누군가의 사진이나 글을 보다가
작가의 의도 또는 나만이 기억할 법한
어떤 감정을 되새기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스크랩하신 사진은 많은 뜻을 내포한
훌륭한 사진 작품으로 보입니다.
 2013/09/24 05:02:43  


trio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을 알기에, 그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기에,
또 마음에 어떤 아픔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기에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네요.
둔지님의 말씀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요즘 제가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남들이 다 찍는 그런 사진 보다는 뭔가 나 만이 찍을 수 있는 사진...
그런 것을 감히 생각하고 있거든요. 너무 웃기지요? ㅎㅎ
제가 생각해도 서뿌른 발상이예요.
그러나 욕심 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2013/09/24 05:20:49  


騎士

사진은 진짜는 흑백입니다.
컬러는 깊이가 없습니다.
컬러는 평면입니다
컬러는 컨트라스트가 없습니다.
사진의 생명은 빛이며 컨트라스트입니다
따라서 흑백이 진정한 사진입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흑백의 길을 개척해 보세요
흘백 사진은 보존이 길게 됩니다
은 입자의 감광이기에 그렇습니다.
피아노치는 사진의 제일 첫째 잘 찍은 점은
손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디는 것 입니다.
건반에 쏟아지는 빛이 아름답습니다.
컬러로는 빛을 나타내지 못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피아노 치는 사람의
컨트라스트를 강조 했으면 하는 것 입니다
역광사진의 매력입니다
역광사진에서 푸렛쉬를 터트리면 컨트라스가 죽습니다
전번에 찍으신 흑백사진 수준급입니다.. 2013/09/24 08:01:31  


달리

trio님, http://www.youtube.com/watch?v=gxEPV4kolz0

Kate Capshaw 는 뮤직비디오에서 waitress 역할을 하고 있군요. 여기서도 표정을 보면 상당히 유머감각이 있어 보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성악을 좀 하셨어요. 젊었을 때부터 교회 성가대 활동을 아주 많이 하셨습니다.

흑백사진을 보니 흑백영화가 더 잘 어울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머빈 르로이 감독의 <마음의 행로> Random Harvest(1942) 라고 명절에 TV에서 자주 방송했었지요. 컬러판은 어색하더군요. 마음의 행로를 생각하니 영화 <애수> Waterloo Bridge(1940) 안타까운 두 남녀의 애뜻한 사랑이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군요.. ㅎㅎ  2013/09/24 10:08:51  


trio

기사님께서는 흑백사진에 대해서 대단한 지식이 있으시네요.
그림을 하시니까 사진에 대해서도 많이 아시는 것같습니다.
저도 앞으로 흑백사진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예술의 전당에서의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리기를 바랍니다.
더구나 따님이 오프닝 날에 연주를 하신다니 마음이 많이 설레이시겠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기사님!
 2013/09/24 14:59:23  


trio

Music Video 잘 보았습니다.
노래의 가사 내용을 그대로 연출하여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와, 달리님의 어머님께서 성악가...
악기에 비해서 성악은 우선 목소리가 타고 나야 할 수 있는 것같습니다.

마음의 행로나 애수...등 흑백영화...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참 오래된 영화인데 찾아서 다시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달리님!
 2013/09/24 15:09:02  


리나아

사진배우기를 하시는군요...
그냥 마구 누르는 것과는 다른 사진들 ....
멋진 일입니다...
기대합니다.

 2013/09/27 13:53:01  


trio

리나아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방문이 닫히셨네요?
왠일이신지...건강하시지요?
최인호씨 소식에 마음이 무너지는 것같아요.
건강하세요. 리나아님! 2013/09/28 14: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