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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 가면" 패티김의 노래를 송창식이 부르네요.
일년 열두달 중에서 왠지 4월이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이 녹아지고 여름을 맞이하는 길목인데
아직도 추위가 느껴져서 사람들의 마음도 강팍해지기 때문인지
유난히 4월에는 큰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같습니다.
올 해도 별 탈없이 넘어가나 싶더니 드디어 보스톤 마라톤 폭발사고로
전 미국이 떠들썩거렸고 이어 택사스주의 비료공장에서의
폭발과 화재 사고도 너무나 비참하였습니다.
보스톤 폭발사고가 나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이유는
범인이 혹시나 한국계이면 어쩌나 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이민자들이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사고 후 처음에 범인이 백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아마도 이민자들은 범인이 이민자가 아닌
백인(그들도 조상이 이민자이지만...)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당국에서 가장 염려한 것은 테러...
그러나 다행이 테러가 아니고 범인은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출신으로
미국영주권까지 받은 젊은 형제의 소행으로 드러났지만
어쩌자고 그 어린 나이에 얼굴도 곱상하게 잘 생겼더구만....
이제 그만 관심을 끄고 뉴스도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오래동안 아파할 것이지만
우리들은 곧 잊어버릴 것이고 그 모든 것들을
세월은 노도와 같이 역사 속에 묻어버리겠지요.
오랫만에 찾아간 라구나 비치,
보라빛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동요가 저절로 생각나는
반달 이 푸른 하늘에 걸려있었고
날씨는 따뜻했지만 햇빛은 오락가락, 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주말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비치에 나와있었습니다.
저는 왠지 경치 사진보다는 사람들 모습을 찍는 것이 흥미로워서
긴 렌즈를 끼고 살짝 살짝 다른 곳을 찍는 척하면서 사람들 사진을 찍고 있는데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젊은이들을 찰칵했더니
위의 맨 왼쪽의 젊은 청년이 다가와서 사진을 보자고 하여 보여주니
활짝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갑니다.
왜 사진을 찍느냐고 화를 낼 줄 알았는데...휴....
날이 어두워지면서 구름 때문에 기다리던 아름다운 석양은 볼 수가 없고
추워져서 자리를 걷고 돌아가다가 멀리서 또 찰칵, 찰칵, 찰칵...
4월의 어느 하루...
2013/04/22 17:53
리나아
복수가 복수를 부를까 두려워요.. 왜 저런짓을 했는지... 참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에요. 그런데...지금 우리는 어떤가요...아무리 생각해봐도 해결점이 잘 안보이는 상황안에서 단지 어리석은 짓들을 안하기를 바랄 뿐 이니요... 2013/04/22 18:01:57
cecilia
송창식 노래 듣기 좋네요. 2013/04/22 18:25:15
푸나무
저두 요즈음 사람이 땡겨요. 살짝살짝.... 폭력.....없는 세상에 살고파라~~~입니다. 진심으로. 2013/04/22 19:11:05
산성
제 사진첩엔 3년 전 라구나비치가 빛나고 있어요. 여름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있더군요. 말로만 듣던 라구나비치, 인상적인 젊은이들이 하도 많아서 유심히 바라보던 기억. 보스톤 사건은 정말 가슴 아파요 그 평화로운 축제에 어이타...아침 뉴스에 그 가족 인터뷰가 나오던데 누가 누굴 나무라겠어요. 잔인하고 아픈 뉴스들, 가해자 피해자로 나누기 보다는 살아있음,그 은총과 고통 쯤으로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안타까움으로 노래 너무 좋아서 담에 좀 가져갈께요 Are you lonesome tonight~~이랑 같은 꽌데요^^ 2013/04/22 19:57:38
봄덕
해변은 멋지고 현실은 처참하고 인간의 한계를 느끼죠. 지진도 그렇고 폭발도 그렇고 오늘 동네산에 올라 딱다구리를 봤어요. 처음 봤는데^^ 찰칵 소리에 놀랄까봐 사진도 못찍고 보고만 왔지요.ㅎㅎ 2013/04/22 22:21:21
바위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시인은 노래했지만 사실은 4월이야말로 '생명의 달'입니다. 모든 게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의 달'이기도 하니까요. 보스턴의 사건은 정말 비극입니다. 이런 무차별적인(목표없는 다중多衆의 테러) 비극은 없어야 겠지요. 저도 한 때는 송창식 가수를 좋아했습니다. 노래가 주는 편안함이 있었거든요. 요즘 다시 보니 제가 좋아했던 게 창피합니다. 특히 조영*를 비롯한 그 무리들, 정말 싫습니다. 제 취향이니까요.^^ 트리오님, 늘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병원 갔더니 주치의께서 혈압도 정상, 혈당도 정상이라고 합니다. 고지혈도 수치가 엄청 떨어졌다고 말하네요. 그래서 이 밤에 칵테일 한 잔 했습니다. 더불어 키타로의 음악을 곁들어서요. 요즘 좋아하는 키타로의 음악은 '비운(飛雲,Flying Cloud)입니다. 잔소리를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2013/04/23 00:51:28
노당큰형부
사건 사고로 생각 해보니 4월은 잔인한 달이 맞는것 같습니다. 라구나 해변의 모습도 을씨년 스러운것 같습니다. 다녀 가심에 감사 드립니다.... 2013/04/23 06:34:14
나를 찾으며...
저두 요즘 트리오님이나 푸나무님처럼 사람이 넘 땡겨요.ㅎㅎㅎ 온 아침 딸아일 학교 데려다 주면서 ... 포스코 임직원이 비행기에서 난동을 피운 뉴스를 듣고는 으흣,,세상에 차암...했다는 거에요. 의외로 스튜디어스들이 받는 맘적인 고통들이 너무 심하더군요. 이미 만들어져있는 법률이나 제도들은 상황이 터지면 아직도 뒷전이고,,,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고통들을 방송에서 털어놓는데...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나이 들었다고 어른 행세하는 사람들... ㅠㅠㅠ 2013/04/23 10:18:32
trio
리나아님, 세상이 참 험악하지요? 이유야 밝혀지겠지만 무고한 희생자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겠지요. 세실리아님, 패티김이 부르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지요? 나이들어도 목소리는 별로 변하지 않는 것이 신기해요. 그래서 가수이겠지만... 사람이 땡기는 푸나무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폭력없는 세상이 올까요?푸나무님 어머니 너무 귀여우세요. ㅎㅎ 산성님도 라구나비치에 다녀가셨군요. 언제 가도 좋아요. 어제는 찰밥에 근대나물, 김 등을 가지고 가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ㅎㅎ 사월이 가면...이 Are you lonesome tonight과 같은 꽈...ㅎㅎ 그래도 5백원은 너무 싸요. 5천원이나 5만원이면 몰라도. 봄덕님, 딱따구리가 놀랄까봐 사진도 찍지 않으셨다니 동물애호가시네요. 해변은 멋지고 현실은 처참하고...꿈과 낭만은 언제나 현실과는 다른 것이 아닐까요? 바위님, 송창식 가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조영*과 그 무리들이 누구인지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서... 건강하시다니 감사한 일이구요. 그래도 밤에는 일찍 주무시는 것이 건강상 좋답니다. 바위님! 노당큰형부님, 책을 출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이곳에서도 구입해 보겠습니다. 시몬스님과 정겹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나찾님, 저는 미쳐 모르는 뉴스네요. 그러나 비행기 안에서 일한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닐거예요. 사람이 땡기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지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우리의 삶이지요. 감사합니다. 2013/04/23 10:34:01
금자
미국에 사시나 봅니다. 건강하세요. 2013/04/23 17:32:41
trio
네, 엘에이에 살고있답니다. 이곳에서는 한국에 비해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라고 한답니다. ㅎㅎ 2013/04/25 04:03:32
벤조
송창식 노래에 울것 같습니다. 갑자기... 2013/04/25 14:08:15
trio
저두요, 밴조님! 같이 울까요? 2013/04/25 14:43:38
equus
잠든 나무의 뿌리를 흔들어 깨우는.... 잔인한 달, 바위님의 심정을 이해하며... 2013/04/26 19:47:00
trio
매년 4월마다 T.S. Elliot을 들먹였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언급하지 않았어요. ㅎㅎ 황무지의 4소절...정말 기가 막힌 글이지요. 감사합니다. 에쿠스님! 2013/04/26 23:05:35